https://n.news.naver.com/article/655/0000026511?cds=news_media_pc&type=editn

박상진 인천 연수경찰서 서장 브리필 / 사진 = 뉴시스
인천 송도에서 아버지가 아들을 총으로 쏴 살해한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현재 형법에는 자식이 부모를 살해하면 '패륜 범죄'로 가중처벌하는 존속살해죄가 있지만 부모가 자식을 살해할 경우 가중 처벌하는 비속살해죄가 없습니다.
부모가 자식을 살해하는 것을 패륜으로 보지 않는 과거 윤리인식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존속살해죄가 형평성에 어긋나는 구시대적 법인 만큼 폐지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나옵니다.
(중략)
경찰은 가해자가 아들이었다면 존속살해죄를 적용했겠지만, 부모가 자식을 살해한 경우 적용할 수 있는 비속살해죄는 없어 일반살인죄만 적용했습니다.
본인이나 배우자의 직계존속을 살해한 존속살해죄의 최저형량이 일반살인죄보다 높아 가중처벌 합니다. 부모가 18세 미만 자녀를 학대하다 살해한 경우에는 아동학대살해죄로 가중처벌 합니다. 그러나 부모가 자식을 죽이는 '비속살해죄'는 따로 규정하고 있지 않습니다.
이번 송도 총격 사건의 경우 성인 부모가 성인 자식을 살해해 적용할 수 있는 별도 조항이 없어 법적 사각지대에 놓여 있습니다.
한국과 달리 대부분의 국가는 존속 살해와 비속 살해를 별도로 규정하지 않습니다. 프랑스와 이탈리아 등 존속살해죄가 있는 국가들은 비속살해도 가중처벌 하고 있습니다. 효(孝)를 중시하는 전통 문화로 인해 우리나라는 존속살해만 가중 처벌하는 독특한 법 체계인 셈입니다.
전문가들은 비속살해죄를 신설하기보다 존속살해죄를 폐지해 처벌 형평성을 맞춰야 한다고 제언합니다. 존속 살해의 경우 재판 단계에서 구체적인 범행 내용을 고려해 양형할 수 있다는 겁니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시대가 변했고 사회가 달라졌다. (존속살해죄 폐지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김재윤 건국대 로스쿨 교수는 “유교적 효 개념을 근거로 존속살해만 별도로 규정한 현행 형법은 시대착오적”이라며 “독일, 미국, 중국, 러시아에도 없고 일본은 이미 위헌으로 폐지한 법”이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