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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영근 시민기자는 이날 현장을 기록하지 못했습니다. 카메라 대신 굴삭기를 조종했습니다. (사진 신영근 기자 SNS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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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영근
충남 서산이 물벼락을 맞았다. 200년 만의 기록적 폭우가 마을을 삼켰고, 전통 사찰도 예외 없이 토사에 잠겼다.
지난 20일, 비가 그치자 복구작업이 시작됐다. 서산 개심사 대웅전 앞마당. 포클레인도 못 들어가는 깊은 산속이다 보니 복구는 인력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삽을 든 공무원들, 자원봉사자들이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그런데 이 현장에서 뜻밖의 장면이 펼쳐졌다. 취재기자가 굴삭기를 몰고 나선 것이다.
주인공은 <오마이뉴스> 신영근 시민기자였다. 신 기자는 원래 이날 폭우 피해 현장을 취재하러 서산을 찾았다. 하지만 현장 상황은 예상보다 심각했다.
산사태로 개심사 대웅전 앞까지 밀려내려온 흙더미. 삽으로는 엄두가 안 나는 양이었다. 큰 중장비는 진입이 어렵고, 그나마 들어온 1톤짜리 미니 굴삭기도 조종할 사람이 없어 발만 동동 구르는 상황이었다.
이때 신 기자가 나섰다.
"제가 해도 되겠습니까?"
'취재보다 복구가 먼저'라고 판단한 그는 조심스럽게 조종석에 앉았다. 알고 보니 굴삭기 조종 자격증을 가지고 있었다. 몇 년 전 호기심에 따둔 자격증이 재난현장에서 빛을 발한 순간이었다.
신 기자는 약 4시간 동안 굴삭기를 몰았다. 폭염 속에서 토사를 퍼냈다. "현장을 보기만 할 수 없었습니다." 그는 작업을 마친 뒤 이렇게 말했다.
"현장을 취재하러 갔다가, 상황이 너무 심각해 결국 복구 작업에 함께했습니다. 오랜만에 장비를 몰아서 허리도 아프고 궁둥이도 얼얼했지만, 그게 대수겠습니까. 피해 입은 분들을 생각하면 아무것도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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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47/00024817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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