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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특검’ 수사관이 21일 오후 창원지법 법정 앞 복도에서 명태균씨 변호인들에게 특검 출석통보서 전달을 시도하고 있다. 최상원 기자특검 수사를 강력하게 요구하던 명태균씨가 “조사 일정·범위 등과 관련해 특검의 일방적 결정에 따를 수 없다”며 특검에 이의를 제기하고 나섰다. 특검이 명씨를 조사하기 위해 전달하려던 출석통보서도 받기를 거부했다.
창원지법 형사4부(재판장 김인택)는 21일 오전 10시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명태균씨, 김영선 전 국회의원 등 ‘윤석열·김건희 부부 공천개입 의혹사건’ 관련 피고인 5명에 대한 9차 공판을 열었다.
법정에 출석한 명태균씨는 재판에 앞서 “오늘 오전 김건희 특검이 28일 오전 10시까지 출석할 것을 전화와 문자로 통보했다. 하지만 이미 정해진 일정이 있어서 그날은 출석하기 어려우며, 7월말부터 8월초 사이에 일정을 잡아주면 출석하겠다고 답했다”며 “이에 대해 특검은 특검 수사일정 때문에 곤란하다고 했다”고 말했다.
명씨는 또 “김영선 전 의원 공천과 관련해, 이미 지난해부터 창원지법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그런데 특검은 이 부분까지 재수사하려는 태도를 보였다”라며 “이는 일사부재리 원칙에 어긋나는 것이다. 특검은 이미 재판 받고 있는 사건 외 부분을 수사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김건희 특검은 이날 수사관 2명을 창원지법에 보내, 오후 1시40분께 재판 휴정시간에 맞춰 법정 앞 복도에서 명씨에게 출석통보서를 전달하려고 했다. 그러나 명씨는 출석통보서를 받지 않고 법정에 들어갔다. 명씨 변호인들도 “28일 출석은 곤란하기 때문에 일정을 협의하자는 뜻을 특검에 이미 전달했다”며 출석통보서 수령을 거부했다.
명씨의 변호인은 “명씨를 직접 조사하는 일정은 명씨와 특검 양쪽이 협의해서 결정해야 한다. 또 이미 검찰 조사를 받고 현재 재판받는 부분까지 또 조사하려는 것은 중복 진술을 요구하는 것이다. 심지어 창원지검이 이른바 ‘황금폰’이라고 불리는 명태균씨 휴대전화를 두달 넘는 시간을 들여 포렌식 했는데, 특검이 또다시 포렌식 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며 “명태균씨의 방어권을 침해하는 것이며, 동시에 창원지검 검사들을 ‘핫바지’로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명태균씨는 “특검이 자기들 일정이 급하다며 일방적으로 결정하고 통보하는 것은 과거 일본강점기나 군사독재시대 검찰과 같은 모습이다. 국민의 특검이 아니다”며 “특검이 계속 이런 태도를 보인다면, 변호사 조력 없이 나 혼자 특검에 가서 조사받거나, 아니면 특검 조사를 불응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앞서 명태균씨는 지난해 12월3일 구속기소 직전 변호인을 통해 “특검만이 나의 진실을 밝혀줄 수 있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특검을 강력히 요청한다”라고 밝혔다. 그는 또 창원교도소에 수감돼 있던 지난 2월11일 옥중서신을 내어 “특검은 내가 진정으로 바라는 바다. 공천 개입, 국민의힘 대선 경선, 정치자금법 위반, 불법조작 여론조사, 창원 국가산단, 검사의 황금폰 증거인멸교사, 오세훈·홍준표 시장이 고소한 사건까지 명태균과 관련된 모든 의혹을 특검 내용에 꼭 포함시켜달라. 이제는 국민들이 정치권의 더럽고 추악한 뒷모습의 진실을 아셔야 할 때가 왔다”며 특검 수사를 거듭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