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 총기 이용…주민들 “총성 못 들어”
범행 후 도주…3시간 만에 경찰에 검거
“대부분 집들은 에어컨 소음에 총성이 묻혀서 못 들었다. 총성이 크지 않았던 것 같다. 그 시간에 에어컨을 끄고 환기를 하던 집들은 총소리를 들었다고 하더라.” (송도 연수구 아파트 주민 60대 남성)
인천 송도의 한 아파트에서 아버지 A(63)씨가 아들(33)을 총으로 쏴 숨지게 하는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A씨는 도주 끝 결국 경찰에 붙잡혔지만 사제 폭탄을 제작해 자택 테러를 시도하기도 했다. 해당 아파트 주민들 사이에서는 충격적인 사건을 놓고 여러 가지 풍문도 쏟아지며 불안도 커지고 있다.
21일 헤럴드경제가 찾은 인천 연수구 송도동의 한 아파트 사건 현장에는 전날 발생한 흉흉한 사건의 여파가 이어지고 있었다. 사건이 벌어진 33층 펜트하우스에는 전날의 긴장감이 고스란히 남아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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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일 총격 사건이 발생한 인천 연수구 송도동의 사건 현장. 현관에 경찰 통제선이 쳐져 있다. 이영기 기자. |
이날 오전 9시께 33층의 사건 현장에는 노란색 경찰 통제선이 3대의 엘리베이터에 모두 쳐져 있었다. 또 사건이 발생한 피해자의 집 현관에는 경찰 통제선이 X자로 교차한 채 현장의 모습을 가리고 있었다. 전날 핏자국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 복도에는 미화 직원 1명이 걸레질을 하고 있었다.
이곳에서는 전날 오후 9시 30분께 A씨가 아들을 사제총기로 쏴 숨지게 하는 살인 사건이 발생했다. A씨는 사제총기로 산탄 2발을 연달아 발사했다. A씨가 쏜 산탄에 가슴 부위를 맞은 아들은 119구급대에 의해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숨을 거뒀다.
피의자가 사용한 총기는 파이프 형태로 된 사제총기로 쇠구슬 여러 개를 한 번에 발사하는 산탄총 형식으로 발사했다.
사건을 접한 주민들은 충격적이라며 입을 닫거나 격앙된 채 여러 가지 풍문을 전했다. 사건이 발생한 동에 사는 서모(29) 씨는 “인질극을 벌였다는 얘기, 피해자가 외국인이라는 얘기가 전날에 삽시간에 퍼졌다”며 “지역 맘카페에서는 시아버지가 우울증이라는 얘기까지 돌았다”고 설명했다.
해당 동 15층에 거주하는 60대 남성 C씨는 “총성은 전혀 안 났다”며 “경찰차들이 오기 전까지는 그런 사건이 났는지도 몰랐다”고 말했다.
맞은편 동에 거주하는 김모(68) 씨는 “나는 총성을 못 들었다”며 “근데 아파트 주민들이랑 얘기해보니 에어컨 안 틀고 베란다 문을 열고 있던 집들은 총성 두 번을 연달아 들었다고 하더라”고 했다.
아이를 등교시키고 돌아오던 30대 여성 D씨는 “너무 충격적이라서 말을 잇기가 어렵다”며 “바로 옆 동에서 살인, 그것도 총을 이용했다니 범인이 잡혔다고 해도 불안감을 지울 수가 없다”고 토로했다.
아들에게 총을 쏜 후 바로 달아난 A씨는 도주 3시간 뒤인 이날 오전 0시 15분께 서울 서초구 일대에서 검거됐다. 피의자는 검거 후 연행 과정에서 본인의 주거지에 폭발물을 설치했다고 진술해 주민 105명이 대피하는 소동도 있었다. 경찰은 그의 주거지에서 신나와 타이머 등 사제 폭발물을 발견해 제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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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일 총격 사건 당시 인천 연수구 송도동의 한 아파트에 경찰과 구급차가 출동해있다. [X(옛 트위터) 캡처] |
A씨를 인계받은 인천 연수경찰서는 범행동기 및 총기 제작 경위 등에 대해서 조사를 벌이고 있다. 또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사제 총기 등을 보내 제작 경위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한편 범행 당일은 A씨의 생일로 아들이 잔치를 벌였고 며느리, 손주 2명, 지인 등이 함께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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