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재집권한 이후 유럽 내 극우 세력은 빠르게 세를 불리고 있다. 올해 독일과 포르투갈 총선에서 극우 정당이 약진한 데 이어, 최근 폴란드 대선에선 반이민·안보 강화를 내세운 민족주의 후보가 승리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유럽 정부와의 갈등도 불사하며 극우 세력에 대한 공개적 지지를 표명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귀환이 자유민주주의 동맹 진영에 파열음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
지난달 1일 폴란드에선 반이민·기독교 보수·안보 강화를 내세운 카를 나브로츠키 후보가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그는 당선 전부터 “폴란드를 구하겠다”며 미국과의 협력 강화를 공약으로 걸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와 백악관에서 찍은 사진을 트루스소셜에 올리는 등 우호 관계를 과시했고 크리스티 놈 미 국토안보부 장관은 바르샤바 보수정치행사(CPAC)에 참석해 나브로츠키 당선인 지지를 공개 선언했다.
포르투갈에서도 5월 총선에서 우익 포퓰리스트 정당 체가(Chega)가 22.8%를 득표해 제2당으로 깜짝 떠올랐다. 트럼프 행정부의 직접 개입은 없었지만, 당 대표 안드레 벤투라는 반이민·반글로벌리즘 등 트럼프식 보수 노선을 강조해 왔다. 미국 싱크탱크 브루킹스 연구소는 “트럼프 대통령은 더 이상 미국만의 정치인이 아니라, 유럽 극우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상징 자산이 됐다”고 진단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독일과 영국의 극우 정당에 대해서도 지지 의사를 표명하고 있다. 독일에서는 극우 성향 독일을위한대안(AfD)이 트럼프 행정부 인사들의 비호를 받으며 세력을 키우고 있다. J D 밴스 미국 부통령은 지난 2월 뮌헨안보회의에 참석해 “민주주의에서 방화벽은 없다”며 독일 정부의 AfD에 대한 극단주의 정당 지정 방침을 공개 비판했다.
영국에선 나이절 패라지 전 의원이 이끄는 개혁당의 지지율이 상승세다. 유럽 현지 언론은 이를 ‘우파 포퓰리즘의 국제 연대 움직임’으로 해석하고 있다. 유럽 극우 세력이 ‘트럼프 모델’을 앞다퉈 수용하면서, 서방 진영 내부의 이념적 결속력이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1/0002723553?sid=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