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자식같은 소들이 물에 둥둥”…몸만 빠져나온 충남 농민들 한숨
4,218 6
2025.07.17 22:08
4,218 6
‘200년만의 폭우’ 내린 예산·서산·당진
도로 끊기자 옥상으로…보트로 대피

기록적인 폭우가 내린 17일 충남 예산군 고덕면 용리에서 침수된 우사에서 소들이 탈출하고 있다. 2025.7.17 (예산=뉴스1)

기록적인 폭우가 내린 17일 충남 예산군 고덕면 용리에서 침수된 우사에서 소들이 탈출하고 있다. 2025.7.17 (예산=뉴스1) 

이정훈 기자 jh89@donga.com

이정훈 기자 jh89@donga.com

“새벽 6시쯤에 집에 물 찼다고 부모님한테 전화 와서 허겁지겁 달려왔네요. 아버지는 거동이 불편허신디, 119나 장애인 콜센터에 연락해도 다 출동 중이고 차도 못 들어와서 아버지를 이불로 싸서 겨우 나왔어요.”

17일 충남 예산군 신암면 조곡리 조림초등학교에 마련된 집중호우 대피소에서 만난 김ㅇㅇ 씨(51)는 이날 새벽 천안에서 달려와 아버지를 대피시키던 상황을 이렇게 전했다. 

중부지방에 200년 만의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진 이날,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충남 지역은 재난 영화의 한 장면을 방불케 했다. 마을이 물에 잠겨 거대한 하천으로 변했고, 미처 빠져나오지 못한 주민들은 침수를 피해 옥상으로 올라가 구조를 기다렸다. 농장과 축사가 잠기자 농민들은 발만 동동 구르며 속수무책으로 지켜봐야 했다.

● 물에 잠긴 마을, 보트 타고 고립 주민 구조

이정훈 기자 jh89@donga.com

이정훈 기자 jh89@donga.com

밤새 물폭탄이 쏟아진 충남 서산, 예산, 당진 일대에서는 새벽부터 전기, 수도, 도로가 모두 끊겨 마을이 고립됐다. 예산군 신암면에서 약 10분 거리인 당진 삽교읍 하포리, 용동리, 성리 마을은 삽교천 일부 제방이 유실되면서 물이 성인 허리 높이까지 차올랐다. 도로는 완전히 잠겨 어디가 길인지 분간할 수 없었다. 집과 비닐하우스는 흙탕물에 잠겨 지붕만 겨우 드러나 있었다. 드러난 도로에도 곳곳에서 토사가 흘러내려 차량이 다닐 수 없는 상태였다.

경찰차, 구급차, 소방차 등이 진입할 수 없게 되자 마을 주민들은 건물 옥상에서 구조를 기다렸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하포리에서 40여 명, 성리 10여 명, 용동리 5명 등 총 50여 명이 옥상에 고립됐다. 소방대는 오전 11시쯤 보트를 투입해 지붕을 오가며 주민 구조에 나섰다. 신암면 대피소에 있던 주민들은 “살면서 이런 비는 처음 봤다”며 입을 모았다. 이ㅇㅇ 씨(71)는 “빗소리가 천둥 같았고, 대피할 땐 앞이 전혀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고 회상했다.

이 대피소에는 충남 지역 중 가장 많은 46세대, 124명이 몸을 피했다. 인근 주민들은 오전 6시부터 대피를 시작했고, 거동이 불편한 주민들은 청년들이 부축해 함께 이동했다. 이들 청년은 여러 집을 오가며 돕느라 온몸이 흠뻑 젖은 상태였다.

긴급구호 물품이 뒤늦게 도착한 대피소엔 침울한 분위기가 가득했다. 주민들은 “살았다는 게 다행”이라며 안도하면서도, 침수된 집과 농지를 생각하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축사를 운영하는 이모 씨는 “새벽에 축사를 살피러 나갔는데 이미 물에 잠겨 있었다”며 “소 10마리가 물에 둥둥 떠 있었지만 아내만 간신히 데리고 나올 수밖에 없었다. 우리 소들은 어쩌냐”며 울먹였다.


https://naver.me/GA8NbqcA

목록 스크랩 (0)
댓글 6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한율X더쿠💚] 쫀득한 텍스처로 모공 속 피지 강력하게 흡착 ✨한율 #쑥떡팩폼 체험단 (100인) 590 12.23 35,227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4,365,931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11,079,659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12,407,381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은 정치 카테고리에] 20.04.29 34,395,904
공지 정치 [스퀘어게시판 정치 카테고리 추가 및 정치 제외 기능 추가] 07.22 1,013,081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81 21.08.23 8,454,380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66 20.09.29 7,382,360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591 20.05.17 8,579,020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4012 20.04.30 8,469,417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4,292,214
모든 공지 확인하기()
2943885 이슈 서울대학교 법의학자 교수님이 말해주신 범죄를 저지르는 염색체 06:59 183
2943884 기사/뉴스 명품보다 낫네, 기부로 샤넬·루이비통 제친 유니클로 5 06:48 403
2943883 유머 김우빈과 도경수가 얼마나 신났었는지 감이 안 잡히는 회식 몰빵 내기 3 06:41 1,233
2943882 이슈 8년 전 오늘 발매된_ "Universe" 1 06:30 272
2943881 이슈 서울 개인택시 근황 9 06:29 1,873
2943880 유머 🐱어서오세요 오전에만 운영하는 우유 디저트 카페 입니다~ 4 06:09 214
2943879 유머 🐱어서오세요 오전에도 운영하는 고등어 식당 입니다~ 4 06:06 161
2943878 유머 깔끔한 걸 좋아하는 리트리버 7 06:03 1,141
2943877 유머 🐱어서오세요 오전에만 운영하는 치즈냥 식당 입니다~ 3 06:01 149
2943876 이슈 몽글이 웹툰 재업로드한 전우원 5 05:57 2,310
2943875 유머 장현승 프롬 근황.jpg 19 05:25 3,172
2943874 이슈 임성근 쉐프의 복요리를 맛보기전: ??? 나는 먼저가도 괜찮은데 여러분에 걱정이야~ 5 04:50 3,302
2943873 유머 새벽에 보면 이불 속으로 들어가는 괴담 및 소름썰 모음 101편 3 04:44 292
2943872 이슈 내일(26일) 아침 '체감 -20℃'...'모스크바 같은 혹한' 온다 25 04:04 3,577
2943871 이슈 귀여운 차량 스티커들.jpg 13 04:02 2,330
2943870 이슈 오늘 공개예정인 <기묘한 이야기(Stranger Things)> 시즌5 볼륨2 카운트다운 이벤트 6 04:00 815
2943869 이슈 당일 오전에 콘서트를 취소한 가수 25 03:51 6,673
2943868 이슈 눈 비비고 아이바오 품으로 들어가는 후이바오 🩷 25 03:42 2,549
2943867 이슈 내가 가르쳐야 하는 의사도 많더라 23 03:38 5,692
2943866 이슈 최강록의 대파의 사생활 직접 만들어 본 유튜버 10 03:36 4,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