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자식같은 소들이 물에 둥둥”…몸만 빠져나온 충남 농민들 한숨
4,234 6
2025.07.17 22:08
4,234 6
‘200년만의 폭우’ 내린 예산·서산·당진
도로 끊기자 옥상으로…보트로 대피

기록적인 폭우가 내린 17일 충남 예산군 고덕면 용리에서 침수된 우사에서 소들이 탈출하고 있다. 2025.7.17 (예산=뉴스1)

기록적인 폭우가 내린 17일 충남 예산군 고덕면 용리에서 침수된 우사에서 소들이 탈출하고 있다. 2025.7.17 (예산=뉴스1) 

이정훈 기자 jh89@donga.com

이정훈 기자 jh89@donga.com

“새벽 6시쯤에 집에 물 찼다고 부모님한테 전화 와서 허겁지겁 달려왔네요. 아버지는 거동이 불편허신디, 119나 장애인 콜센터에 연락해도 다 출동 중이고 차도 못 들어와서 아버지를 이불로 싸서 겨우 나왔어요.”

17일 충남 예산군 신암면 조곡리 조림초등학교에 마련된 집중호우 대피소에서 만난 김ㅇㅇ 씨(51)는 이날 새벽 천안에서 달려와 아버지를 대피시키던 상황을 이렇게 전했다. 

중부지방에 200년 만의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진 이날,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충남 지역은 재난 영화의 한 장면을 방불케 했다. 마을이 물에 잠겨 거대한 하천으로 변했고, 미처 빠져나오지 못한 주민들은 침수를 피해 옥상으로 올라가 구조를 기다렸다. 농장과 축사가 잠기자 농민들은 발만 동동 구르며 속수무책으로 지켜봐야 했다.

● 물에 잠긴 마을, 보트 타고 고립 주민 구조

이정훈 기자 jh89@donga.com

이정훈 기자 jh89@donga.com

밤새 물폭탄이 쏟아진 충남 서산, 예산, 당진 일대에서는 새벽부터 전기, 수도, 도로가 모두 끊겨 마을이 고립됐다. 예산군 신암면에서 약 10분 거리인 당진 삽교읍 하포리, 용동리, 성리 마을은 삽교천 일부 제방이 유실되면서 물이 성인 허리 높이까지 차올랐다. 도로는 완전히 잠겨 어디가 길인지 분간할 수 없었다. 집과 비닐하우스는 흙탕물에 잠겨 지붕만 겨우 드러나 있었다. 드러난 도로에도 곳곳에서 토사가 흘러내려 차량이 다닐 수 없는 상태였다.

경찰차, 구급차, 소방차 등이 진입할 수 없게 되자 마을 주민들은 건물 옥상에서 구조를 기다렸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하포리에서 40여 명, 성리 10여 명, 용동리 5명 등 총 50여 명이 옥상에 고립됐다. 소방대는 오전 11시쯤 보트를 투입해 지붕을 오가며 주민 구조에 나섰다. 신암면 대피소에 있던 주민들은 “살면서 이런 비는 처음 봤다”며 입을 모았다. 이ㅇㅇ 씨(71)는 “빗소리가 천둥 같았고, 대피할 땐 앞이 전혀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고 회상했다.

이 대피소에는 충남 지역 중 가장 많은 46세대, 124명이 몸을 피했다. 인근 주민들은 오전 6시부터 대피를 시작했고, 거동이 불편한 주민들은 청년들이 부축해 함께 이동했다. 이들 청년은 여러 집을 오가며 돕느라 온몸이 흠뻑 젖은 상태였다.

긴급구호 물품이 뒤늦게 도착한 대피소엔 침울한 분위기가 가득했다. 주민들은 “살았다는 게 다행”이라며 안도하면서도, 침수된 집과 농지를 생각하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축사를 운영하는 이모 씨는 “새벽에 축사를 살피러 나갔는데 이미 물에 잠겨 있었다”며 “소 10마리가 물에 둥둥 떠 있었지만 아내만 간신히 데리고 나올 수밖에 없었다. 우리 소들은 어쩌냐”며 울먹였다.


https://naver.me/GA8NbqcA

목록 스크랩 (0)
댓글 6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더쿠X구달🩷 구달 청귤 비타C E TXA 세럼 체험단 50인 모집 376 04.06 28,757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5,034,613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12,120,227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13,023,723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은 정치 카테고리에] 20.04.29 35,429,837
공지 정치 [스퀘어게시판 정치 카테고리 추가 및 정치 제외 기능 추가] 25.07.22 1,083,933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85 21.08.23 8,535,194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69 20.09.29 7,450,983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609 20.05.17 8,663,125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4018 20.04.30 8,543,015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4,460,328
모든 공지 확인하기()
3036567 이슈 옆 방 바이올린 연습하는 사람 방해하기 7 05:29 855
3036566 이슈 친구가 결혼했는데 격차 느껴진다 29 05:15 2,824
3036565 이슈 오타쿠들이랑 일본어 아는 사람들 경악하는 번역...jpg 7 05:15 762
3036564 이슈 인피니트 성열이 생각하는 좋은 리더의 조건은? 3 04:45 415
3036563 유머 새벽에 보면 이불 속으로 들어가는 괴담 및 소름썰 모음 204편 1 04:44 113
3036562 이슈 컴백한지 24시간도 안된 다영 근황.jpg 7 04:38 2,278
3036561 기사/뉴스 "이란, 트럼프 오판 시 사우디·UAE 석유 인프라에 보복" 6 04:25 847
3036560 팁/유용/추천 기분 안좋으면 내 손해다 10 04:16 1,291
3036559 이슈 안경잽이들끼리 주먹다짐 하는 방법 7 04:15 1,001
3036558 이슈 평소 주변에 대단해서 여팬 많은거 납득이라는 일본성우 4 04:14 802
3036557 이슈 아마 더쿠에서 나만 보고 있을 것 같은 여돌 데뷔 리얼리티.jpg 2 03:55 1,098
3036556 유머 얘는~~~ 언제쯤 정신차릴까~~ 나없음 놀 친구는 있을까~~ 03:43 678
3036555 이슈 가나디랑 같이자면 들을수있는 소리.. 3 03:42 1,118
3036554 이슈 폰을 흔들면 멈추는 신기한 착시효과 2 03:37 752
3036553 이슈 페달대신 걸으면서 움직이는 네덜란드 자전거 13 03:32 1,490
3036552 유머 이렇개 씻으면 몸껍데기 다 벗겨질것같아 브라이언 돌아버린 샤워루틴 25 03:28 2,409
3036551 이슈 필러를 넣은적이 없는데 내 얼굴에 필러가 있다 38 03:25 3,696
3036550 이슈 악뮤가 쓰는 봄의 시 <봄색깔> 1 02:58 525
3036549 이슈 [히든싱어8] 윤하 : 각 라운드 무대 모음(기다리다,비밀번호486,오늘헤어졌어요,사건의지평선) 5 02:49 749
3036548 이슈 오두바이 실으러 오신 화물차 기사님이 4개월 갓난애기 데리고 같이 다니셔ㅠㅠ 6 02:17 3,6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