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m.sports.naver.com/kbaseball/article/529/0000071954
천장만 있고 바닥은 없던 KBO리그 샐러리캡 제도에 하한선이 생긴다.
스포츠춘추 취재 결과, 최근 열린 KBO 실행위원회(단장 회의)에서 샐러리캡 하한선을 도입하는 쪽으로 합의가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구단 사장 모임인 이사회 합의가 남았지만, 실행위원회에서 다수 구단이 찬성한 점을 고려하면 유예기간을 거쳐 2027시즌 도입이 확실해 보인다.
KBO 관계자는 "실행위에선 합의가 이뤄졌다. 규약 개정이 필요한 부분이라 이사회에서 통과돼야 한다"면서 "하한선을 만들어야 한다는 방향성은 분명하다"고 밝혔다. 지방 A구단 관계자도 "가장 최근 열린 실행위에서 다수 의견으로 하한선을 만들기로 했다. 반대 목소리가 크지 않았던 걸 보면 이사회 통과도 무난할 것"이라고 전했다.
하한선 도입은 사실상 '키움 히어로즈 때문'이다. 투자는 안 하면서 리그 흥행에 무임승차하는 키움의 행태에 다른 구단들이 참다못해 들고 일어난 것이다. 원래 KBO 샐러리캡은 상한선만 있고 하한선은 없었다. 코로나19로 구단들이 허리띠 졸라매던 시절에 돈을 안 쓰려고 만든 제도였으니, 돈을 강제로 쓰게 하는 장치까지는 생각지 못했다.
상황이 완전히 뒤바뀐 건 리그 흥행이 대박 터지면서부터다. 2, 30대 젊은 팬들이 몰려들며 관중이 급증해 2023시즌 800만 관중을 회복하고 2024시즌에는 사상 최초로 1000만 관중을 찍었다. 올해는 1200만 관중도 가능해 보인다. 구단 매출이 쑥쑥 늘자 대부분 구단들이 앞다퉈 지갑을 풀기 시작했다. 2025년 샐러리캡 상한액도 137억원으로 20% 올렸다.
(중략)
다른 구단들 눈에는 완벽한 무임승차였다. 리그 전체가 피땀 흘려 키운 인기와 수익을 키움만 공짜로 누리고 있다는 박탈감이 컸다. 한 구단 핵심 관계자는 "키움 행태를 보면 같은 야구인으로서 화가 난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도 16일 키움을 겨냥한 강한 성명을 발표했다. 선수협은 "수년째 비정상적인 운영으로 지탄받고 있는 키움 히어로즈의 행보를 규탄한다"며 "선수와 팬을 실망시키고 한국 프로야구 전체 발전을 저해하는 행위를 그만둘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샐러리캡 문제도 콕 집어 비판했다. "평균을 한참 밑도는 선수단 운영은 선수 뎁스와 사기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고 성적 하락 요인이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선수를 팔아서 연명한다는 오명을 몇 년째 쓰고 있으며, 올해 키움 팬들은 '승점 자판기'라는 조롱을 들으며 응원하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중략)
이제 남은 건 이사회 통과뿐이다. 10개 구단 중 과반수가 찬성하면 규약이 바뀐다. 키움 빼고는 거의 모든 구단이 찬성 분위기라 통과는 따놓은 당상이다. 과연 하한선 도입이 '무임승차자' 방지로 이어질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참고)
실행위 : KBO 가맹 구단 단장 회의
이사회 : KBO 가맹 구단 사장단 회의
금번 이슈와는 별개로 이미 상반기에 KBO 내에서 준비가 되고 있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