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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장동윤이 학창시절에 쓴 시

무명의 더쿠 | 07-17 | 조회 수 2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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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문학을 좋아해서 학창시절에 시 쓰는 게 취미였고
지금은 스케쥴 상 쓰기 힘들지만 앞으로도 꾸준히 쓰고 싶다고 함
보통 사회적 약자 관련한 내용이 많은 것 같음


+
배우 데뷔 후 방송에서 즉석으로 지은 시
https://youtu.be/wxpgJZ1YRp4

 

춘곤증

장동윤


외출을 하기 전,
마지막으로 점검을 하고
커다란 토지를 둘러멥니다.
아주 어릴적부터 가꿔온 나만의 밭
항상 곁에 두고파서
나는 뚝딱하고
밭으로 가방을 만들었습니다.
졸린 눈을 껌뻑이는 전구 아래서
여린 뿌리 한가닥을 뽑습니다.

당신의 꾸덕한 손길이 호미가 되어
내 배낭을 긁고 또 긁었습니다.
아마 그 때였을 겁니다.
쌀뜨물처럼 뿌옇던 새벽공기가 걷히고
가방 끈이 내 어깨에 뿌리를 내린 것은

처음에는 간댕간댕 떨어질 것 같았는데
이내 날개처럼 흙으로 굳어갔습니다.
꼿꼿이 선 할미 뒤로,
비추는 햇살에 몸져누운 그림자가
쪽마루에 걸터 앉았습니다.

조그맣게 토해우는 쑥국 끓이는 소리와
새하얀 빛으로 떼를 쓰는 소리들.
고소한 미나리 무침과 조기의 냄새들.
그렇게 커다란 내 토지는 봄처럼 잠들고
나는 깨어났습니다.
아직도 내 다리 가장 아래에는
소죽처럼 가슬가슬한 줄기가
돋고 있습니다. 다시 춘곤증이 오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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