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포투=박진우]
"한국에서 우승하려고 20년이 걸렸나보다." 지소연은 결국 해냈다.
신상우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여자 축구 국가대표팀은 16일 오후 7시 30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3차전에서 대만에 2-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한국은 20년 만에 우승에 성공했다.
경기를 앞두고 신상우호에게 '우승 시나리오'가 그려졌다. 일본과 중국이 0-0 무승부를 거둔 것. 만약 한국이 승점 3점을 따낸다면 1승 2무(승점 5점)로 일본, 중국과 승점 동률이 되는 상황이었다. 2개 이상의 팀이 동일한 승점을 획득한 경우 상대 전적, 골득실, 다득점 순으로 순위를 가린다.
한국은 일본과 중국을 상대로 3골 3실점을 기록했다. 일본은 중국과 한국을 상대로 1골 1실점, 중국은 한국과 일본을 상대로 2골 2실점을 올렸다. 모두 득실차가 0이다. 그 경우에는 다득점으로 우승 팀을 가린다. 다시 말해 중국과 일본을 상대로 3골을 넣은 한국에 우승이 돌아간다는 해석이었다.
기적처럼 우승에 가까워진 한국. 열의에 탄 선수들은 시작부터 대만을 몰아쳤다. 수비라인을 중앙선 넘어까지 올리며 일방적인 공격을 감행했다. 한국은 전반에만 무려 11개의 슈팅을 시도했지만, 대만 골키퍼의 선방쇼에 막히며 0-0 무승부로 전반을 마무리했다.
우승 희망을 살린 한국이었다. 후반 25분 페널티킥을 얻어냈고, 키커로 나선 지소연이 침착하게 성공시키며 1-0 리드를 가져왔다. 한국은 후반 40분 장슬기의 쐐기골까지 더했다. 끝내 경기는 한국의 2-0 승리로 끝났다.
지소연의 결승골이 우승으로 이어졌다. 지소연은 A매치 통산 168경기를 뛰었고 73골을 넣었다. 169경기째, 74번째 골로 한국에서 열린 동아시안컵을 우승으로 견인했다. 지소연은 아시안컵과 동아시안컵 준우승 등 우승 문턱에서 좌절해왔다. 끝내 대표팀 데뷔 20년 만에 스스로의 발 끝으로 우승이라는 업적을 이뤘다.
지소연은 방송사와의 인터뷰에서 "너무 오래걸렸다. 20년이라는 시간이었다. 너무 기쁘다. 이렇게 홈에서 우승하려고 20년을 버틴 것 같았다. 신경쓰지 말고 우리 플레이에 집중하자 했었다. 다들 경기를 보고 있거나 계속 체크하는 모습이 눈에 선하다. 다행히 우리가 원하는 대로 경기가 잘 끝났다. 대만을 이기고 우승할 수 있어 기쁘다"며 감격스러운 우승 소감을 전했다.
이어 지소연은 "베테랑 선수들이 지금 계속 버텨주고 있다. 어린 선수들도 계속해서 자극받고, 올라와 준다면 더 좋은 팀으로 만들어질 것 같다. 홈에서 비가 많이 옴에도 불구하고 찾아주신 분들, 집에서 함께 뛰어주신 분들에게 감사하다"며 한국 축구의 밝은 미래를 기대했다.
지소연은 김혜리와 함께 트로피를 번쩍 들어 올리며 감격의 우승 세리머니를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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