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제국의 위안부' 칼질한 가처분 10년만에 취소…"삭제결정 취소"
2,162 14
2025.07.16 09:43
2,162 14
(서울=연합뉴스) 조현영 기자 =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하거나 인격권을 침해할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로 저서 '제국의 위안부'에서 일부 내용(34군데)을 삭제해야 했던 박유하 세종대 명예교수가 약 10년 만에 이를 취소하는 결정을 받았다. 앞서 내려진 법원 결정이 취소된 것이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전날 서울동부지법 민사합의21부는 2015년 2월 17일 내려졌던 도서출판 등 금지 가처분 결정을 취소했다. 문제가 될만한 내용을 삭제하고 출간하도록 한 결정을 취소한 판단이다.

박 교수가 이 책 내용으로 고소·고발을 당한 지 11년 1개월, 법원의 삭제 가처분 결정을 받은 지 10년 5개월 만이다.

박 교수는 2013년 8월 출간한 책에서 조선인 일본군 위안부가 '매춘'이자 '일본군과 동지적 관계'였고, 일본 제국에 의한 강제 연행이 없었다는 허위 사실을 기술해 피해자들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2015년 12월 기소됐다.

1심은 무죄를 선고했지만 2심은 검찰이 기소한 표현 35개 중 11개는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이라며 벌금 1천만원을 선고했다.

2심이 문제 삼은 표현은 '강제연행이라는 국가폭력이 조선인 위안부에 관해서 행해진 적은 없다', '위안부란 근본적으로 매춘의 틀 안에 있던 여성들' 등이다.


하지만 2023년 10월 대법원은 이들 표현이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사실의 적시로 볼 수 없다며 파기환송했다.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대법 취지에 따라 "환송 전 2심에서 유죄로 인정한 표현들은 학문적 주장 내지 의견"이라며 무죄를 선고했고 검찰이 재상고하지 않아 판결은 확정됐다.

이번 가처분 재판부는 책 내용이 피해자 명예를 훼손하지 않았고 인격권을 침해하지도 않았다는 취지의 앞선 민·형사 판결 취지와 유사한 결론을 내렸다.

재판부는 우선 "표현행위에 대한 사전억제는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고 검열을 금지하는 헌법 취지에 비춰 엄격하고 명확한 요건을 갖춘 경우에만 허용된다"고 전제했다. 그러면서 이 사안에 관해선 "학문적 주장 내지 의견의 표명으로 평가함이 타당하고, 구체적 사실을 적시해 명예를 훼손했다는 점이 충분히 소명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이어 "전체적 내용이나 맥락에 비춰보면, 일본군 강제연행을 부인하거나, 조선인 위안부가 자발적으로 매춘행위를 했다거나, 일본군에 적극 협력했다는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표현을 사용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고, 그런 주장을 전제하고 있다고 보이지도 않는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오히려 강제로 끌려가는 이들을 양산한 구조를 만든 것이 일본 제국 또는 일본군이라는 점은 분명하고, 조선인 위안부가 일본 제국의 구성원으로서 피해자인 동시에 일본 제국에 협력할 수밖에 없었던 모순된 상황에 처해 있었다는 점을 여러 차례에 걸쳐 밝히고 있다"고 부연했다.

재판부는 "표현 전후 맥락이나 집필 의도에 비춰보면, 채무자(박유하)는 도서 전체를 통해 주제의식, 즉 조선인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관해 일본 제국이나 일본군의 책임을 부인할 수는 없으나, 제국주의 사조나 전통적 가부장제 질서와 같은 다른 사회 구조적 문제가 기여한 측면이 분명히 있다는 것을 부인할 수는 없으므로, 전자의 문제에만 주목해 양국간 갈등을 키우는 것은 위안부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기 어렵다는 주장을 전개해 나가는 과정에서 주제의식을 부각하기 위해 이 표현을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 "학문적 표현에 사용된 용어의 개념이나 범위에 관하여는 다양한 입장이 존재할 수 있다"며 "학문적 표현이 사실을 적시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경우에도, 해당 표현이 특정한 학문적 개념정의를 전제로 한 것임이 전후 맥락에 의해 확인될 수 있는 경우에는, 사실의 적시가 아닌 학문적 견해 표명 내지 의견 진술로 보는 것이 학문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는 헌법 정신에 들어맞는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박 교수가 '자발성', '동지적 관계'라는 표현을 사용하기는 하지만 "전후 맥락에 비춰 이는 '위안부가 된 경위나 위안소에서의 경험에는 다양한 모습이 존재한다, 조선인 위안부가 일본 제국의 구성원으로서 피해자인 동시에 식민지인으로서 일본 제국에 협력할 수밖에 없는 모순된 상황에 처한 존재였다'는 주장을 설명 내지 강조하기 위해 사용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이는 조선인 일본군 위안부의 처지와 역할에 관한 학문적 의견 내지 주장을 표명한 것으로 보일 뿐, '조선인 일본군 위안부들은 자발적으로 들어간 것이다', '일본군과 동지의식을 갖고 일본 제국 또는 일본군에 애국적, 자긍적으로 협력했다'는 명제를 단선적으로 전제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 "이 사건 기재 부분이 모욕적이고 경멸적인 인신공격 혹은 사실을 왜곡하는 공표행위에 해당해 인격권을 침해한다는 점이 소명됐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판단했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1/0015509751?sid=102

목록 스크랩 (0)
댓글 14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캔메이크X더쿠🎀] 40주년 감사의 마음을 담아! 💗무치푸루 틴트 NEW 컬러💗 체험단 409 12.26 20,107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4,368,766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11,086,391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12,409,496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은 정치 카테고리에] 20.04.29 34,404,981
공지 정치 [스퀘어게시판 정치 카테고리 추가 및 정치 제외 기능 추가] 07.22 1,015,199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81 21.08.23 8,456,576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66 20.09.29 7,383,731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591 20.05.17 8,580,571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4012 20.04.30 8,470,072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4,295,390
모든 공지 확인하기()
2945094 기사/뉴스 장민호, 단독 공연 앞두고 깜짝 선물…자작곡 '좋은 시절' 발매 12:00 12
2945093 이슈 최강창민 데뷔 22주년 감상 버블 1 11:59 262
2945092 이슈 미국 젠지들한테 반응 진짜 좋은 캣츠아이 윤채 사진.jpg 6 11:58 964
2945091 기사/뉴스 방탄소년단 뷔, 택시에서 받은 초콜릿의 결말 2 11:57 682
2945090 유머 과거 손종원과 지금 손종원 분위기 차이 4 11:56 1,279
2945089 유머 한국 날씨에 경악하는 일본인 트위터 14 11:55 1,313
2945088 유머 근데 은지언니 최강록 번호는 따감 ㅋㅋㅋ 확실히 이쪽이 더 괴롭히고싶을것 같긴해 9 11:54 1,502
2945087 정보 2026년 초등학교 입학나이 3 11:52 696
2945086 유머 음원보다 라이브가 더좋다는 나작마.jpg 2 11:52 277
2945085 기사/뉴스 한정수 "장혁 '추노' 때 산에 매니저와 20㎏ 아령 들고와" 폭로 2 11:52 499
2945084 유머 방송물 거의 안먹은 손종원 셰프의 어색한 나레이션이 돋보이는 영상 11:52 687
2945083 유머 헤어지자고? 넌무슨그런말을쌀국수두그릇에사이드세접시까지추가하고나서하니 3 11:51 769
2945082 이슈 지창욱이 연기학원 다니게 된 계기.jpg 1 11:51 861
2945081 이슈 [흑백요리사2] 통편집된 유명 흑수저들 4 11:50 1,873
2945080 기사/뉴스 [단독]악뮤, YG 오래된 매니저와 독립…이찬혁 '의리의 축가'로 첫 동행 6 11:50 787
2945079 유머 지마켓 광고 1 11:47 259
2945078 정치 최민희 ‘피감기관 축의금 수령’·장경태 ‘성희롱 의혹’ 침묵한 정청래… 김병기 ‘비위논란’에는 “매우 심각” 9 11:47 220
2945077 기사/뉴스 "세상에 없는, 원(영)色"…장원영, 유일한 '디아이콘' 6 11:47 619
2945076 유머 임성한 월드 "머리 검은 짐승은" 1 11:47 253
2945075 유머 혼자 라방하던 멤버가 라면 끓일까하는 소리를 귀신같이 듣고 문열고 우당탕 난입하는 아이돌 7 11:46 1,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