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단독]'태종 이방원' 까미 사망 3년…정부 지침 만들고도 공개 안해
4,549 10
2025.07.15 10:15
4,549 10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277/0005622404

 

2022년 6월 촬영 가이드라인 초안 이미 완성
협의체 내 동물단체는 3곳뿐…사실상 '중단'

KBS 드라마 '태종 이방원' 7화에서 이성계의 낙마 장면. 발에 줄이 묶여 강제로 넘어진 까미가 머리부터 고꾸라지고 있다. '태종 이방원' 화면캡처

KBS 드라마 '태종 이방원' 7화에서 이성계의 낙마 장면. 발에 줄이 묶여 강제로 넘어진 까미가 머리부터 고꾸라지고 있다. '태종 이방원' 화면캡처

2021년 11월 KBS 사극 드라마 '태종 이방원' 촬영 현장에서 말 한 마리가 쓰러진 뒤 숨졌다. 당시 촬영에 동원된 말은 은퇴한 경주마 '까미(본명 마리아주)'였다. 주인공 이성계가 말을 타고 낙마하는 장면에서 제작진은 까미의 다리에 와이어를 묶고 달리게 한 뒤 줄을 잡아당겨 강제로 넘어뜨렸다. 말은 머리가 바닥에 부딪히며 큰 충격을 받았고, 사흘 넘게 고통을 호소하다 닷새 만에 폐사했다. 당시 까미의 나이는 겨우 다섯 살이었다.

두 달 뒤 해당 촬영 영상이 공개되자 사회적 공분이 들끓었다. 국민청원에는 20만명 이상이 참여했고, 소녀시대 태연, 배우 유연석, 성악가 조수미 등 유명 인사들도 비판에 동참했다. 이른바 '까미 사건'은 KBS 시청자 게시판을 비롯해 각종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뜨겁게 달궜고, 결국 KBS는 해당 회차의 다시보기를 중단하고 프로그램을 한 달간 결방했다.

동물 보호 단체들은 경찰에 고발장을 제출했고, 100여개 단체가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 KBS의 동물 촬영 관행 전반을 문제 삼았다. '용의 눈물(1996)' '정도전(2014)' '연모(2021)' 등 다른 사극에서도 비슷한 방식의 촬영이 반복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 사건을 계기로 국회에는 일명 '까미법'이 발의됐고, 농림축산식품부는 2022년 1월 동물 촬영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15일 본지 취재에 따르면 농식품부는 같은 해 2월 정부, 방송·영화계, 동물 보호 단체 등이 참여하는 민관 협의체를 구성해 가이드라인 개발에 착수했다. 그러나 동물 단체는 단 세 곳만 포함됐고, 미디어 업계 중심으로 구성된 한계가 있었다. 6월에는 '출연 동물 안내지침' 초안이 완성됐다. 초안에는 촬영 시 준수사항, 동물 종류별 유의사항, 동물보호법과의 연계 등 제도 개선 방향이 담겼다.

하지만 해당 초안은 지금까지도 공개되지 않았다. 초안 공개 일정이나 보류 사유에 대해서도 농식품부는 아무런 설명을 내놓지 않고 있다. 사실상 폐기된 상태다.

협의체에 참여했던 한 관계자는 "이 정도는 지켜야 한다는 공감대를 바탕으로 만든 초안이지만, 지금껏 발표되지 않고 있다"며 "정책이 아닌 정치 논리에 따라 판단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인사는 "정부가 과도하게 눈치를 보며 분위기만 살피다 흐지부지된 셈"이라고 비판했다. 촬영 현장에서는 "가이드라인이 없어서 지키지 못한다"는 푸념도 여전하다.

 

한국동물보호연합 등 동물보호단체가 2022년 1월 여의도 KBS 본관 앞에서 '태종 이방원' 드라마 동물학대 규탄 기자회견을 했다. 참가자가 말 분장을 하고 당시 상황을 재연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동물보호연합 등 동물보호단체가 2022년 1월 여의도 KBS 본관 앞에서 '태종 이방원' 드라마 동물학대 규탄 기자회견을 했다. 참가자가 말 분장을 하고 당시 상황을 재연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4년 1월 태종 이방원 제작진 3명은 동물학대 혐의로 각각 벌금 1000만원을, 방송사는 벌금 500만원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표현의 사실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만으로 동물을 쓰러뜨리는 선택은 정당화될 수 없다"고 판시했다.

그 사이 민간이 공백을 메우고 있다. 동물권행동 카라는 2023년 '동물 출연 미디어 모니터링 본부'를 출범시키고 자체 기준을 마련했다. 지난해부터는 영화·드라마 300여편을 전수 조사하며 동물 촬영 실태를 추적 중이다.

까미 사망 직후 정부는 "촬영 현장이 동물 복지의 사각지대가 되지 않도록 제도 기반 마련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지만, 그 약속은 3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지켜지지 않았다.

조희경 동물자유연대 대표는 "출연 동물이 여전히 산업적 도구로 취급되고 있지만 정부는 해결 의지가 없어 보인다"며 "가이드라인 마련을 시작으로 제도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생명이 달린 문제에 수년째 기준조차 없는 건 유감"이라며 "정부의 책임 있는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목록 스크랩 (0)
댓글 10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영화이벤트] <프로젝트 헤일메리> IMAX 시사회 초대 이벤트 896 03.04 23,021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4,912,598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11,861,306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12,899,393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은 정치 카테고리에] 20.04.29 35,190,542
공지 정치 [스퀘어게시판 정치 카테고리 추가 및 정치 제외 기능 추가] 25.07.22 1,062,243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82 21.08.23 8,506,362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68 20.09.29 7,426,192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600 20.05.17 8,632,094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4016 20.04.30 8,517,681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4,398,360
모든 공지 확인하기()
3010248 기사/뉴스 故이선균 생일, 묘비 앞에 놓여진 소주 한병‥‘왕사남’ 언급 이어 그리움 계속 15:03 0
3010247 이슈 은근히 갈리는 태연 하면 떠오르는 대표곡 6 15:01 95
3010246 이슈 원 디렉션 출신 제인 상상도 못한 근황.jpg 2 15:01 359
3010245 유머 서울 상경한 지방 대학생들이 서울 집값에 현타 느끼는 순간 1 15:01 277
3010244 이슈 구구단 하나 나영 세정 인스타그램 릴스 업로드 15:00 124
3010243 이슈 [WBC] 대만이 내일 일본전에서 상대 해야하는 투수.. 2 15:00 402
3010242 기사/뉴스 "한달 700만원도 벌어요" 두둑한 수입에 '불법 외국인 라이더' 활개 1 15:00 233
3010241 이슈 우리가 직면한 큰 위협이 이란이라는 건 거짓말이다 3 14:59 298
3010240 기사/뉴스 "천궁-II, 이란 대규모 공습 상대 96% 명중…60여발 발사" 15 14:58 516
3010239 이슈 ??? : 이런 옷 명칭이 도대체 뭐임...jpg 17 14:57 1,493
3010238 기사/뉴스 김주하 “손석희 선배 싫어하는 사람도 꽤 있었지만” (책과삶) 1 14:56 539
3010237 기사/뉴스 [속보] “50명이 구토·설사” 부산 중학교서 학생·교직원 집단 식중독 증세 9 14:54 702
3010236 유머 과장이 자꾸 말 바꿔서 신입이 랩함 23 14:52 2,304
3010235 정보 [MV] 매워 Red Hot by 롤링쿼츠 Rolling Quartz 14:51 36
3010234 이슈 [장송의 프리렌] 2기에서 화제된 그 씬이 피규어로 나온다고 함(ㅅㅍ) 8 14:51 702
3010233 정치 조국 "용산·서초에 '99년 공공임대주택' 제안‥랜드마크로 만들어야" 20 14:50 468
3010232 이슈 요즘 단체로 정신 나간 거 같은 화장품 브랜드들 250 14:49 12,103
3010231 이슈 한국인특) 이런 정보들은 다 외국인 영상에서 보게 됌 7 14:48 1,369
3010230 기사/뉴스 [속보]“韓 유조선 7척, 호르무즈 고립…1척엔 국가 하루 소비량” 13 14:47 1,591
3010229 이슈 교회헌금을 무기명으로 했더니 생긴 일 11 14:47 2,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