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망소식 들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얕은 곳에서만 다슬기를 잡아서 괜찮아요.”
10일 오전 9시 충남 금산군 천내교 다리 아래에서 만난 60대 어르신은 이렇게 말했다. 어르신 2명은 대전에서 매년 이 곳으로 다슬기를 잡으로 온다고 했다. 천내교 다리 아래 곳곳에는 ‘물놀이 위험구역’, ‘다슬기 채집금지’, ‘물놀이 사망사고 발생지역’이라는 문구가 적인 대형 현수막이 내걸려 있었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특히 안전요원 1명이 오전 10시부터 근무를 시작했지만, 어르신들을 별도로 통제하는 모습은 포착되지 않았다. 다리 아래 하천은 바닥이 훤히 보이는 곳과 짙은 녹색을 띈 수심이 깊은 곳이 공존하고 있었다. 특히 물의 방향이 좌우로 동시에 흘러 가운데 부분에서 만나기도 했고, 유속은 빨라 보였다.
이 곳은 전날 물놀이를 하다 20대 남성 4명이 숨진 곳이다.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9일 오후 6시 19분경 금산군 천내리 금강 상류 인근에서 물놀이하던 20대 4명이 실종됐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이후 오후 8시 46분부터 오후 9시 53분 사이 실종자 4명을 심정지 상태로 발견해 병원으로 이송했지만 모두 사망했다.
사고 지점 일대는 지난달 3일 50대 여성이 다슬기를 채취하다 심정지 상태로 발견되는 등 안전사고가 반복된 곳이다. 하천에는 하얀색 줄로 물놀이 허용구역을 표시해뒀고, 나머지는 모두 입수금지 구역이다. 숨진 4명은 입수금지 구역 바위 아래에서 물놀이를 즐긴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물놀이 안전수칙인 구명조끼는 착용하지 않았다. 군에서 폐쇄회로(CC)TV를 분석한 결과 신고 시간 쯤 3~4명이 물장구를 치던 모습을 확인했지만 이들은 갑자기 화면에서 사라졌다고 했다.
당일 오후 5시 50분경 안전요원은 입수 금지 구역에서 물놀이를 즐기고 있던 이들에게 1차 경고를 했다. 그러나 이후 실종이 되기전까지 안전요원이 지속해서 통제를 했는지 여부는 미궁 속이다. 숨진 4명은 1차 경고 이후 신고가 이뤄지기까지 30분가량 계속해서 물놀이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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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사고 때문에 기자들이 오늘 가서 찍은 거











사고가 발생한 금강 인근은 과거 익사사고가 반복해 발생했던 지역이다.
1999년 8월 20대 실종, 2002년 6월엔 두 가족이 휩쓸려 2명 사망·2명 실종, 2004년 5월 3세 남아 사망, 2008년 7월 10대 사망, 2008년엔 20대 2명이 숨졌다.
반복되는 익사사고에 금산군이 2011년 기러기공원 인근을 물놀이 위험구역으로 지정했음에도 사고는 끊이질 않고 있다.
지정 이후인 2012년 6월 10대가 사망했으며, 지난달에도 다슬기를 채취하던 50대 등 2명이 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