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오직 한 사람을 위한 사형이라면
73,073 335
2025.07.10 02:24
73,073 335
EztAEB




사형에 반대한다. 

어떠한 경우에도 국가는 주권자의 생명을 박탈할 수 없다고 믿었다. 

실질적 폐지를 넘어 이제는 헌법재판소가 사형제도의 종언을 고할 때라고 기대했다. 

이 신념이 흔들릴 줄 몰랐다. 

단 한 사람 때문이었다.

 


북한 간첩으로 몰려 사형을 당한 고(故) 오경무씨는 

지난 5월 재심 끝에 무죄를 확정받았다. 

사형 선고로부터 58년, 사망한 지 53년 만이다. 

함께 재판에 넘겨져 15년 간 복역한 뒤 재심에서 

먼저 무죄를 인정받은 동생 오경대씨는 

"이제 영혼을, 자유를 찾았다"고 했다. 

살아서 무죄를 증명할 기회조차 얻지 못했던 형을 포함해 

그의 가족은 전형적인 '사법 살인'의 피해자다. 

이복형에 속아 차례로 북한에 끌려갔다 가까스로 

탈출했을 뿐인데, 국가는 형제를 간첩으로 조작했다.


우리 근현대사는 이처럼 정보기관이 

고문과 불법 구금 등 위법 수사로 간첩을 만들어내고, 

검찰과 법원이 가담했던 '국가 폭력'의 시대였다. 

죽산 조봉암을 필두로 숱한 생명이 간첩 누명을 쓰고 

형장에서 스러졌다. 

민주화 이후 하나둘 죄명을 벗을 수 있었지만 

생명을 되돌릴 수는 없었다. 

사형제 폐지 찬성이라는 소신을 품게 된 주된 이유다.




(중략)

 

내란의 그 밤 이후, 마음의 동요가 싹트기 시작했다.

책이나 영화에서나 볼 법한 비상계엄을 실제로 겪게 될 줄은 몰랐다.

"총을 쏴서라도 문을 부수고 들어가서 (국회의원을) 끌어내라"는 지시가 담긴 공소장을 보고 나서는

마음 속 파문이 더 커졌다.

 

북한이 평양에 추락한 무인기를 공개하자 박수를 치며 

좋아했다는 최근 증언은,

성난 파도처럼 내 오랜 신념을 덮쳐왔다.

윤석열은 검사 시절 "만일 육사에 갔더라면 쿠데타를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에게 귀감이 됐음직한 전두환이 만약 사형을 당했다면, 

내란 우두머리 윤석열은 존재할 수 있었을까.

 

12·12 군사반란 혐의로 1심에서 사형을 선고받았던 전두환은 무기징역으로 감형된 뒤 결국 특별사면으로 풀려났다.

철저한 응징을 외면한 어설픈 관용이 미래의 내란범을 키운 셈이다.

 

내란죄는 제372조에 달하는 우리 형법에서 

가장 먼저 언급되는 죄명이다.

외환죄와 더불어, 현직 대통령이 소추를 당할 수 있는 

유이한 범죄이기도 하다.

내란 우두머리에겐 사형 또는 무기징역만이 선고된다.

외환죄도 대부분 마찬가지다.

그만큼 중대한 범죄라는 뜻이다.

 

윤석열의 재구속 여부는 9일 법원의 영장심사를 통해 가려진다.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팀은 그의 신병을 확보해,

주권자에 대한 반역이 어떻게 기획되고 실행됐는지 

끝까지 밝혀내야 한다.

국민의 생명과 헌정 질서를 위협한 그의 죄가,

법의 이름으로 낱낱이 드러나길 바란다.

 

그러고 나면, 마침내 찬성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다시는 이 땅에서 비슷한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오직 한 사람을 위한 사형이라면.



https://naver.me/GnRzzoEs

목록 스크랩 (5)
댓글 335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1457년 청령포, 역사가 지우려했던 이야기 <왕과 사는 남자> 최초 행차 프리미엄 시사회 초대 이벤트 123 00:05 1,030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4,426,848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11,218,009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12,459,465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은 정치 카테고리에] 20.04.29 34,523,477
공지 정치 [스퀘어게시판 정치 카테고리 추가 및 정치 제외 기능 추가] 25.07.22 1,027,333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82 21.08.23 8,474,001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67 20.09.29 7,390,959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593 20.05.17 8,594,420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4014 20.04.30 8,474,814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4,315,853
모든 공지 확인하기()
2959567 유머 아 ㅅㅂ 트위터 낚시 개웃겨진나 3 00:27 207
2959566 이슈 16년전 오늘 발매된, 아이유 & 나윤권 “첫사랑이죠” 00:27 10
2959565 이슈 저스틴비버가 처음으로 빌보드 1위했던 의외의 노래 (baby아님) 00:26 88
2959564 기사/뉴스 역전 드라마 쓴 안세영, 새해 첫 대회부터 정상 1 00:26 114
2959563 이슈 나폴리맛피아 미각논란.......jpg 12 00:24 871
2959562 유머 또 차승원 조롱하는 이재율 ㅋㅋ 3 00:22 727
2959561 기사/뉴스 故안성기 영정 사진, 아내가 직접 골랐다…"젊은 시절의 풋풋함" [순간포착] 00:22 934
2959560 이슈 원위(ONEWE) '관람차 (Ferris wheel)' ◾️ CLIP TEASER ◾️ 00:21 29
2959559 정치 마차도 "내 노벨평화상 트럼프 줄래"…노벨위 "절대 불가" 6 00:21 273
2959558 이슈 에이티즈 - GOLDEN HOUR : Part.4 Deep in my heart, Deep in my soul 2월 6일 발매 2 00:20 71
2959557 이슈 14년전 오늘 발매된, 레인보우 픽시 “호이 호이” 3 00:20 52
2959556 이슈 발매 5일 전인데 매장 실수로 오프라인 진열된 엔하이픈 신보;;; 14 00:19 1,594
2959555 이슈 포레스텔라(forestella) <THE LEGACY> - Digital Single ‘Nella Notte’ 1 00:19 91
2959554 기사/뉴스 원주에 '삼양불닭로' 생긴다 1 00:18 440
2959553 이슈 도경수 도촬하고 다닌 오세훈의 최후 (세훈아 도망가) 16 00:18 1,139
2959552 유머 핫게 OCN글 보고 궁금해서 찾아본 OCN 영화 카피글 7 00:17 751
2959551 이슈 코로나 생긴지 7년 됨 10 00:17 1,366
2959550 이슈 <장송의 프리렌 2기> 오프닝으로 들어간 Mrs. GREEN APPLE <lulu.> 오피셜 뮤직비디오 공개 10 00:15 189
2959549 유머 잘구운 군고구마 48g 10 00:14 1,437
2959548 유머 결말 반응 안 좋은 드라마 ‘경도를 기다리며’ 44 00:12 3,6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