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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오직 한 사람을 위한 사형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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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7.10 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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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형에 반대한다. 

어떠한 경우에도 국가는 주권자의 생명을 박탈할 수 없다고 믿었다. 

실질적 폐지를 넘어 이제는 헌법재판소가 사형제도의 종언을 고할 때라고 기대했다. 

이 신념이 흔들릴 줄 몰랐다. 

단 한 사람 때문이었다.

 


북한 간첩으로 몰려 사형을 당한 고(故) 오경무씨는 

지난 5월 재심 끝에 무죄를 확정받았다. 

사형 선고로부터 58년, 사망한 지 53년 만이다. 

함께 재판에 넘겨져 15년 간 복역한 뒤 재심에서 

먼저 무죄를 인정받은 동생 오경대씨는 

"이제 영혼을, 자유를 찾았다"고 했다. 

살아서 무죄를 증명할 기회조차 얻지 못했던 형을 포함해 

그의 가족은 전형적인 '사법 살인'의 피해자다. 

이복형에 속아 차례로 북한에 끌려갔다 가까스로 

탈출했을 뿐인데, 국가는 형제를 간첩으로 조작했다.


우리 근현대사는 이처럼 정보기관이 

고문과 불법 구금 등 위법 수사로 간첩을 만들어내고, 

검찰과 법원이 가담했던 '국가 폭력'의 시대였다. 

죽산 조봉암을 필두로 숱한 생명이 간첩 누명을 쓰고 

형장에서 스러졌다. 

민주화 이후 하나둘 죄명을 벗을 수 있었지만 

생명을 되돌릴 수는 없었다. 

사형제 폐지 찬성이라는 소신을 품게 된 주된 이유다.




(중략)

 

내란의 그 밤 이후, 마음의 동요가 싹트기 시작했다.

책이나 영화에서나 볼 법한 비상계엄을 실제로 겪게 될 줄은 몰랐다.

"총을 쏴서라도 문을 부수고 들어가서 (국회의원을) 끌어내라"는 지시가 담긴 공소장을 보고 나서는

마음 속 파문이 더 커졌다.

 

북한이 평양에 추락한 무인기를 공개하자 박수를 치며 

좋아했다는 최근 증언은,

성난 파도처럼 내 오랜 신념을 덮쳐왔다.

윤석열은 검사 시절 "만일 육사에 갔더라면 쿠데타를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에게 귀감이 됐음직한 전두환이 만약 사형을 당했다면, 

내란 우두머리 윤석열은 존재할 수 있었을까.

 

12·12 군사반란 혐의로 1심에서 사형을 선고받았던 전두환은 무기징역으로 감형된 뒤 결국 특별사면으로 풀려났다.

철저한 응징을 외면한 어설픈 관용이 미래의 내란범을 키운 셈이다.

 

내란죄는 제372조에 달하는 우리 형법에서 

가장 먼저 언급되는 죄명이다.

외환죄와 더불어, 현직 대통령이 소추를 당할 수 있는 

유이한 범죄이기도 하다.

내란 우두머리에겐 사형 또는 무기징역만이 선고된다.

외환죄도 대부분 마찬가지다.

그만큼 중대한 범죄라는 뜻이다.

 

윤석열의 재구속 여부는 9일 법원의 영장심사를 통해 가려진다.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팀은 그의 신병을 확보해,

주권자에 대한 반역이 어떻게 기획되고 실행됐는지 

끝까지 밝혀내야 한다.

국민의 생명과 헌정 질서를 위협한 그의 죄가,

법의 이름으로 낱낱이 드러나길 바란다.

 

그러고 나면, 마침내 찬성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다시는 이 땅에서 비슷한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오직 한 사람을 위한 사형이라면.



https://naver.me/GnRzzo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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