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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팬들 “시즌 8888577호 재건축” 비아냥도
부산시가 추진 중인 사직야구장 재건축 사업이 최근 행정안전부 중앙투자심사를 조건부 통과하며 본격화됐지만 시민들 사이에서는 실망과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재건축될 사직야구장이 부산 시민들이 오랫동안 희망해온 ‘돔구장’이 아닌, 기존과 같은 ‘개방형’으로 추진되기 때문이다.
3일 박형준 부산시장은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재건축을 통해 사직야구장을 지하 2층, 지상 4층, 관람석 2만 1000석 규모의 개방형 야구장으로 탈바꿈시킬 계획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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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는 “돔구장은 유지관리 비용이 막대하고, 기후 여건상 부산에 굳이 필요하지 않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여름철 잦은 우천취소, 관람객 불편, 선수 부상 위험 등을 이유로 수년간 부산 팬들 사이에서는 ‘지붕 있는 야구장’에 대한 열망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특히 인천 SSG랜더스필드, 고척 스카이돔 등 타 도시의 선진 야구장 사례와 비교하면, 이번 결정은 “부산 야구의 미래를 다시 과거에 묶어두는 선택”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박형준 시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스마트 기술과 친환경 시스템을 도입해 미래형 야구장으로 만들겠다”고 설명했다. 경기 데이터 분석, 증강현실(AR) 포토존, 스마트 경관조명 등을 도입해 첨단 시설로 차별화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돔 구조 없이 외부 환경에 그대로 노출되는 구조에서 이러한 기술들이 얼마나 실효성을 가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지적도 있다.
재건축 일정은 2026년 설계공모를 시작으로, 2028년 착공, 2031년 3월 개장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공사 기간 중에는 부산 아시아드주경기장을 임시구장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시는 문화체육관광부 공모를 통한 국비 확보, 전문가 자문단 운영 등을 통해 사업의 완성도를 높이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수천억 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대규모 공공사업임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의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는 “돔구장 아니면 의미 없다”, “기왕 새로 짓는 김에 미래를 봐야지 왜 과거를 반복하냐”는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사직야구장은 스포츠·문화·산업이 어우러진 미래 자산이 될 것”이라며, “시민과 소통하며 ‘스포츠 천국 도시 부산’을 만들겠다”고 강조했지만, 정작 시민들의 가장 큰 요구인 ‘돔구장’은 외면한 채 일방적인 결정을 내렸다는 점에서 진정한 소통이 이뤄졌는지에 대한 의문이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