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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MZ들은 혹시 작품 속의 한국 풍광을 어색하게 느끼고 있지는 않을까. 아이들 틈에서 영화를 보며 살펴보니 이들에게 '문화적 장벽'은 없어 보였다. 오히려 '저건 한국(스런 부분)이 아닌데?'하는 유쾌한 지적이 오갔다. 보이그룹 맴버의 복근을 옥수수(Corn)로 표현한 장면을 보고 '초콜렛(복근)을 그려야 하지 않아?'라는 말이 나왔고, '가자가자'라는 대사를 두고 '빨리빨리라고 해야지!'라는 이야기도 했다.
공개된 지 불과 열흘 남짓인데 벌써 친구 집을 돌며 여러 차례 작품을 보았다는 아이 친구도 있었고, 영화는 보지도 않았다면서 '골든(Golden)'이나 '왓이즈 사운즈 라이크(What is sounds like)' 같은 영화 속 노래를 따라 부르는 친구도 있었다.
작품 속에는 남자 주인공 진우가 여자 주인공 루미에게 짧은 쪽지를 보내는 장면이 나온다. 아이 친구 중 두어 명이 화면 속 쪽지 내용을 바로 읽었다.
한글을 읽는 미국인 친구들을 보고 깜짝 놀랐다고 하자, 딸아이는 한국계인 자신보다 한글을 더 잘 쓰는 학생들이 학교에 꽤 있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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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친구들을 차례로 보내고 있는데, 등 뒤에서 '가져가(Take it)'라는 딸의 목소리가 여러 번 들렸다. 나중에 보니 냉장고에 붙여둔 남산 타워 방문 기념 냉장고 자석이 하나만 남고 다 없어져 버렸다. 영화와 아무 관련도 없는 기념품이었는데,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서의 콘서트 장소가 남산 타워인 탓에 기념품을 몽땅 털렸다. 하지만 기분은 좋다.
7월 4일은 미국의 독립 기념일이다. 오전에 퍼레이드를 하고 나면, 가까운 친척과 이웃이 모여 불꽃 놀이도 하고 바비큐 파티를 한다. 스포티파이에서 <케이팝 데몬 헌터스> OST를 모두 찾아놨다는 친구도 있고, 얼마 전에 고등학교를 졸업한 아이의 선배는 집에 오는 DJ에게 <케이팝 데몬 헌터스> OST를 플레이리스트에 꼭 올려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단다.
한국 하면 '아리랑'으로만 통하던 시절도 이젠 정말 지난 듯 하다. 미국 독립 기념일에 한국 노래라니. K -pop 아티스트들에게도, <케이팝 데몬 헌터스>를 세심하게 잘 만들어준 제작팀에게도 고마울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