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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단독] 굶주리다 주민센터 찾았지만 결국 사망… 연말이면 긴급복지 예산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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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7.07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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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5개 기초지자체 긴급복지 예산 분석]
10곳 중 4곳, 12월 31일 기준 예산 고갈
전체의 12%는 12월 24일 이전에 부족
연말 되면 "새해에 다시 오라" 안내해야
본예산 여유 없어 돌려막기도 한계 있어
"본예산 넉넉히 편성해야 사각지대 없다"
연초도 새 예산 집행까지 일부 공백 발생
기초단체 예산이라도 먼저 쓰게 조치해야

 


지난해 12월 30일. 6개월간 직업을 구하지 못해 전기요금과 월세를 내지 못하던 50대 남성이 주민센터에 전화를 걸었다. 실직·질병 등으로 위기에 처한 가정을 '긴급구제'하는 공적부조인 긴급복지 지원금을 받기 위해서다.

 

그러나 돌아온 건 "연말이라 지원 예산이 소진됐다. 1월에 방문해달라"는 답이었다. 그는 1월 15일 주민센터를 다시 찾았지만, 다시 "20일쯤 지원이 가능할 것 같다"는 설명만 들었다. 이후 그는 다시 주민센터를 찾지 않았고 두 달 뒤 거주지인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반지하방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 사례는 권영국 민주노동당 대선 후보가 TV토론회에서 '부자 감세'로 인한 복지예산 부족을 비판하며 언급하기도 했다.

 

실제 한국일보가 행정안전부의 지방재정통합공개시스템(지방재정365)을 통해 전국 기초자치단체의 지난해 긴급복지 예산 집행 내역을 분석한 결과, 12월 31일을 기준으로 집행 가능한 잔액이 1인 가구 한 달 긴급 생계비인 71만3,100원을 밑돈 곳은 89곳에 이르렀다. 기초자치단체 225곳 중 39.5%에 달하는 규모다. 전체의 12%는 12월 24일 이전에 예산이 고갈됐다. 예산 부족으로 인해 주민센터 문을 두드렸으나 지원을 받지 못한 채 돌아가는 사례가 전국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는 뜻이다.

 

11월부터 예산 고갈된 곳도


"연말에 찾아오는 분들은 1월 초에 신청하도록 안내해왔어요." (인천시 한 자치구의 긴급복지 담당자)

 

"12월 20일 넘어서면 예산이 소진돼서 신청 자체가 어렵습니다. 1월에 예산이 새로 배정돼야 신청을 받을 수 있어요." (대구 달성군 소재 주민센터 긴급복지 담당자)

 

한국일보 취재 결과, 이처럼 연말 긴급복지 예산이 부족해서 신청자를 돌려보내는 경우는 상당히 흔했다.

 

긴급복지 지원은 주 소득자의 사망, 휴·폐업, 실직, 화재 등 위기상황에 빠진 저소득 가구에 급히 생계·의료·주거 지원을 하는 제도이다. 나중에 재산이나 소득 기준을 따져서 기준에 해당하지 않을 때만 지원금을 돌려받는다. 사전 심사를 거쳐 수급 자격이 인정되면 지원하는 기초생활수급제도와 구분되며, 기초생활수급자는 긴급복지 지원을 받을 수 없다. 보건복지부 매뉴얼에는 긴급복지 제도는 신청으로부터 72시간 이내에 지원하는 것을 노력하도록 돼 있을 정도로, 정부도 위급성을 인정하고 있다.

 

그런데도 "1월에 다시 오라"고 돌려보내는 현실은 사실상 신청인을 극단적인 상황으로 몰아넣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래픽=송정근 기자

 

기초 지자체 28곳(전체 시군구 중 12%)은 12월 24일 이전에 예산이 고갈됐으며, 12월 25~29일 사이에 예산이 소진된 시군구는 38곳(17%)이었다. 12월 30일 이후 고갈된 시군구가 23곳(10%)이었다.

 

지난해 가장 먼저 예산이 소진된 곳은 부산 남구였다. 11월 29일부터 생계비를 지급할 수 없게 됐다. 나흘이 지난 12월 3일 구비 800만 원이 추가 투입했고, 12월 9일에 이마저 고갈되자 12월 12일 국비와 시비를 포함해 8,000만 원이 재차 지원됐다. 12월 27일 마지막 생계비 지원을 끝으로 잔액이 남지 않았다.

 

다음은 인천 동구로 12월 1일 예산 잔액이 71만3,100원 아래로 떨어져 생계비를 지원할 수 없게 됐다. 예산 추가 투입은 18일이 지난 12월 19일에 이뤄졌고, 12월 30일에 소진됐다.

 

△12월 17일 대구 달성군 △12월 18일 광주 동구·서울 마포구·전북 남원시 △12월 20일 경기 시흥시·대구 수성구·부산 서구·서울 노원구·전남 신안군·충남 홍성군 등에서 연말까지 열흘 넘게 남은 시점에 예산이 소진됐다.

 

12월 17일 이후 예산이 소진된 곳은 전북 남원시를 제외하면 예산이 다시 확보된 곳은 없었고, 예산이 고갈된 시점이 곧 마지막 지원이 이뤄진 시점이었다. 경기 시흥시에 위치한 A동 주민센터의 긴급복지 담당자는 "작년 12월 중순이 지나서 2주 정도 되는 기간에는, 신청자가 오면 신청서를 주면서 '1월에 오셔서 제출하시면 접수해드리겠다'고 안내했다"고 설명했다.
 

그래픽=송정근 기자

연말 예산 고갈 올해 더 심할 수도


올해 연말에 이런 문제가 더욱 심각해질 수도 있다. 긴급복지 생계비 지원액은 1인 가구 기준 지난해 월 71만3,100원에서 올해 월 73만500원(4인 가구 월 187만2,700원)으로 올랐는데, 예산은 2024년 3,585억 원에서 올해 3,501억 원으로 줄었기 때문이다.

 

애초 긴급복지 예산이 수요에 맞게 편성된 적이 없다. 본보가 2015년부터 2024년까지 10년간 국회에 제출된 본예산안과 사업별 최종 예산을 분석한 결과, 본예산과 최종 예산 규모가 같았던 경우는 2018년과 2024년뿐이었다.

 

10년 중 8년은 정부의 예측보다 많은 긴급복지지원 수요가 있었고, 추가경정예산이 편성되거나 다른 사업 예산을 가져다가 긴급복지지원에 써야 했다. 복지부에 따르면 추가 예산 투입이 없었던 지난해에도 예산 집행률은 98%에 달했다.

 

집행률이 100%에 못 미치니 예산이 남은 것 아니냐고 언뜻 생각할 수 있지만, 실제 일선 현장을 들여다보면 반대이다. 전년도 집행 실적을 토대로 지역별로 예산이 배정되지만, 긴급한 상황이 언제 어느 지역에서 생겨날지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에, 한정된 예산을 필요한 지역에 제때 배분하기도 쉽지 않다.

 

가령 부산 남구의 경우 지난해 원래 20억8,000만 원의 예산을 배정받았으나, 지난해 6월 20일 복지부 차원의 조정으로 예산액은 1억 원 줄었다. 이후 예상보다 예산 소진이 빨라지자 추가 지원이 이뤄진 것이다.

 

보건복지부는 17개 광역지자체별로 예산을 점검하고 있어서, 기초지자체별 연말 예산 부족 실태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복지부 관계자는 "한 달에 한 번씩 집행 속도를 확인하며 광역지자체 단위로 조사하고 배분한다"고 설명하고 "기초지자체 단위로 예산을 배분하는 건 광역지자체에서 하는 일이며, 부족한 곳이 있다면 다른 불용 예산에서 가져오거나 추경을 편성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서울 50대 남성 사망 사례에서 보듯, 연초 새해 예산 집행이 일부 늦어지는 것도 문제다. 국비나 시도비가 설령 늦게 매칭이 되더라도, 신청을 받는 기초단체가 매칭하는 지방비(10%)를 바로 쓰면 되는데, 해당 기초단체나 담당 직원이 소극적이면 제때 지원이 안 될 수 있다. 전해 불용액이 남아도 연말에 기초단체에서 바로 국고로 반납하기 때문에, 연초에도 공백이 없도록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

 

복지부에 따르면, 국비 예산이 각 광역지자체로 교부된 건 올해 1월 3일이었고, 서울시가 각 자치구로 예산을 교부한 건 13일이었다. 사망한 50대 남성의 경우, 국비 예산이 확충된 이후에 주민센터를 방문했지만 직원의 착오로 신청을 하지 못했던 것이다. 강남구는 이에 관해 "당시 구에서 각 주민센터로 예산 교부 사실이 통지되지 않았다. 담당 직원이 '5일 후에는 확실하게 되겠지' 하는 생각으로 그렇게 안내를 한 것 같다. 교부 사실은 16일에 통지됐다"고 밝혔다.

 

-생략-

 

전문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469/0000874449?sid=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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