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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단독]“검사직 걸고 널 구속시키겠다”…선 넘은 보이스피싱 가스라이팅 사태의 전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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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7.06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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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피싱 범죄가 기승을 부리며 그 수법도 다양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에는 단순히 1회성으로 돈을 뜯어내는 것에 그치지 않고 피해자를 심리적 지배 상태(가스라이팅)에 빠트린 뒤 스스로 감금 상태에 이르게 하고 지속적으로 돈을 뜯어내는 조직형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5일 서울 강서경찰서에 따르면 보이스피싱 등으로 4억원의 피해를 본 30대 직장인 A씨는 지난달 말 사기와 전기통신금융사기 등으로 고소장을 접수했다. 


A씨는 검사를 사칭한 남성에게 “계좌가 도용됐으니 피해자 입증을 해야 한다”며 호텔 등에 5일간 감금돼 있었다. 검사를 사칭한 남성과 금융감독원 직원을 사칭한 남성은 지속적으로 “당신이 무죄임이 입증돼지 않았다”며 A씨에게 돈을 뜯어 갔다.


A씨가 이들의 요구에 응하지 않을 경우 A씨 회사에 해당 사실을 알려 피해를 볼 수 있다고 협박하거나 가족을 거론하며 위협하기도 했다. 


A씨는 “돈을 빌려준 가족, 지인 등에게 미안한 마음이 크다”며 “솔직히 살면서 내가 당할 것이라고 생각도 못 했다”고 말했다.


A씨에 대한 범죄는 전화 한 통에서 시작됐다. 지난달 중순 A씨는 ‘등기우편이 반송됐으니 받을 수 있는 날짜를 정해달라’는 내용의 전화를 받았다. A씨가 어렵다는 입장을 밝히자, 상대방은 문자를 통해 홈페이지 주소를 남겼다.


해당 홈페이지엔 ‘특급사건’이라며 ‘A씨의 계좌가 불법 사기 사건에 연루돼 조사받고 있다’는 내용의 공문이 게재돼 있었다.


이후 A씨는 검찰청 검사를 사칭한 남성에게 전화를 받았다. 남성은 “계좌가 사용되지 않았다는 입증은 본인이 직접해야 한다”며 “특급사건이니 엠바고를 준수해야 하고 절대 어디에 말하지 말라”고 얘기했다.


해당 남성은 A씨에게 수사를 위해 새로운 휴대전화를 개통하라고 지시했다. 남성은 추후 영수증을 청구하면 휴대전화 개통비 등은 다 돌려받을 수 있다며 A씨를 안심시켰다.


A씨는 보이스피싱 일당의 지시를 받고 인근 호텔로 이동했다. 그들은 A씨가 새로 개통한 휴대전화에 원격조종 애플리케이션 등을 설치하도록 했다. 당시 A씨는 경찰 사이버수사대 직원을 사칭한 자와 소통했다고 한다.


이후 검사를 사칭한 남성은 A씨에게 “조사를 받기 위해 금감원에 방문해야 하니 출입 허가 신청을 넣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금감원의 출입 허가가 반려됐다.


해당 남성은 “A씨가 말하지 않은 내용이 있다고 금감원이 출입 허가를 반려했다”며 “어떻게든 출입허가증을 받아오라”고 억지를 부렸다.


금감원을 사칭한 직원은 A씨에게 “출입 허가가 안되니 조사를 위해 일정 기간 보호관찰을 받으라”고 압박했다. 검사를 사칭한 남성은 A씨에게 욕설과 함께 “정말 구치소에 들어가고 싶어서 금감원 출입허가증을 못 받아 왔냐”고 윽박질렀다.


이후 검사를 사칭한 남성은 A씨에게 선심 쓰듯 호텔을 임시 보호관찰처로 지정해줬다고 말하며 “오늘은 출장을 가서 집에 못 들어간다고 말하라”고 요구했다.


호텔에서 하루가 지낸 다음 날 A씨는 보이스피싱 일당 요구에 따라 불법 계좌가 없다는 사실을 입증하기 위해 대출을 실행했다. 이번에도 일당은 추후에 계좌가 도용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입증되면 돈을 모두 돌려받을 수 있다며 A씨를 안심시켰다. A씨는 급한 대로 대출을 실행해 8000만원 가량을 송금을 했다.


이후 검사를 사칭한 남성은 A씨에게 다시 전화를 해 문제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그는 “남부지검에서 또 다른 불법계좌가 발견됐다”며 “임시 보호관찰 조치도 취해줬는데 이런 식으로 나오면 곤란하다”며 A씨를 꾸짖었다. 남성은 “수사가 마무리될 때까지 호텔 방을 나갈 수 없다”며 “피해자 입증이 안되면 제 검사 커리어를 걸고 A씨를 반드시 구속하겠다”고 협박하기도 했다.


금감원 직원을 사칭한 남성은 “남부지검에서 공탁금을 원한다면서 공소금액 중 일부를 마련해서 넣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7000만원의 공탁금을 보내고 나서야 A씨는 호텔을 나올 수 있었다.


보이스피싱 일당은 닷새 만에 호텔을 벗어난 A씨에게 “피해자 입증이 되지 않았다”며 추가금을 요구했다. A씨가 일당에게 건넨 돈은 어느새 4억원으로 불어 있었다.


A씨는 “추후 호텔에 나와서도 일주일을 더 ‘사건이 마무리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돈을 받아갔다”며 “돌이켜보면 이상한 부분도 많았는데, 냉정하게 대응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일당은 A씨가 처음 호텔에 들어간 지 약 10일 뒤 A씨가 새로 개통한 휴대전화에 수사 기밀이 있다며 모두 초기화시킨 뒤 경찰에 제출하라고 지시했다. 이들은 A씨의 기존 휴대전화를 포렌식해 사건 정보가 유출됐는지 지켜보겠다고 경고했다. 또 사건 정보가 유출된 것이 확인되면 피해자를 구속하겠다고 끝까지 위협했다. A씨는 결국 증거가 담긴 휴대폰을 초기화했다.


이후 A씨는 경찰서에 가서야 자신이 보이스피싱 피해를 당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A씨는 금전적인 피해 뿐만 아니라 심정적으로 어려움을 토로했다. A씨는 ”보이스피싱 당하는 중에도 그 이후에도, 잠을 못잘 정도로 괴로웠다”며 “가족이나 회사 등을 언급하면서 강압적으로 나오니 더 휘둘릴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https://naver.me/GziuIZx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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