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일간지 데일리 메일은 FIFA가 관중이 저조한 일부 클럽 월드컵 경기의 좌석을 채우기 위해 무료 티켓을 대량 배포하고 있다고 독점 취재해 보도했다.
그동안 FIFA는 공신력 있는 대회를 위해 유료 관람 문화를 정착시키는 데 힘써 왔지만, 이번 클럽 월드컵에서만큼은 '빈 좌석의 공포'를 피할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 비 내린 첼시 경기, 다음 경기는 '4장 무료 티켓'으로 보상?
사건의 발단은 지난주 미국 샬럿에서 열린 첼시와 벤피카의 경기였다. 당시 폭우로 인한 기상 악화로 경기가 두 시간 넘게 지연되면서, 관중들의 불만이 제기됐다. 이에 FIFA는 입장객 전원에게 "감사의 표시"라며 플루미넨시와 인터 밀란의 경기 무료 티켓 4장을 추가로 제공했다.
FIFA는 공식 이메일을 통해 "25,929명의 관중에게 감사를 전하며, 다음 경기를 즐길 수 있도록 무료 입장권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당시 경기가 열린 뱅크오브아메리카 스타디움은 수용 인원이 7만 4,867명이지만, 실제 입장객은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
■ 무료 티켓, 한 번이 아니었다…다른 경기에도 똑같이 적용
하지만 데일리 메일의 추가 취재에 따르면, 이러한 '공짜표 제공'은 한 번에 그치지 않았다.
아틀랜타의 메르세데스 벤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파리 생제르맹 vs 인터 마이애미 경기 유료 관객들에게는, 며칠 뒤 열린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vs 몬테레이 경기 무료 티켓 2장이 제공됐다.
문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기장은 여전히 '썰렁'했다는 점이다. 최대 수용 인원 7만 1,000석 규모의 해당 경기장에는 단 3만 1,442명만이 입장, 2층 관중석은 아예 폐쇄된 채 운영됐다.
■ TV 중계 '그림' 위해 관객 옮겨 앉히기까지?
데일리 메일은 이와 함께, FIFA가 또 다른 '묘수'를 썼다고 전했다. 관중석이 비어 보이지 않도록, 구매자들을 TV 카메라가 바라보는 구역으로 몰아 배치했다는 것이다.
이는 관중 수 자체보다는 '방송 화면에서 얼마나 가득 차 보이느냐'는 이미지 관리에 집중한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이번 대회는 참가팀 확대 및 형식 개편에도 불구하고, 미국 현지 축구 팬들의 관심을 크게 끌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 FIFA의 '절박한 선택', 브라질 vs 사우디 맞대결도 변수
FIFA는 준결승으로 갈수록 PSG, 바이에른 뮌헨, 레알 마드리드 등 '빅클럽'들이 등장하면서 상황이 나아지길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브라질의 플루미넨시와 맨시티를 꺾은 사우디의 알힐랄이 맞붙는 8강전은 걱정거리 중 하나다.
해당 경기는 7월 5일 오후, 플로리다 올랜도의 캠핑월드 스타디움(6만 5천석 규모)에서 열리며, 미국의 일반 스포츠 팬들에게 큰 매력을 끌지 못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국에서는 2010년대 초반까지 각종 축구 경기에서 기업 협찬, 단체 구매를 통한 무료 티켓 배포가 일상적이었다. 하지만 관람 문화의 성숙과 수익 구조 개선을 위한 노력으로 인해 최근 수년 간 공짜표는 점차 사라지는 추세다.
그런 점에서, FIFA 주최의 국제대회에서조차 '빈 좌석'을 채우기 위해 공짜표를 다시 꺼낸 건 의미심장한 장면이다. 세계 최대 시장이자 2026 월드컵 공동 개최국인 미국에서 벌어지는 일이라는 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관중 없는 축구는 힘이 없다.
https://m.sports.naver.com/wfootball/article/436/00000997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