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1/0002719886
■ 내부망 ‘이프로스’ 부글부글
대대적 물갈이·개혁에 반발도
“검찰장악 논란 등 재발할 우려”심우정 검찰총장이 임기 1년 3개월을 남겨둔 상태에서 떠밀려 물러나고, 이후 단행된 검찰 고위직 인사에서 친정부 색채가 강한 임은정 대전지검 부장검사와 김태훈 서울고검 검사가 각각 서울동부지검장, 서울남부지검장으로 승진하자 검찰 안팎에서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검찰 수뇌부 줄사퇴와 대대적인 물갈이 인사가 시작되면서 수사·기소 분리 등 검찰 개혁에 대한 반발도 공개적으로 표출되는 모양새다.
2일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서는 전날 단행된 고위직 인사와 이재명 정부 및 더불어민주당이 밀어붙이는 검찰 개혁에 대한 비판 글이 여럿 올라왔다. 한 수도권 부장검사는 “‘임은정 검사장 승진’이 검찰 내부에 주는 메시지는 어마어마하다”며 “세상이 바뀌었다는 것을 검찰에 알려주는 정치적 메시지가 담긴 인사다. 나갈 사람 빨리 나가고, 남을 사람은 공무원 직무에 충실하라는 것”이라고 적었다. 그는 여권의 검찰 개혁에 대해서도 “수사·기소 분리, 공소청·중대범죄수사청 설치와 맞물려 브레이크 없는 기차가 폭주할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검찰 장악 논란이 재발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검사 출신 변호사는 “진짜 친윤(친윤석열) 검사들이 자리를 지키는 가운데, 양석조·신응석처럼 상대적으로 합리적인 특수통들이 사표를 던지면서 이재명 정부 초기 인사가 꼬이는 것 같다”며 “법무부와 민주당 주도 검찰 개편이 속도를 내거나 후속 인사가 발표되면 줄사표가 나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검찰 내부에서는 윤석열 정부에서 주목받은 간부들을 중심으로 추가 사직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인사는 검찰 내부뿐 아니라 법조계 전반에서도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전직 고검장 출신 변호사는 “(임 부장검사는) 평검사들의 신뢰를 받지 못하는 간부로 평가되는데, 제대로 된 지휘권 행사를 할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법조계 인사도 “임 부장검사가 검사로서 어떤 역할과 수사 성과를 냈는지 알 수 없다”며 “부장검사에서 차장도 뛰어넘어 지검장이 된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인사”라고 지적했다.
검찰 개혁 작업이 구체화하는 데 대한 우려도 커지는 분위기다. 한 법조계 인사는 “문재인 정부 당시 1차 검찰 개혁의 부작용이 지금 많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충분한 숙의 과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심 총장이 검찰 개혁 반대 글을 남기고 사의를 표명한 데 대한 반감도 표출됐다. 다른 법조계 인사는 “심 총장이 김건희 여사 문제라든지 공정성 논란이 있는 사건들을 해소했으면 특검이나 탄핵 등 사태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