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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케이팝 데몬 헌터스’ 목소리 주인은 SM 연습생 출신 작곡가 이재...시원한 고음, 빌보드도 뚫었다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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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7.01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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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화제작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주인공 루미 역 노래 목소리와 삽입곡 제작으로 참여한 작곡가 EJAE(본명 김은재·34). 10대 때 SM엔터테인먼트 아이돌 연습생 시절을 거친 그는 “이렇게 아이돌 데뷔를 하게 될 줄은 몰랐다”며 웃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AFP/Getty Images

어릴 땐 ‘한국의 비욘세’를 꿈꿨다. 그렇다고 서른 넘어 ‘아이돌’로 데뷔할 줄은 상상도 못 했다. K팝과 한국 문화를 소재로 삼은 넷플릭스 화제의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 참여한 한국계 미국인 작곡가 EJAE(이재·한국명 김은재·34) 얘기다.


이 영화 음악에 참여한 수많은 크레딧 중에서도 이 이름은 그냥 지나치기가 어렵다. 우선 주인공 목소리가 그의 것이다. 극 중 악귀를 무찌르며 시원한 고음을 내지르는 걸그룹 ‘헌트릭스’ 리더 ‘루미’의 노래 목소리를 맡았다. 거기다 현실 음원 차트까지 휩쓸고 있는 K팝 장르 삽입곡 ‘골든’ ‘유어 아이돌’ 등의 작곡에 참여했다. 세계 최대 음원 플랫폼 스포티파이의 글로벌 일간 차트에서 29일(현지시간) 기준 6·10위이며, 1일 발표될 미국 빌보드 ‘핫 100’에도 진입할 것으로 예측된다. 


에스파 ‘아마겟돈’ 등 몇몇 K팝 히트곡의 ‘탑라이너’(보컬 멜로디와 가사를 쓰는 사람)라는 것 외엔 알려진 게 없었던 그를 수소문했더니, 새벽 2시의 미국 뉴욕에서 곧장 답변이 날아왔다. 또다른 신곡을 작업 중이던 그는 “노력해도 잘 안 됐던 경험이 많아서 뜨거운 반응이 신기하다”며 “힘들기도 했지만 정말 열심히 작업했다”고 운을 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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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략) 10대 시절 2003년부터 10년 넘게 SM엔터테인먼트 소속 연습생이었다. 소녀시대가 예뻐라 하는 동생이었단다. 한국서 태어나 미국서 유년기를 보냈고, 학창 시절은 다시 한국의 외국인학교에서 보내며 데뷔를 준비했다. 결과적으로 걸그룹·솔로 데뷔는 몇 차례 무산됐다. 그 와중에도 공부를 우선시 해둔 계약 덕분에 뉴욕대 티시예술대학에서 음악산업을 전공했다. “대학 4학년쯤 다시 SM에 돌아갔는데 서로 원하는 색깔이 달랐고 나이도 많다 보니 결국 데뷔를 못 한 채 끝이 났어요. 정말 우울했죠. 그러다 혼자 조금씩 음악을 만들기 시작했어요.”


K팝 작곡은 당시 남자친구와의 다툼을 소재로 만든 ‘사이코’가 2019년 레드벨벳의 타이틀곡으로 채택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그때까지 만든 노래 수가 10개를 안 넘었고, 드라마 삽입곡만 불러본 무명에 가까웠다. SM에 있던 가수 겸 작곡가 앤드류 최의 도움도 받았다. 우연히 만나 친해진 그가 멘토처럼 ‘송캠프’ 등 공동 창작 기회를 열어줬다. 이번 작품엔 이재가 그를 추천해 남자 주인공 ‘진우’의 노래 목소리로 출연하기도 했다.


이재는 ‘케이팝 데몬 헌터스’ 제작 초기인 2020년 말 또다른 동료 소개로 작곡진에 합류했다. 루미의 보컬로 결정된 건 곡 작업이 한창이던 2023년 무렵. 매기 강 감독의 연출대로 노래에 고음을 때려 넣었는데, 그걸 직접 부르게 될 줄은 몰랐다. “시범 녹음을 제가 하다 보니 감독님도 제 목소리에 익숙해졌고, 저 역시 내 노래는 내가 제일 잘 살릴 수 있겠다 싶었죠.” 루미 보컬 외에 코러스 곳곳에도 그의 목소리가 들어갔다. 예컨대 극 초반에 배경음으로 깔린 ‘헌터스 만트라’는 판소리와 한국어 가사를 연구해가며 만들고 부른 노래다.


그는 영화음악 작업에 대해 “K팝스러우면서도 화려해야 했다”며 “원래도 K팝을 작곡할 때 배경에 화성이 풍성하게 들어가기 때문에 영화 음악으로 잘 어울렸다”고 했다. 또 “이야기 전개는 뮤지컬 경험이 많은 작사·작곡가들이 집중했고, 나는 귀에 감기는 팝의 요소에 집중하며 서로 균형을 맞췄다”고 돌아봤다. 


더블랙레이블과 협업한 곡 중 꽃미남 저승사자 그룹 ‘사자보이즈’가 부른 ‘유어 아이돌’은 ‘네 죄를 사랑할 사람은 나뿐이란 걸 알잖아’라며 팬을 홀리는 가사로 현실에서도 화제다. 이재는 “연습생 시절 SM 사옥 앞에서 팬들이 여자 연습생에게 쓰레기를 던지던 모습 등 아이돌 문화의 기괴하고 어두운 면을 떠올렸다”고 했다. “기독교의 ‘우상숭배’ 금기와도 연결되는 지점이 있더라고요. K팝 그룹 엑소의 ‘마마’나 아버지가 즐겨 들으시던 성가 등에서 영감을 받아 아이디어를 냈죠.”


주제가 ‘골든’엔 루미의 강인한 내면 서사뿐 아니라 자신의 이야기도 투영돼 애정이 남다르다. “시범 녹음 중 울면서 부른 기억이 나요. 연습생 땐 내 콤플렉스를 가리고 완벽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컸고, 작곡가로선 유명 작곡가 이름 뒤에 가려져 상처받기도 했거든요. 루미에게 공감하며 저도 치유를 받았어요.”


그는 ‘더 이상 숨지 않고 빛나겠다’라고 선언하는 가사를 언급하며 “엄마가 ‘말이 씨가 된다’는 말을 자주 하시곤 했는데 이 노래가 듣는 분들께도 희망을 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또 “유명한 가수가 되고 싶다는 마음은 더이상 없지만, 언젠가 그래미 작곡상을 받아 아시아인도 미국 음악계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고 밝혔다.


정주원 기자 jnwn@mk.co.kr

https://m.mk.co.kr/amp/113567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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