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종문화회관에서 무대 장치에 맞는 사고를 당해 하반신이 마비된 성악가가 아무런 보상도 받지 못한 채 법적 다툼 중이라는 사연을 전했다.
최근 MBC는 성악가 안영재 씨(30)가 재작년 세종문화회관에서 당한 사고 영상을 공개했다.
대학에서 성악을 전공한 안 씨는 오페라 주인공으로 유럽 무대에 서는 꿈을 꾸며 졸업하자마자 연극, 뮤지컬 무대 등에 활발히 올랐다.
하지만 지난 2023년 3월 그는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한 오페라 무대의 코러스로 참여했다가 불의의 사고를 당했다.
안 씨가 리허설 도중 퇴장할 때 천장에서 400㎏이 넘는 철제 무대장치가 내려온 것. 안 씨는 "무대장치가 (내가) 들고 있던 막대와 충돌한 뒤 어깨를 짓눌렀다"고 했다.
안 씨는 심한 어지럼증을 견디며 이틀 뒤 첫날 공연도 했지만 결국 다음날 병원에 실려 갔다.
안 씨는 '외상에 의한 척수 손상' 진단을 받았고, 현재는 제대로 서거나 걷지 못하는 상태로 휠체어에 의지해 살아가고 있다.
안 씨는 호흡과 발성이 어려워져 노래 한 소절을 부르는 것조차 힘겨워하며 눈물을 보였다.
하지만 억대의 병원비는 모두 안 씨가 부담했다. 안 씨와 구두계약을 했던 민간 합창단도, 원청과도 같은 세종문화회관도 모두 안 씨 잘못이라고 주장하기 때문이다.
산재보험도 안 씨와는 관련이 없었다. 안 씨와 같은 프리랜서 예술인들은 의무 가입 대상자가 아닌 데다, 정부 지원도 부족한 실정이다.
프리랜서 예술인의 산재보험 신청률은 7.3%로, 수만 명이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이와 관련해 안 씨는 "(많은 예술인이) 저임금 상태에서 '굳이 이 보험료를 본인이 부담해야 하나'라고 바라본다. 지원을 얼마 해준다는 것은 사실상 실효성이 없다"고 말했다.
경찰은 세종문화회관 무대감독 등 5명을 입건하고, 안전조치 준수 여부를 수사하고 있다.
세종문화회관 측은 "애초 무대에서 사고가 난 게 맞는지, 또 무대 사고로 안 씨의 증세가 생긴 게 맞는지 모두 불확실하다"고 밝혔다. 또 "안 씨가 정해진 동선을 지키지 않고 퇴장했다"며 "사전 안전 조치에 최선을 다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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