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BS 예능 프로그램 <동상이몽 시즌 2, 너는 내 운명>이 방송된 다음 날이었다. 6월 1일 올린 두 사람의 낭만적인 ‘초호화 크루즈 결혼식’ 현장이 공개됐는데, ‘핫한’ 커플답게 역시나 큰 화제가 됐다. 인터뷰를 나누는 동안에도 관련 기사들과 방송 후기가 속속 올라오고 있었다.
“(결혼식을 치른 후) 더 끈끈해진 것 같아요. 이제는 공식적으로 하나가 된 느낌? 온전한 마음으로 아끼고 사랑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마음도 더 편해요.”
시원하게 부는 바람, 간간히 들리는 새소리, 평화롭게 걸어 다니는 개 네 마리가 두 사람의 행복한 지금을 대신 표현하는 것 같았다. 강가의 데크에 나란히 앉은 두 사람은 ‘정말 행복했던 결혼식’이었다고 복기했다. 특히 결혼식장을 찾아 진심으로 축하해주던 가족, 지인들에 대한 고마움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크다. 최여진은 그날 본인을 바라보던 하객들의 촉촉한 눈빛들을 잊을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부부라는 이름이 되기까지 두 사람이 걸어온 시간이 순조롭지만은 않았다.

# 이단종교 교주설, 불륜설, 재벌설…
“각종 루머 모두 거짓”
최여진은 작년 8월 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열애 사실을 고백하며 김재욱 감독의 존재를 처음 알렸다. 화려하게 싱글 라이프를 즐겼던지라 상대가 누구인지 관심이 컸는데, 김 감독이 이혼 경험이 있는 돌싱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며 화제가 됐다.
문제는 그게 끝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유튜브를 중심으로 불륜설 등 온갖 루머가 나오기 시작했다. 연인이 되기 전인 2020년 예능 프로그램 <온앤오프>에서 전처와 함께 어울리는 모습이 회자되면서 당시에도 두 사람이 교제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세 사람이 같은 공간에 있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면서 비난의 시선을 던지는 사람들도 많았다. 김 감독과 전처가 2017년부터 별거를 했다고 해명했지만 한 번 불거진 일방적인 루머는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급기야는 김 감독의 전처가 방송에 출연해 해명하는 ‘웃픈’ 장면도 연출됐다. 두 사람은 공개적으로 밝힐 수 없는 사적인 이야기들도 많다면서 답답한 상황임을 호소했다.
김 감독이 이단종교 교주라는 주장도 있었다. 현재 가평에서 운영하는 레저클럽이 한 종교단체와 같은 이름이라는 것이 이유였다. 자산이 많다는 것을 근거로 재벌 혼외자설도 나왔다.
그런 대중들의 오해가 힘들지 않았냐는 질문에 두 사람 모두 태연한 태도를 보였다. 루머의 당사자인 김 감독이 먼저 입을 열었다.
“그렇게 타격감은 없어요. 키보드 워리어들이랑 상대하고 싶지는 않아요. 법무팀에서 악플러들을 상대로 법적인 대응을 준비하고 있어요. 일단 경고문을 주고 조금 더 지켜본 다음 본격적인 대응을 시작할 예정인데, 피차 복잡하고 피곤하니 그렇게까지 안 했으면 좋겠어요.”
유튜브의 수익구조 때문이라는 걸 모르는 건 아니지만 적극적으로 해명을 했음에도 기록이 사라지지 않는 상황이 답답하다고도 덧붙였다. 특히 본인이 사이비 종교의 아들이라는 영상은 조회수가 엄청나다면서 해당 종교 측에서도 연락이 왔을 정도로 근거 없는 이야기라고 해명했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지 25년이 됐고 절에도 다닌다”며 답답해하는 모습을 보니 그간 마음고생이 어느 정도였는지 짐작됐다.
김 감독은 재벌가 혼외자, 자산가 등 자신을 둘러싼 소문들 중에서는 부풀려진 것도 많다고 말했다. 가난하지는 않지만 재벌도 아니라면서 본인을 수상 레저 사업을 오래한 사업가라고 소개했다.


# 좋은 사람 기다리다 보니 나타난 ‘아저씨’
절친에서 부부가 되기까지
“돈 많이 썼어요.” “돈 많이 벌었어요.”
진짜 러브스토리를 듣기 위해 첫 만남은 어떻게 이루어졌냐는 질문을 던지니 두 사람이 동시에 대답했다. 7년 전으로 시간을 되돌리면, 당시 최여진은 수상스키를 본격적으로 배우려는 수강생이었다. 알려진 대로 최여진은 줌바를 비롯한 각종 스포츠 마니아다. 지인을 통해 수상스키 강사를 수소문했고 이곳으로 오게 됐다. 보통 수상스키를 제대로 배우려면 시설이 갖춰진 곳에서 장기간 합숙을 한다.
그렇게 ‘운동 좀 해보자’고 가볍게 시작한 수상스키는 최여진을 제대로 잡아당겼다. 서울 도심을 벗어나 자연 속에 파묻힐 수 있는 시간이 너무 좋았고, ‘강사’였던 김 감독과 호흡도 너무 잘 맞았다. 수상스키뿐 아니라 각종 스포츠를 함께하면서 둘은 우정을 쌓아갔고, ‘아저씨’라는 호칭을 사용하면서 7세의 나이를 뛰어넘는 절친한 친구가 됐다.
“저는 사람을 만나는 게 두려웠어요. 외적으로 멋있어도 어딘가 부족하고 나와 안 맞는 부분이 있더라고요. ‘아무나 만나지 말고 좋은 사람 기다려야지’라는 마음으로 여태 결혼을 안 하고 지냈는데, 어느 날 보니 그게 이 아저씨였어요(웃음). 아저씨랑 이런 관계가 될 것이라곤 생각도 안 했어요. 방송을 보시고 둘이 예전부터 만난 사이라고 하시는데, 처음부터 남녀 관계였으면 아마 방송에 나가지도 않았겠죠.”
어느 날 갑자기 눈에 콩깍지가 쓰인 것이냐 물으니 그것도 아니란다. 취미부터 식습관, 생활방식 등 많은 부분이 더할 나위 없이 잘 맞아서 ‘나중에 이런 남자 만나서 결혼해야지’라는 생각을 자주 했다고 한다. 그러다가 문득 ‘다른 사람이랑 결혼하면 아저씨랑 못 놀겠네?’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최여진의 이야기를 경청하던 김 감독도 조심스럽게 말을 이어갔다. 김 감독 역시 처음부터 이성적인 감정이 있었더라면 친구가 될 수도 없었을 것이라고 털어놨다.
“(둘이 연인으로 만나는 게) 얼마나 어렵겠어요. 이혼남에 시골 살고, 비주얼적으로도 안 맞고요. (최여진의) 주위에 있는 사람들을 보면 여자든 남자든 공기가 맑아요. 그런 생각을 가질 수도 없어요. 얼마나 어색하고 불편하겠어요. 그냥 전생에 나라를 구했다고 생각합니다.”


# 인생 2막의 출발점
“내 선택에 후회 안할 것”
최여진이 그동안 연예인으로서 보여준 모습은 대체로 당차고 에너지가 넘쳤다. 그런 태도는 최근 결혼으로 불거진 루머와 논란을 대하는 태도로도 이어졌다. 최여진은 피하지 않았다.
“연예인들은 이런 이슈가 생기면 숨고 도망가고 잠적하는데, 저는 왜 연예인이 마녀 사냥을 당해야 하는지 모르겠어요. 최근에는 누가 죽었다는 가짜 뉴스들도 있더라고요. 저는 제 길을 갈 거예요. 왜 연예인이 숨고 피해를 보고 고통을 받아야 하나요. 피할 이유가 없어요.”
다행인 건 시간이 흐를수록 본인을 응원하는 팬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는 것이다. 덕분에 강해졌고, 부부라는 이름으로 서로 믿고 의지할 수 있는 마음도 알게 됐다.
이제 정식으로 부부가 된 두 사람은 가평과 서울, 용평을 오가면서 지낸다. 운동이라는 취미가 잘 맞는 두 사람은 수상스키, 보드, 골프 등 계절에 맞게 스포츠를 즐기는 중이다. 같이 즐기되 각자의 영역을 존중하는 지금의 삶이 너무나 만족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