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방위산업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국장급 방산 협의체를 신설하는 데 합의했다. 미국과 서방·자유진영 32개국의 모임인 나토는 세계 국방비의 절반 이상을 지출하는 가장 강력한 군사 동맹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압박에 따라 나토 회원국은 방위비를 늘리기로 했는데, 협의체 신설에 따라 한국의 방산 수출이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 나토와 방산 협력 늘린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지난 25일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 만나 방산 협의체를 신설하는 데 합의했다고 26일 대통령실이 발표했다. 방위사업청이 올 4월 나토를 방문해 협의체 개설을 제안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방사청은 “올 하반기 나토와 방사청 간 협의체 회의 개최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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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 나토 국가들은 국방비를 증액해야 하는 상황이다. 나토 소속 국가는 평균 국내총생산(GDP) 대비 2%의 비용을 국방비로 지출하고 있는데, 이번 정상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한 대로 2035년까지 5%로 늘리기로 합의했다. 이번 합의에 따라 나토 회원국은 연간 수천억달러를 추가로 방산 분야에 투자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도 기대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미 일부 유럽 국가가 한국 무기를 수입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앞으로 수출 통로가 더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위 실장은 뤼터 총장에게 “한국은 나토의 방위 및 방산 역량 강화에 기여할 수 있는 최적의 파트너”라며 “양측이 앞으로 더욱 적극적으로 협력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 미·일 장관들과도 면담
위 실장은 뤼터 총장과 인도태평양 4개국(한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대표단이 함께 참여하는 ‘나토-인태 파트너 특별행사’에도 참여했다. 위 실장은 이 자리에서 “대한민국이 국제 평화와 안보를 위해 책임 있는 역할을 수행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글로벌 방산 강국을 지향하는 대한민국은 나토와의 표준화 협력을 통해 핵심 방산물자 공급망 강화에 기여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참석자들은 나토-인태 4국은 향후 협력 강화 내용을 담은 성명도 채택했다.
위 실장은 빌럼 알렉산더르 네덜란드 국왕이 주최한 공식 환영 만찬에도 참석했다. 이 자리에는 나토 동맹국과 인태 파트너국, 우크라이나 및 유럽연합(EU) 등 주요국 정상들이 자리했다. 위 실장은 참석 정상들에게 이재명 대통령의 안부 인사를 전하고, 각국 정상에게 양국 관계 증진에 대한 이 대통령의 의지를 전달했다.
위 실장은 이 밖에 각국 대표단과의 면담을 이어갔다. 마르텐 보프 네덜란드 총리 외교국방보좌관과의 면담을 통해서는 한국과 네덜란드가 반도체 및 인공지능(AI) 분야 관련 협력을 강화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과 별도 접견도 했다. 이 자리에서는 한·미동맹 발전 방안이 논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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