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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법무법인, 조씨 소유 도곡동 아파트 강제경매 시도
사건 알려지자 6일 만에 취하...법조계 “수임료 추정”
[인사이트코리아 = 이세령 기자] 조현아(개명 후 조승연) 전 대한항공 부사장 소유 서울 강남 도곡동 모 고급 아파트가 단돈 7600만원 때문에 법원경매에 넘겨질 뻔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경매 개시 결정이 내려진 지 엿새 만에 채권자인 P법무법인이 취하하면서 사건은 일단락됐다.
해당 경매는 이 법무법인이 지난 4일 조 전 부사장을 상대로 서울중앙지방법원에 강제경매를 신청하면서 시작됐다. 법원은 12일 이를 받아들여 조 전 부사장이 소유한 서울 도곡동 모 고급 아파트에 대해 경매개시 결정을 내렸다. 해당 법무법인이 조 전 부사장을 상대로 청구한 금액은 7698만원이었다. 그러나 7일 뒤인 6월 18일 취하하면서 사건은 흐지부지 끝났다.
이 집은 조 전 부사장이 지난 2022년 6월 24일 약 45억원에 매입한 전용면적 244.66㎡(약 74평) 규모의 고가 아파트다. 총 세대수는 19가구에 불과하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는 “단지수가 적어 매물이 잘 나오지 않는다”면서 “최근 분위기를 감안할 때 매매가는 60억~65억 정도 된다”고 말했다. 등기부등본에는 이번 경매 건과는 별개로 국세청의 압류 기록이 남아 있다.
조 전 부사장은 1999년 대한항공에 입사해 2013년 대한항공 부사장직에 올랐다. 그러다 2014년 12월 일명 '땅콩회항사건'이 터졌다. ‘재벌가 갑질’이라는 비판을 받으며 여론은 급속도로 나빠졌다. 결국 조 전 부사장은 자리에서 물러났다.
2018년 3월 칼호텔네트워크 대표이사로 복귀를 시도했지만, 계속되는 비판에 한 달 뒤인 4월 사임했다.
조 전 부사장과 법무법인은 어떤 인연이 있는 것일까. 이에 대해선 정확하게 확인되지 않는다. 다만 법조계에서는 이 법무법인과 한진그룹 일가와 얽힌 사건을 주목한다.
지난 2019년 조 전 부사장과 모친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은 필리핀 여성 11명을 대한항공 직원인 것처럼 허위로 초청해 가사도우미 일을 시킨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조 전 부사장은 5명, 이 전 이사장은 6명의 가사도우미를 불법 고용한 혐의를 받아 기소됐다.
그해 9월 법원은 위계공무집행방해 및 출입국관리법 위반 등의 혐의를 적용해 조 전 부사장에게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 벌금 2천만원을 선고했다. 120시간의 사회봉사도 함께 명령했다. 조씨가 항소하지 않아 형은 확정됐다.
당시 조 전 부사장 변호는 K법무법인이, 모친 이 전 이사장은 이번에 강제경매를 신청한 P법무법인이 맡았다. 검찰총장 출신 인사가 대표로 있는 P법무법인은 소속 변호사수가 50여명에 달하는 중견 로펌이다.
P법무법인, 강제경매 신청…법조계 “수임료·성공보수 미지급 가능성”
현재 등기부에는 경매개시 결정이 ‘취하’ 사유로 말소된 것으로 기재돼 있다. 일반적으로 채권자가 자발적으로 경매를 취하하는 경우, 채무가 변제됐거나 양측 간 합의가 이뤄졌을 가능성이 크다.
이번 사건에서 눈에 띄는 점은 법무법인이 직접 채권자로 나서 경매를 신청했다는 점이다. 보통의 법원 경매는 금융기관이나 임대인, 개인 채권자가 신청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법무법인이 직접 신청하는 경우는 이례적이다.
한 경매업계 관계자는 “법무법인이 채권자로 나서서 강제 경매를 신청한 건, 통상적으로 변호사 선임 비용이나 자문료, 성공보수 등의 법률서비스 대금이 지급되지 않아 소송했을 가능성이 크다”며 “7600여 만원이라는 비용을 봐서는 성공보수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한 중견 변호사 역시 “강제경매 신청자가 법무법인일 경우, 대부분 사건 수임료나 성공보수 미지급 때문”이라며 “(법무법인의 경매신청은) 자주 있는 일은 아니지만 간혹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경매신청과 관련해 해당 법무법인은 “구체적인 사건 내용과 관련해서는 밝히기 힘들다”며 답변을 거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