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2021년 제작이 발표됐다. 하지만, 그 후 별다른 진행 소식이 들리지 않으며 자연스럽게 관심에서 멀어졌다. 4년이 지난 뒤, 정식으로 공개된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때에도 큰 관심을 끌지는 못했다.
작품의 재미를 먼저 알아본 건 해외 시청자들이었다. OTT 시청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공개 하루 만인 21일 미국, 영국, 호주, 일본 등 22개국에서 1위를 차지했고, 23일 글로벌 1위로 도약했다. 이후 'K팝을 소재로 한 작품이 관심을 받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국내에서도 뒤늦게 1위에 등극했다. 그 결과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24일 기준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 41개국에서 1위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하고 있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K팝을 소재로 하고 있지만, 국내 작품은 아니다. '스파이더맨: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 등을 만든 소니 픽처스 애니메이션이 제작을 맡은 미국 작품이다. 다만, 한국계 캐나다 감독 매기 강과 크리스 애플한스가 공동연출하는 등 한국계 제작진이 대거 참여했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K팝과 오컬트의 결합이라는 독특한 세계관을 바탕으로 세 멤버들의 개성과 우정, 말 못 할 비밀을 가진 루미의 성장, 매력적인 빌런 등을 담아냈다. 다만, 큰 틀에서의 전개나 플롯이 크게 독창적이지는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건 디테일한 설정으로 완성도를 높였으며 화려한 영상미와 사운드로 이를 뒷받침했기 때문이다. 먼저, 한국계 비중이 높은 제작진은 K팝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자랑했다. 블랙핑크, 있지, 트와이스, 방탄소년단, 스트레이키즈, 에이티즈는 물론 차은우, 남주혁 등 K팝, K드라마 한류스타들의 생김새를 참고해 캐릭터들의 비주얼을 완성하고 안무와 퍼포먼스도 실제 K팝 그룹을 보는 듯 실감나게 표현했다. 또한 이병헌, 안효섭 등의 배우들이 더빙에 참여해 완성도를 높였다.
또한 K팝을 넘어 저승사자, 한약, 한옥, 호랑이 귀신 등의 전통적인 한국 문화와 남산 타워 등으로 대표되는 현대적인 서울의 풍경 역시 이질감 없이 녹여냈다. 작품을 뒤늦게 접한 한국 시청자들 역시 디테일한 부분에 감탄하며 작품의 완성도를 칭찬했다.
K팝이라는 문화를 주로 다룬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음악에도 큰 신경을 썼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음악은 테디가 수장으로 있는 더블랙레이블에서 대부분 담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녹음에는 트와이스의 정현, 지효, 채영 등이 참여했다.
실제 K팝 그룹의 노래라고 해도 손색없는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OST 앨범은 23일 기준 미국 아이튠즈 앨범 차트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K팝 아이돌 중에서도 최정상급 그룹들만 가능하다고 평가받는 미국 차트 뚫어내기에 성공한 것이다. 영화의 성공 이후 속편, 시리즈화를 요구하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이렇게 큰 흥행을 보여준다면 넷플릭스 입장에서 긍정적이지 않을 이유가 없다. 작품 속에 풀리지 않은 떡밥들이 남아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한국의 K팝을 소재로 하고 있지만, 한국에서 만든 작품은 아니라는 점에서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성공은 새로운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라는 IP가 성공적으로 자리를 잡을 수 있다면, 별개의 그룹이 아닌 K팝 자체가 새로운 무기가 되고 나아가 한국의 특색있는 문화들도 글로벌 콘텐츠에 적극적으로 사용될 수도 있는 것이다.
이는 과거 '오징어 게임'의 성공을 떠올리게 한다. 한국의 놀이 문화를 채용한 '오징어 게임' 역시 한국 보다 해외에서 먼저 주목했다. 특히 '오징어 게임'의 성공은 작품뿐만 아니라 한국의 다양한 문화에도 관심을 갖게 만들었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다루고 있는 K팝은 이미 전세계적인 관심을 받고 있지만, 단순히 음악과 퍼포먼스를 즐기는 것을 넘어 새롭게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를 향한 뜨거운 관심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나아가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성공이 K팝과 한국 문화의 새로운 성공 공식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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