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x.com/Angelic52171823/status/1937108083349840057
원트 타래 길어서 복붙해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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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맥락인용 이거보고그냥생각낫음)
-우리 엄마가 저승사자 만났는데
절차가 이게 맞냐고 따져서 풀려난 썰 푼다
때는 지금으로부터 몇십년전
제 어머니께서 제 나이보다도 어릴 때였습니다
당시 외조부님은 외조모님을 싫어하셔서 딴살림을 차리셨다고 알고 있는데
다만 정확히 표현하면 외조모님과 제 어머님 그리고 다른 자식들이 쫓겨난 것이었고
당시 가정주부인데다 의지할 만한 친정도 마땅치 않으셨던 외조모님은
당연히 경제력이 좋으실 리 없어
어느 허름한 옥탑방에 들어가 계시게 됩니다
냉난방시설이 변변할 리 만무하니
비좁은 옥탑방에서 더운 여름밤 나기가 쉽지 않기도 했고
딱히 갈 만한 데도 없으니
외조모님과 어머님은 당시 근처 교회로 새벽기도 및 철야기도를 자주 가셨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밤
외조모님은 철야 기도를 가시고
어머니는 자고 계셨습니다
그리고 어느 순간 잠에서 깨었는데
아직 한밤중이었대요
그러나 어머니는 다시 잘 수 없었습니다
왜냐면 어머니 앞에는 저승사자 두 명이 서 있었기 때문입니다
정말 우리가 저승사자. 하면 떠올릴 그런 스테레오타입으로
(원트에 의하면 시대변화에 맞춘 복장이라는)
검은 도포 차림의 두 저승사자가 서 있었다고 합니다.
아 원트는 아니고 원트인용. 수정.
뭐 그렇고
저승사자는 세명아닌가 싶지만
어쨌든 그들은 별 말도 없이 어머니에게 따라가자고 손짓했고
어머니는 그냥 그대로 따라갔습니다
이때 자기 전 열어둔 창문 너머 소리며 바람까지 다 느껴졌다고 합니다.
자 근데 이 방이 옥탑방이라고 했잖아요
그러니까 두 저승사자(한명어디갔지?) 를 따라가던 어머니는
바로 그 집 밖을 나갈 수는 없어서
긴 계단을 지나야 했어요
그리고 그 때까지 아무 생각 없이 따라가던 어머니가
순간 강한 이상함을 느꼈는데
아 죽을때가 아닌데 란 생각이었냐고요?
전혀 ㄴㄴ
그건 다름아닌
'나는 예수 믿는데,
그러면 무속 신앙의 저승사자들이 왜 날 데리러 오는가'였다고...
그렇습니다
제 어머니는 죽을 때란 것에는 의문이 없었는데
내가 니들 관할 맞냐는
절차적 정당성에 대한 의문이 생기신 것입니다
그 보통 그런 절차를 죽을 때 따지지는 않지 않나 싶으나
저희 어머니 극도의 J성향이십니다
절대 절차에서 벗어난 거 그냥 못 두십니다
그래서 어머니는
앞서서 계단을 내려가던 저승사자의 어깨를 건드렸습니다
그러니까 저승사자들이 돌아보았대요
어머니는 그 둘에게 차분하게
'너는 나와 상관이 없다'고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문법적으로는 너희들 이 맞는 것 같지만
뭐 파워 J도 실수할 수 있지 저승사자앞인데
근데 그 순간
갑자기 저승사자들이 빳빳하게 굳어버렸습니다
그리고는 계단을 우당탕탕 굴러서 밖으로 나가버렸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순간 어머니는 잠자리에 누운 자신을 발견하셨다 합니다
평소 꿈을 잘 기억하지도 않는 분이라
이런 꿈? 은 너무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마침 시계를 보니 교회 새벽기도 시간이 다가와서
어머니는 교회로 감
그리고 그날 교회로 가는 길에
엄청나게 과속질주하는 차량을 만났지만
어머니를 아슬아슬하게 비껴가서 어느 트럭과 사고남
그래서 어머니는 안 다치심
근데 그리고 교회를 가서 (철야기도하러 가 계시던) 외조모님을 만났는데
외조모님 말씀으로는
바로 그날 밤-새벽(그니까 저승사자들이 나타났던 시점)
갑자기 아주 급박하게
'네 딸이 위험하다'란 계시? 같은 것이 있었고
외조모님은 대체 무슨말인지 몰라서
0_o? 하면서도 암튼 딸을 구해주십시오 주님 하고 열심히 기도했는데
어느 순간'이제 괜찮다 안전해'란 마음이 들었다고.
그리고 어머니는 지금도
'아니 난 예수믿는 사람이니 올거면 천사가 와야지 왜 걔들이 왔냐고'라며
절차적 정당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계십니다
(이런 거 보면 확실히 J가 되어보고 싶어져
나같은 P는 저런 생각 못할지도 모른단말이다)
덧붙이자면 어머님의 이런 죽음의 합법절차? 에 대한 신념은 이후로도 변함이 없어서
어머니의 할머니, 제게는 외증조모 되시는 분이 돌아가신 후
그 모습이 소복을 입고 어머니 꿈에 반복적으로 나타나
어딘가로 데려가려 했다는데
어머니는 신경 안 쓰고 그냥 그대로 한 달 정도
계속 그런 매우 생생한 꿈을 꾸며 지냈다함
어머니 왈
'나는 예수 믿으니까 죽을 때는 천사가 와야 맞는거다'
그래서 신경 안 쓰셨고
그 이후로도 잘 살아계십니다
제 어머니지만 가끔 놀랍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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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저승사자 만나면 소속 구랑 관할이 어디고 집행일자 맞는지 꼭 물어봐야할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