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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사하구 을숙도에 있는 을숙도문화회관 모습. 부산 사하구청 누리집 갈무리부산의 을숙도문화회관이 노무현재단에서 주최하는 추모 음악회의 대관을 불허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정치적 행사를 개최할 수 없다는 논리인데, 지역 예술계와 시민사회는 납득할 수 없다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19일 지역 예술인 등의 말을 들어보면, 노무현재단 부산위원회는 5월 개최 예정이었던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추모 음악회(문화제)를 사하구 을숙도의 을숙도문화회관에서 열기로 했다. 이 음악회는 노무현재단 부산위원회가 해마다 5월 노 전 대통령 서거일에 맞춰 열었던 행사로, 올해에는 윤도현 밴드 등을 초청해 공연할 계획이었다. 노무현재단 부산위원회는 지난 3월 대관을 문의했다.
그러나 을숙도문화회관 쪽은 “상반기 정기 대관 신청 일정이 지났고, 사하구 조례에 따라 정치적 행사는 대관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며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알게 된 일부 지역 예술인들과 시민사회 쪽에서는 을숙도문화회관과 관할 지자체인 사하구를 거세게 비판하고 있다. 노무현재단 쪽이 주최하는 순수 예술공연을 정치적 행사로 규정해 지역 예술인의 공연을 막고, 관객에게 공연을 감상할 기회조차 박탈하게 했다는 것이다.
지역의 한 중견예술인 ㄱ씨는 “좋은 공연을 적극적으로 유치해야 할 문화회관 쪽이 공연을 하겠다고 상담하는데도, 정치적인 잣대로 공연을 전면 차단한 것은 용납할 수 없다. 예술 탄압을 넘어 관객까지 우롱한 것”이라고 말했다. 노무현재단 관계자도 “을숙도문화회관 쪽은 지역 예술인에게 머리숙여 사과해야 한다”고 했다.
지역 예술인들과 시민단체는 20일 부산 사하구청 앞에서 을숙도문화회관 쪽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연 뒤 이갑준 사하구청장을 항의 방문해 재발 방지책 등을 요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