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 대표 출마를 선언한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의원이 16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현충탑을 참배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차기 당대표 선출을 위한 8·2 전당대회 출마를 일찌감치 선언한 정청래 의원이 곳곳에서 견제구를 맞고 있다. 정 의원의 다소 강한 '캐릭터'가 안정감이 필요한 집권여당 대표에 맞지 않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유인태 전 국회사무총장은 19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민주당 차기 당권에 대해 "정 의원 이미지가 너무 강해서 '여당 대표가 좀 부드러운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는 이런 흐름이 당 안에서 좀 있는 것 같더라"고 전했다.
유 전 총장은 "(정 의원은) 법제사법위원장을 하면서도 '말을 왜 꼭 저렇게 하지' 이럴 때가 참 많았다"며 "그게 결국 당에 부담을 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대표를 안 하고 계속 공격수를 하면 몰라도 너무 그런 역할을 (한 사람을) 당의 얼굴로 내세우기는 좀 그렇다"고 덧붙였다.
서용주 전 민주당 대변인도 전날 채널A라디오 '정치시그널'에서 "원내대표는 누가 해도 괜찮았는데 이번 당대표 선거는 묘하다"며 "김어준(딴지일보 총수)씨 쪽 지지층은 정청래 의원을 미는 성향이 강하고 이재명 대통령 쪽 지지층은 박찬대 의원을 더 지지하는 쪽으로 섰다"고 주장했다.
당 일각에서는 정 의원이 차기 당 대표 출마에 너무 의욕을 보였다가 오히려 당에 부담을 줬다는 비판이 나온다. 그는 지난 1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직을 1년 만에 자진 사퇴하면서 "임기를 마쳤으니 물러간다"고 밝혔다.
통상 국회 상임위원장은 전·후반기로 나눠 각각 2년을 임기로 한다. 1년을 임기로 하는 경우는 여야나 의원들 간 사전 합의를 거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당시 원내대표 경선에 나섰던 김병기·서영교 의원 모두 "상임위원장 임기는 2년"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정 의원이 신임 원내대표가 선출된 이후 상의하고 법사위원장직을 내려놓는 것이 좋았을 것"이라며 "미리 내려놓으면서 국민의힘의 법사위원장직 요구 공세 빌미를 주고 새 지도부에 부담을 준 측면이 있다"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김병기 신임 원내대표가 원내대표단 인선 발표를 한 15일 공식 출마를 선언하고, 16일 김 원내대표와 비슷한 시간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을 참배했다. 두 사람은 현충원에서 만나 인사를 나눴다.
이를 두고 정 의원이 결과적으로 신임 원내대표단에 쏠릴 정치권과 여론의 관심을 일부 흡수한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정 의원이 당 대표가 된다면 이재명 정부 성공보다 자기 정치를 더 중요시 할 것이라는 의문이 커지는 대목이기도 하다.
이러한 당내 기류가 커지면서 정 의원도 몸을 사리고 있다. 그는 17일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고등학교 이후에도 우정을 나누는 친구가 생길까 생각했는데 국회의원이 돼서 그런 친구가 생겼다"면서 당대표 선거 출마를 고심 중인 박찬대 전 원내대표와의 친분을 과시했다.
그는 "박 의원이 당대표가 돼도 상관없다"며 "나오게 되면 (저는) '박찬대가 당 대표 돼도 상관없다'고 하고, 박 의원은 '정청래가 당 대표 돼도 상관없다'는 관점하에 지금까지 해보지 않은 선거운동을 (서로가) 하게 되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또 18일 오후 MBC라디오 '권순표의 뉴스 하이킥'에서는 "저도 깜짝 놀랐는데 '정청래는 왕수박(비이재명계 비하 용어)'이라는 공격이 있었다"며 "'정청래가 왕수박이면 어떻게 하자는 말이냐'하면서 정화가 돼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선거가 시작되면 자기가 지지하는 후보가 있지 않나. 그러면 그 지지하는 후보에 대해 열심히 선거운동을 하지 않겠나"라며 "갈등이라기보다는 선의의 경쟁"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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