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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대소변 때마다 문자를요?”… 교권 사각지대 유치원·보육교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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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6.18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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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 교사 A씨는 지난해 1년 동안 한 원생 보호자로부터 거의 매일 민원 전화를 받아야 했다. ‘아이가 대소변 볼 때마다 문자로 알려달라’ ‘열이 있으니 5분마다 상태를 보고하라’ ‘아이 활동 내용을 A4 한 장씩으로 정리하라’ 등 무리한 요구가 대부분이었다. 매일 20명의 아이들을 보조 교사와 단둘이 돌봐야 하기 때문에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A씨는 “요구가 제대로 반영 안 되면 주말 밤에도 전화해 ‘대충 일하고 월급 받는 걸 너희 부모도 알고 있느냐’ 식의 인신공격을 했다”며 “괜히 맞섰다가 더 심한 막말을 들을 것 같아서 참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유치원 교사 B씨는 최근 아동 학대 가해자로 신고를 당했다. 다른 원생들을 폭행하는 아이를 제지하다가 아이의 몸에 작은 생채기가 났는데, 그 부모가 신고한 것이다. 해당 부모는 밤낮으로 B씨 개인 번호로 연락해 ‘맘카페에 올리고, 교육청에 민원 넣어서 너 평생 교사 못 하게 막겠다’는 협박까지 했다.

어린이집·유치원 교사들에 대한 일부 부모들의 악성 민원, 갑질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 자신의 자녀만 제대로 돌보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교사 개인 휴대폰이나 소셜미디어로 폭언과 욕설을 해 정신적 피해를 호소하는 교사들이 늘고 있다. 보육 교사 상당수가 젊은 20대 여성이다 보니 보호자들의 악성 민원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도 쉽지 않다. 교육계에선 현재 교권 보호 정책이 초중등 교사에 집중돼 있어 상대적으로 사각지대에 놓인 어린이집과 유치원 교사에 대한 보호 강화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악성 민원 양상도 다양해지고 있다. 인천의 한 어린이집 교사는 매일 1시간 이상 원생들 사진을 편집하고 있다. 이 어린이집은 보호자 알림장 앱에 원생 단체 사진을 올리는데, ‘우리 아이랑 싸운 애들 얼굴을 보고 싶지 않다’는 일부 부모의 요구로 매일 단체 사진에서 한 명씩 편집해 개별 제공하는 것이다. ‘충치가 생기면 안 된다’며 매일 치실로 자녀 치아를 관리해달라고 교사에게 부탁했다가 거절당하자 “MZ세대라서 제멋대로냐”는 폭언을 하는 경우도 있다.

경기도의 한 유치원 교사는 “마음에 들지 않는 교사에게 ‘저능아 아니냐, 선생 자격이 없다’ ‘아이를 안 키워봐서 돌보는 게 서툴다’는 폭언을 쏟아내는 부모들이 여전히 많다”며 “임신한 유치원 교사에게 ‘왜 지금 임신했느냐’고 막말을 한 보호자도 있다”고 말했다. 윤지혜 국공립유치원교사노조 위원장은 “학부모 민원에 시달려 ‘자살하고 싶다’며 노조에 도움을 요청하는 교사들이 나오고 있다”며 “유치원도 엄연히 교육 기관인데 아이를 잠시 맡아 돌봐주는 보육 기관으로 잘못 인식하는 경우가 많으면서 교사들을 함부로 대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말했다.

문제는 일부 유치원·어린이집 원장들이 학부모 여론을 의식해 악성 민원 피해를 인지해도 적극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저출생 등으로 지역마다 원생 유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외부에 피해를 알려 교사를 보호하기보다 피해 사실을 감추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신고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정부는 악성 민원 피해 건수조차 제대로 집계하지 못하고 있다.

강원도의 한 유치원 교사는 “원장, 관리자들이 학부모 눈치에 어린 교사들에게 ‘무조건 죄송하다고 하라’는 식으로 책임을 떠넘기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고 말했다.



https://n.news.naver.com/article/023/00039096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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