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것은 육성인가, 학대인가. 키움 히어로즈의 20세 우완 유망주 김윤하가 KBO리그 선발투수 최다 연패 불명예 신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6월 17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SSG 랜더스전에서 5이닝 3실점을 기록한 김윤하는 팀의 1대 11 패배와 함께 선발 15연패를 기록했다.
지난해 7월 25일 두산 베어스전에서 7이닝 무실점으로 데뷔 첫 승을 거둔 이후, 김윤하의 등판은 패배의 연속이었다. 첫 승 이후 9차례 선발 등판에서 5패를 추가한 김윤하는 올 시즌에도 14경기에서 10패를 당하며 통산 성적이 1승 16패가 됐다. 장충고 출신으로 2024년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9순위 지명을 받은 유망주의 현실은 입단 당시 기대와는 정반대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데뷔시즌인 작년만 해도 김윤하의 미래는 0승 10패보다 10승 0패 쪽에 가까워 보였다. 좋은 신체조건과 평균 144.6km/h의 힘 있는 포심, 여기에 커터, 커브, 슬라이더, 포크볼 등 다양한 구종을 구사하는 선발투수는 분명 매력적이다. 작년 19세 신인답지 않게 긴 이닝을 곧잘 막아내며 이닝이터의 가능성을 보여줬고, 올 시즌 당당하게 로테이션 한 자리를 차지했다.
KBO리그 역사상 승리 없이 두 자릿수 패배를 당한 투수는 김윤하가 역대 10번째다. 1986년 장명부(당시 빙그레), 1980년 김청수(당시 롯데) 등이 이 불명예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앞으로다. 만약 이대로 승리 없이 시즌을 마칠 경우 김윤하는 1999년 가내영(당시 쌍방울, 0승 10패), 2010년 호세 카페얀(당시 한화, 0승 11패), 2021년 장시환(당시 한화, 0승 11패)에 이어 역대 4호 '0승 -10패' 클럽에 가입하게 된다.
"투수는 맞으면서 큰다"는 말도 있지만, 이런 식으로 지는 경험만 계속 쌓는 것이 과연 어린 투수의 성장에 바람직한 일인지는 의문이다. 잠시 보직을 바꾸거나, 보다 좋은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리는 식으로 변화를 줄 수도 있는데 계속 선발로 내보내면서 스스로 이겨내라고 강요하는 게 유망주를 위하는 길인지는 생각해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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