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www.newdaily.co.kr/site/data/html/2025/06/13/2025061300281.html
서울지역 개인택시 기사들의 퇴직금 역할을 해 온 복지금이 파산 위기에 처한 것으로 확인됐다.
복지금 운용사는 택시기사를 그만둔 이들과 복지금 탈퇴자에게 지급해야 할 960억 원 가량을 연체 중이지만 잔고는 10억도 채 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16일 본보 취재에 따르면 복지금은 근로기준법상 퇴직금 제도 적용 대상이 아닌 개인택시 기사들이 퇴직자에게 십시일반 모아 건네던 전별금에서 출발한 제도다.
이후 제도화 돼 40여 년간 운영되면서 납입금 환불과 가입 기간에 따른 증액이 적용됐고 사실상 퇴직금 제도로 자리잡았다.
현재 파악된 복지금 가입자는 3만6751명으로 운영사가 파산할 경우 최대 피해 규모는 7482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해 복지금 운영 관계자는 "제도를 공중분해하고 디폴트가 나야 해결된다"며 파산 상태임을 사실상 인정했다.
일각에서는 서울시가 개인택시기사의 복지금 가입을 의무화한 것에 문제를 제기하며 시를 상대로 배상을 요구하는 시위를 준비하고 있어 논란은 확산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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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금 기금 고갈의 주된 원인은 운용 실패와 지급 수요 급증으로 분석된다.
운영 초기에는 가입자가 많고 퇴직자는 적어 적립금이 빠르게 쌓였다. 하지만 40여 년이 흐르면서 장기 근속자와 고령 퇴직자가 증가하며 적립금 유입보다 지급 수요가 급격히 커졌다.
기금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려면 일정 부분을 투자해 수익을 내야 하지만 복지금 운영사는 마곡에 위치한 가스충전소 1곳 외에는 별다른 투자 자산을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마저도 기대만큼의 수익은 나오지 않았다.
차 이사장은 "충전소를 통한 수익을 높이기 위해 조합원들에게 이용을 독려했지만 협조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복지금 제도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고 혜택이 줄면서 탈퇴자가 늘어나고 기금 고갈은 더욱 가속화됐다.
현재 가입자를 기준으로 일시에 복지금을 모두 지급하려면 6522억 원이 필요하다. 미지급금까지 포함하면 운영사가 감당해야 할 재원은 7482억 원에 이른다.
차 이사장은 "이제는 남은 조합원들에게 더 내라고 하거나 받을 사람에게 덜 주자고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며 "공중분해하고 디폴트가 나야 해결된다"고 사실상 파산을 인정했다.
복지금이 파산된 경우, 유일 자산인 마곡 가스충전소를 청산한 뒤 잔여 재원을 조합원에게 분배하는 방식으로 사업이 정리될 가능성이 크다. 차 이사장에 따르면 해당 자산의 가치는 약 300억 원으로 추산된다.
서울시내 개인택시 기사 3만6751명의 퇴직금 대부분이 사라질 위기에 놓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