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n.news.naver.com/article/023/0003572917?sid=101
“다들 오늘 저녁 약속 있어?” “선약 있어요!” 부서 회의가 끝난 뒤 부장이 날린 회식 제안을 새파란 신입들이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칼같이 거절한다. 부장이 머쓱해하며 구원의 눈빛을 보낸다. 어쩔 수 없이 “저는 없습니다!” 대답하고 빠르게 메신저 대화방에 한 번 더 말해본다. ‘약속 조정할 수 있는 사람은 좀 해라. 부장이 간만에 저녁 먹자고 하는데.’ 빠르게 ‘읽음’ 표시는 사라져가는데 아무도 대답하지 않는다. ‘내가 저 나이 때는 무조건 따라갔는데….’ 후배들이 괘씸해져 나도 모르게 ‘라떼는 말이야(나 때는 말이야)’를 마음속으로 내뱉는다. IT 기업에 다니는 1986년생 과장 윤치호씨의 일상이다. 윤씨는 “90년대생들은 확실히 우리랑 사고방식이나 태도가 다른 것 같다. 나도 매일 ‘라떼는 말이야’를 시전하는 ‘꼰대’가 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Y세대(1980년대 초반~1990년대 중반 출생자)’ 형님급인 80년대생들이 회사의 주요 실무를 책임지는 중간관리자로 올라서기 시작했다. 최근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37) 한화솔루션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하는 등 1970~80년대생 젊은 임원이 늘면서 자연스럽게 팀장급도 1980년대생으로 채워지는 것이다.
1980년대생들은 자신들이 ‘꼰대’가 아니라 ‘낀대’라고 항변한다. 원조 꼰대인 기성세대와 극도로 개인주의적인 1990년대생 사이에 ‘끼어버린 세대’라는 뜻이다. 베이비붐 세대(1955~63년 출생)의 자녀들인 1980년대생들은 경제 성장기에 태어났지만 학창 시절 외환 위기를 겪으며 부모 세대가 좌절하는 모습을 지켜봤고, 대학 졸업 후에는 청년실업의 벽에 가장 먼저 부딪힌 세대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