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힘이 대표하는 보수우파 정치세력은 더는 주류가 되기 어려울 것이다. 이재명 정권이 시작되고 더불어민주당이 압도적 의석수를 갖고 있어서만은 아니다. 그들 스스로 바로 설 힘은커녕 엎드릴 힘조차 잃었기 때문이다. 적어도 12·3 이후의 혼란에 대해 사과하는 ‘예의’는 물론, 탄핵 인용에 이어 선거로 심판받았으면 국민 뜻을 헤아리는 ‘성의’라도 보여야 하는데 도통 없다. 내부 동력이 없는 건 아니다.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들고나온 ‘개혁안’은 누가 봐도 틀린 말이 하나도 없다. 대통령 탄핵 반대 당론 무효화, 대선 후보 교체 시도에 대한 당무 감사 등이다. 재선 의원 17명도 지지 성명을 냈다. 왜 이제야 들고나왔느냐는 비아냥도 있었지만 그나마 지금이 마지막 ‘골든타임’이라는 게 오랜 지지자들의 뜻이다. 내용도 최소한의 응급조치에 가깝다.
이마저도 헌신짝처럼 차버렸다. 2025년 6월9일 갑론을박을 벌인 뒤 6월11일 의원총회는 개회 40분 전에 취소해버렸다. 김용태 위원장에게도 아무 협의 없이 문자 ‘알림’만 왔다고 한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당내 갈등과 분열로 비칠 우려” 때문이라고 밝혔다. 자기 뜻대로 되지 않는다고 회의 자체를 막은 건 또 다른 ‘계엄’ 아니냐는 비판이 쏟아졌다. 6월9일 의총에서 상당수가 ‘영남 지역당’으로 쪼그라들 위험을 걱정했으나, ‘친윤’이라 불리는 기득권 인사들은 아랑곳없다. 이들에게 과연 권력의지란 게 있긴 있을까? 혹자는 당권이든 공천 보장이든 동네 영향력이든 제 이익만 지키려는 ‘밥그릇 의지’라고 하는데, 그조차 과하다. 누구의 어떤 밥그릇이든 상관없이 내가 떠먹기만 하면 그만이라는 ‘숟가락 의지’에 가깝지 않을까.
(중략)
https://h21.hani.co.kr/arti/politics/politics_general/57487.html
진짜 기사 제목임 ㅇ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