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색+2’ 점퍼 입은 사진 올려 해외 팬들까지 비판…‘MAGA리나’ 꼬리표 떼는 게 숙제

이 점퍼에는 빨간색으로 숫자 ‘2’가 크게 새겨져 있고, 사진과 함께 카리나는 게시글에 장미꽃 이모티콘을 올렸다. 빨간색과 숫자 2, 그리고 6월에 펼쳐지는 ‘장미대선’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는 이모티콘 탓에 “카리나가 국민의힘을 지지하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진 것이다. 선거 기간 동안 일부 연예인이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자와 정당의 고유 컬러 아이템을 소셜미디어(SNS)에 올리면서 자신의 정치 성향을 알리는 일이 종종 있었던 터다.
논란이 일자 카리나는 즉각 사진을 삭제했지만 ‘빨간색’과 ‘2번’을 쓰는 국민의힘 관계자와 그 지지자들이 감사와 응원의 뜻을 표하면서 논란은 더 커졌다. 초상권 이용 허가도 없이 카리나의 사진으로 선거용 이미지를 만드는가 하면, 해당 지지세력의 ‘스피커’로 분류되는 유명인들도 “우파 여신 카리나를 시작으로 많은 K-팝 걸그룹들이 용기 있게 보수를 응원할 수 있도록 독려해야 한다”라고 외쳤다. 실제로 카리나의 인스타그램에는 제21대 대통령 선거가 끝난 지금까지도 보수 지지자들의 응원 메시지가 빗발치고 있다.

해외 팬들 사이에서는 카리나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슬로건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에서 딴 ‘마가(MAGA)리나’라는 별명을 붙이는 움직임도 보인다. X(옛 트위터)에서 해외 팬들은 “카리나의 논란은 미국으로 따지면 1020세대들에 인기 있는 연예인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모습을 보인 것과 같다”며 “만일 소속사인 SM엔터테인먼트(SM엔터)와 카리나가 자신들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세력에 매우 단호한 모습을 보였다면 논란을 두고 갑론을박 자체가 이뤄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카리나 논란이 불거진 다음 날인 5월 28일, SM엔터가 “카리나는 일상적인 내용을 소셜미디어에 게시한 것일 뿐 다른 목적이나 의도는 전혀 없었다”며 “더 이상 아티스트의 뜻이 왜곡돼 특정 의도로 소비되는 일이 없길 바란다”는 입장문을 내놨으나 정작 실제 ‘특정 의도’로 소비되고 있는 것에는 구체적인 대처 방향을 언급하지 않은 것을 비판한 것이다. 정치색 논란이 불거졌던 가수 빈지노, 방송인 홍진경, 배우 김혜은 등의 경우 즉각 사과문을 올리면서 상황이 빠르게 정리된 반면, 카리나는 팬덤을 위한 플랫폼에만 짧게 입장을 밝힌 것에 그친 것도 부정적인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익명을 원한 한 가요계 관계자는 “원래도 선거철마다 연예인이 어떤 정치 세력을 지지하는지 투표 시 착장이나 셀카 등을 통해 해석하고, 비판 또는 지지하는 일이 있었지만, 어느 쪽을 지지하든 개인의 자유라는 점이 더 존중돼 왔기 때문 선거가 끝나면 자연스럽게 사그라졌다”며 “그런데 이번 대선은 비상계엄 탓에 일어난 특별한 배경이 있다는 점에서 보수세력에 대한 지지로 읽힐 수 있는 모든 행위가 대중의 엄청난 거부감을 불러일으키는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단순히 소속사 입장문만으로 정리될 수 없었던 이유도 이미 해당 정당의 일부 관계자들 또는 지지세력이 카리나를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라며 “충성도가 높은 그룹 팬덤에는 균열이 쉽게 일어나지 않을지 몰라도 해외 팬들이나 대중의 반응이 심상치 않다는 점을 SM엔터가 충분히 고려해 빠른 대처에 나섰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한편 카리나가 속한 에스파는 오는 6월 27일 오후 1시 싱글 '더티 워크'를 공개한다. 신보에는 동명의 타이틀 곡 외에도 미국의 유명 래퍼 플로 밀리(Flo Milli)가 피처링으로 참여한 버전, 영어 버전, 인스트루멘탈까지 총 4트랙이 수록된다. 기존의 에스파가 추구해 온 ‘쇠 맛’ 콘셉트에 새롭게 ‘매운 맛’을 더해 그간의 강렬한 매력과 또 다른 쿨하고 칠한 바이브를 선보이겠다는 포부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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