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공감]귀한 아들 증후군
98,573 542
2025.06.11 20:30
98,573 542
| 하지현 건국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병원은 대학 캠퍼스와 붙어 있고, 마침 축제 기간이었다. 건널목에 함께 서 있던 20대 남성의 말이 들렸다. “축제에 재학생만 갈 수 있는 건 말도 안 된다고 봐. 지역 주민들도 마음대로 즐길 수 있어야지.”

“자기들 행사니 당사자들이 결정하는 게 맞지 않니?” 옆에 있던 어머니가 대꾸했지만, 그는 바로 제 주장을 펼쳤다. 그 주장의 논리보다 내 귀에 박힌 건 반론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단호하고 명료한 의지를 담은 남성의 태도였다. 응답하는 어머니 말투에는 우리 아들이 이렇게 참신한 생각을 했다는 기특한 마음이 커 보였다. 슬쩍 돌아보니 아들 손을 잡은 스킨십과 눈빛에 사랑이 담겨 있었다.

그들이 인상적이었던 이유는, 최근 진료실에서 자주 보는 관계였기 때문이다. 먼저, 어머니와 아들 사이가 무척 친밀하다. 멀끔한 인상의 남자는 말을 잘 하지 않고, 같이 온 어머니가 과거를 설명한다. 보통 5~6년을 거슬러서 “우리 아들이 ○학년 때까지는 참 잘했어요. 특목고도 생각했죠”라고 말하는 영광의 시절이 있다. 그러다 어느 순간 내리막을 타서 공부나 사회활동에서 손을 놓았다. 열심히 학교나 직장은 다니지만 어디든 만족을 못한다. 이건 우울증 때문이라고 자가 진단을 하고 정신건강의학과까지 오게 된다.

본인과 면담을 하다 두 번째 특성을 만난다. 대체로 수동적이면서 저항의 선이 분명하다. “어서 나를 고쳐보시죠”라는 태도로 앉아 있다가 고치면 좋았을 부분을 지적하면 바로 반박한다. “그건 아닌데요. 선생님 생각이 틀렸어요. 제가 한 말은 그런 의미가 아닙니다.”

이어 얇지만 단단한 자기애의 갑옷으로 자신을 보호하며 주변을 원망한다. 가족들의 지원이 모자란 것, 부모가 이해해주지 못하는 것, 운이 없던 것, 학교나 친구들도 수준에 맞지 않는 것 등을 아주 세세하게 기억하고 있다. 뭔가 문제가 있고 삶이 마음에 들지 않지만 자기 문제는 없고 오직 피해자라 여긴다. 무엇보다, 억울한 것이 참 많다.

자기애적 논리로 무장해 감정을 섞어 온 힘을 당해 방어를 한다. 자신의 잘못일 수 있고, 노력이 부족했을 가능성은 단호하게 부정한다. 끼어들 여지가 없으니 치료는 교착 상태로 이어진다. 애써 실천해볼 만한 것을 권하나 생활의 변화는 없다. 우울증이라 오고 있지만, 실은 기대만큼 이루지 못해 생긴 우울한 심리 상태라 치료 약물의 반응도 적다.

여기에 ‘아버지의 무관심’도 한몫한다. 아이는 자라는 과정에서 권위를 경험할 필요가 있다. 고개 숙이고, 이해되지 않아도 따르는 경험이다. 언제부터인가 부모 모두 친구 같은 사이가 되기를 선택했고 사랑을 담은 정서만 과잉공급됐다. 결국 자아는 비대해지고, 스트레스 감내력은 허약해진 비대칭 발달이 일어났다. 결국 ‘나는 대단한 사람이어야 해’라는 환상을 안은 채 성인이 됐고, 어떤 성취에도 현실의 나는 ‘여기에 있을 사람’이 아니라는 마음이 존재하니 내면엔 분노가 있다.

그 환상을 본인도, 부모도 깨고 싶지 않다. 엄마는 간절히 아이의 독립을 바란다고 하지만 막상 갈림길이 오면 보호를 선택한다. 해결책은 현재를 인정하는 것에서 시작하는데 뼈 때리는 아픔이 오니 강한 반발만 온다.

세상을 자기중심적으로 해석하고, 내가 틀릴 수 있다는 걸 부인하고, 감정적으로 반응하며 허세 같아 보이는 희망을 말하나 근거는 빈약하고 실천은 없다. 힘들다고 말하지만 진심이 느껴지지 않고 그 자리에 머물러 있기를 원하는 것 같다는 인상을 받는다.

개인적 경험이지만 이런 현상은 같은 20대지만 여성보다 남성에서 두드러지고, 어머니와의 친밀한 관계를 보면 확신이 선다. 그래서 나는 ‘귀한 아들 증후군’이라고 말한다. 사람들은 동질감이 느껴지는 이를 보면 호감이 가기 마련이다. 이번 대선 출구조사에 따르면 20대 남성 37.2%가 이준석 후보를 지지했다.


utYcLp
하지현 건국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https://naver.me/5sGODExm


갠적으로 내 생각은 여기에 사회까지 한몫한거라 생각함

아버지의 육아 무관심 + 어머니의 아들맘적 뒤틀린 애정 + 남자니까하고 남초 헛소리 용인해주는 사회 = 자아 비대한 글러먹은 젊은 남성들 양성

목록 스크랩 (134)
댓글 542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단 3일간, 댄꼼마 브랜드데이 전품목 50%세일> 짱구,코난,스폰지밥,귀칼,하이큐 덕후 다 모여! 댓글 달고 짱구 온천뚝배기 받아가세요. 234 02.13 15,416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4,697,291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11,592,538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12,700,667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은 정치 카테고리에] 20.04.29 34,895,545
공지 정치 [스퀘어게시판 정치 카테고리 추가 및 정치 제외 기능 추가] 25.07.22 1,052,207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82 21.08.23 8,491,729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68 20.09.29 7,411,024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597 20.05.17 8,620,542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4016 20.04.30 8,500,785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4,370,524
모든 공지 확인하기()
2992560 이슈 바람이 도와주는 소다팝 원빈 2 00:46 172
2992559 이슈 저승사자가 퇴근 못하는 이유 2 00:45 252
2992558 이슈 민희진 역바하면서 SM역바도 같이 한 하이브ㅋㅋㅋ 12 00:43 1,033
2992557 이슈 가족끼리도 못하는 거하는 엑소 4 00:40 587
2992556 유머 [놀면 뭐하니] 정준하 : 이거 뭐 묻었는데 바꿔줘요.gif 22 00:37 1,979
2992555 이슈 같이 듣고 싶어서 들고온 걸그룹 아프로 장르.music 7 00:34 465
2992554 이슈 [슈돌] 은우 정우와 함께 행복한 설날 보내세요 💞 2 00:33 364
2992553 이슈 헐리우드도 절대 구현 못한다는 60년전 특수효과 4 00:32 1,239
2992552 유머 언제나 남의떡이 더 커보이는 루이후이💜🩷🐼🐼 8 00:30 911
2992551 이슈 방탄소년단 지민 인스타 업뎃 11 00:30 907
2992550 유머 각 나라 수장들로 만든 오징어게임4 예고편 (혐주의) 3 00:30 1,199
2992549 이슈 케이팝을 존나게 사랑한다는 영국인 작곡팀 근황 22 00:28 3,105
2992548 유머 @: 왕과사는남자 후기 ㅋㅋㅋㅋㅋ 9 00:27 1,740
2992547 이슈 (왕사남 과몰입) 열일곱 홍위는 정말 이렇게 순수하게 오리 구경하고 풍경을 벗삼아 놀았겠지…. 10 00:25 1,783
2992546 이슈 드디어 완깐 + 제복입고 크라운 무대한 엑소 세훈 18 00:25 952
2992545 이슈 수양은 정말 문종을 업신여겼을까? 25 00:24 2,359
2992544 정치 이재명 대통령 중요한 날마다 표독하게 초치기 해왔던 정청래 22 00:22 820
2992543 유머 진짜 개웃긴 폴: 600미터 왓챠피디아 평.jpg 24 00:19 2,500
2992542 유머 어제오늘 상반된 목격담 뜬 브리저튼4 여주와 남주 17 00:19 3,677
2992541 유머 이준혁에게 명절에 뭐먹을건지 물어보았다. 25 00:18 2,0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