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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은 왜 이대남 공략에 실패했나
이번 대선 결과에서 2030 남성의 보수화가 포착됐지만, 이들이 고착화된 보수라기보다는 상황에 따라 유동적 판단을 하는 존재라고 보는 전문가가 많다. 또 2030 남성을 한 집단처럼 뭉뚱그려 분석하는 세대론이 자칫 세대 내의 다양한 특성을 무시한다는 지적도 있다. 12·3 불법 계엄 이후 여론조사에서 2030 남성들의 탄핵 찬성 입장이 전체 평균과 비슷했고, 이번 대선에서 20대 남성의 24.0%, 30대 남성의 37.9%는 이재명 후보를 지지(출구조사 결과)한 것도 사실이다.
이 때문에 집권당이 된 민주당이 2030 남성을 보다 세밀히 분석하고 정책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우창 방송통신대 문화교양학과 교수는 “남초 커뮤니티에서 격론이 많이 나온 주제는 연금개혁이었다”며 “윗세대가 연합해 2030 남성들을 약탈하는 것 아니냐는 공격에 대해 민주당이 세대 간 연합이 필요하다는 원론적 이야기만 해서는 2030 남성들의 불안을 달래줄 수 없다”고 했다. 이 교수는 “주요 정당이 정면승부를 하지 않는 상황에서는 이준석 후보같이 그 틈을 파고들어 자신만이 진정한 청년의 대변자라고 주장하는 이들은 계속 나올 것”이라며 “2030 남성들에게 자신들을 대변할 수 있는 다른 정치적 선택지를 줬는지 되돌아봐야 한다”고 했다.
혐오에 대해서만큼은 국가가 적극 대응해야 할 필요성도 제기된다. 2030세대뿐 아니라 10대 청소년들 사이에서도 혐오 정서가 퍼지고 있고, 서울서부지법 폭동에서 극단화는 이미 현실화했다. 김정희원 교수는 “혐오 발언이 계속 증가하고 그 피해는 여성과 장애인 등 소수자에게 고스란히 돌아오고 있다”며 “2030 남성의 보수화를 인정하고 대응 방안을 논의하는 단계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시민사회단체들은 학교의 성평등 교육을 전면 개편하고 포괄적 성교육을 도입하라고 요구한다. 유네스코는 성평등에 기초해 의사소통과 의사결정, 젠더에 대한 이해, 인간의 신체와 발달, 성적 행동과 성 건강을 점진적으로 교육하는 포괄적 성교육을 권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