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자 이이남 미디어아티스트 “용산에서 작품 관저에 설치하자 제안했지만 단호하게 거절”

최근 이재명 대통령 용산 입주로 상세하게 알려진 관저 내 정자가 원작의 모티브를 크게 왜곡했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용산 정자가 모티브를 차용한 원작은 지난 2023년 9월에 열린 제10회 광주 디자인비엔날레에 출품된 ‘아원의 詩공간’ 이라는 작품이다. 전해갑 아트디렉터와 미디어아티스트 이이남이 협업했다. 전북 완주의 '아원고택'을 미디어아트와 건축디자인으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아원고택은 한국의 미를 알리고 싶다며 방문한 BTS가 이곳에 매료돼 화보를 촬영하면서 세계적 관심을 끌어내며 명소로 떠오른 전통공간이다.
디자인비엔날레 작품설명에 따르면 ‘아원의 詩공간’은 “시가 된 공간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으며, 이미지 과잉의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보이지 않는 감각과 내적사유를 일깨우기 위해 연출 한프로젝트” 라고 설명하며 “붓의 일획과 같은 ‘선’과 풍경을 끌어들이는 ‘창’이 직조되듯 만나 이뤄진 한국의 집, 한옥을 소재로 보일 듯 보이지 않는 수묵의 농담과 같은 공간을 연출한다”고 해석했다.
전시 기간 중에 김건희씨와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 유명 인사들도 관람해 작품 앞에서 걸음을 멈추고 작품에 심취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때 작품에 눈길이 사로잡힌 김건희씨가 용산 관저에 작품을 옮겨오고 싶은 생각을 했던 것으로 짐작된다.
실제로 김건희씨는 원작의 작가인 미디어아티스트 이이남씨에게 작품을 용산에 설치하자고 제안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9일 이이남 작가는 “당시 용산에서 원작의 콘텐츠와 동일하게 한옥과 미디어아트 설치하자고 광주 작업실까지 찾아왔지만 단호히 거절했다”고 밝혔다.
이이남 작가의 거절로 원작의 모티브만 차용해 용산 관저에 재현한 셈이다. 문제는 원작의 콘텐츠를 크게 왜곡했다는 점이다. 원작 ‘아원의 詩공간’은 풍경과 자아가 하나가 되는 한국 전통공간이 지닌 사유의 철학을 담고 있었지만, 작품의 모티브가 용산으로 옮겨지며 일본식 정자로 왜곡된 것이다.
이이남 작가는 “한옥과 미디어 아트를 콜라보한 자신의 비엔날레 출품 작품이 용산으로 옮겨졌다는 얘기를 최근에 들었다” 며 “전혀 맞지 않은 얘기다. 구조체는 비슷한 형태를 취하고 있지만, 구조가 작품의 본질은 아니다. 콘텐츠가 완전히 왜곡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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