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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기상캐스터였던 고 오요안나의 죽음 앞에 MBC는 뭐라고 했던가. 고인을 노동자가 아닌 ‘프리랜서’로 못 박으며 자신들의 책임에 선을 긋고, 미적지근한 태도를 보이며 유족들을 더욱 고통받게 했다. 현실에서 숨진 노동자의 한을 풀어주기는커녕 죽음 뒤에도 노동자 가슴에 대못을 박고 있는 방송국이 ‘죽은 노동자의 한을 풀어준다’는 내용의 드라마를 제작·방영하고 있으니, 아이러니도 이런 아이러니가 없다.
임순례 감독은 또 어떤가. 노동자 권리를 지키는 노무사 이야기를 다뤘다면, 적어도 노동자들의 기본권인 노동3권(단결권, 단체교섭권, 단체행동권)에 대해서는 알고 있어야 할 것 같은데, 실상은 노동3권 중 하나인 단결권 즉, 노동조합을 만들 권리에 대해서조차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임 감독은 이 드라마 제작 직전까지 동물권 운동 시민단체인 '동물권행동 카라'(이하 카라)의 이사였으며, 10년 이상 대표를 지냈다. 그런데 해당 단체 내에 노동조합이 설립되자, ‘매우 실망스럽다’며 노조 설립을 거세게 비난했다.
그는 현재 이와 관련, 노동자들로부터 부당노동행위 혐의로 고소당한 상황이다.
또 카라는 노조 간부에 대해 정직 3개월의 중징계를 내렸다가 결국 노동위원회에서 부당징계라는 판정을 받은 바 있는데, 부당징계 당시 인사위원장이 임 감독이었다고 한다.
노동자의 기본권조차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노동조합 설립을 비난하는 사람이 노동자 권리를 조명하는 드라마를 연출하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미리 공개된 하이라이트 영상을 보면, 노동조합 활동 장면이 나온다. 임 감독과 함께 일했던 카라 노동자들은 현재 사측에 의한 노동조합 혐오와 괴롭힘으로 약 없이 버티기 힘든 날들을 보내고 있다. 드라마 속 죽은 노동자의 한을 풀어주기에 앞서 자신과 함께 일했던 노동자들의 절규부터 들어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