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교·경제 면에서 뚜렷한 성과가 없는 트럼프 정부가 “정책 실패나 일론 머스크와의 갈등에서 대중의 시선을 돌리기 위해 시위를 이용하고 있다”(가디언)는 데 언론들은 대체적으로 동의하는 모습이다. 뉴욕타임스는 “이 상황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원하는 모든 요소를 갖췄다. 그의 핵심 의제(이민)를 주제로, 민주당이 강세인 주에서 정적과 벌이는 싸움”이라고 짚었다. 비비시(BBC)는 트럼프 대통령이 군 투입을 지시한 뒤 8일 아침 곧바로 “주방위군이 훌륭한 일을 해냈다”고 치하하는 글을 올렸을 때 정작 군인들은 로스엔젤레스에 도착도 하지 않은 상태였던 점을 거론하며 “이처럼 신속하게 대응한 것은 트럼프 행정부가 이런 싸움을 준비해 왔고, 심지어 열렬히 바라왔다는 걸 보여준다”고 비꼬았다.
그렇다면 왜 하필 로스앤젤레스일까. 캘리포니아주, 그 중에서도 특히 대도시인 로스엔젤레스는 이민자 수가 많으며 민주당이 강세를 보이는 소위 ‘블루 스테이트’(민주당 상징색인 파란색을 일컫는 말) 지역이다. 이민자 강경 단속 정책에 협조하지 않는 ‘피난처 도시(sanctuary city)’ 정책을 펴며 트럼프 정부에 강경하게 맞선 곳이기도 하다. 게다가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유력한 민주당 차기 대선 주자이자 ‘진보의 아이콘’으로 떠오르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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