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정보 "히틀러는 독일을 12년간 통치하면서 문명국가에서는 유례가 없을 만큼 정부를 엉망진창으로 만들어놓았다."
5,437 23
2025.06.08 12:40
5,437 23

<인간의 흑역사>에서 발췌

 

선거를 통해 나치가 독일 의회 최대 정당이 된 후에도, 사람들은 여전히 히틀러가 허세에 찬 바보이고 호구이니 똑똑한 사람들에게 쉽게 조종당하리라 생각했다.

...

 

그의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두 달 만에 히틀러는 오히려 나라를 완전히 장악했고, 자신에게 초헌법적 권한과 대통령직에다 의회까지 통째로 넘겨주게 될 법을 통과시켜달라고 의회를 설득하고 있었다. 민주주의 국가가 순식간에 민주주의 국가가 아니게 되었다.

독일의 지도적 인사들은 왜 그렇게 시종일관 히틀러를 얕잡아보았을까? 히틀러의 무능함을 제대로 짚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그런 무능함도 히틀러의 야욕 앞에서는 걸림돌이 되지 않았다. 실제로 히틀러는 정부를 운영하는 능력이 형편없었다. 그의 공보담당관 오토 디트리히는 훗날 회고록 『내가 알던 히틀러』에 이렇게 적기도 했다. "히틀러는 독일을 12년간 통치하면서 문명국가에서는 유례가 없을 만큼 정부를 엉망진창으로 만들어놓았다."


히틀러는 문서 읽기를 질색했다. 보좌관들이 올린 문서는 거들떠보지도 안고 중대한 결정을 내리는 일이 잦았다. 부하들과는 정책을 의논하는 것이 아니라, 그때그때 머리에 떠오르는 내용으로 일장연설만 일방적으로 늘어놓았다. 말이 끝날 때까지 아무것도 못 하고 꼼짝없이 듣고 있어야 했으므로, 부하들에게는 공포의 시간이었다.

히틀러 정부는 늘 난장판이었다. 관료들은 자기가 뭘 해야 하는지 몰랐고, 누가 무슨 일을 맡고 있는지 잘 몰랐다. 히틀러는 어려운 결정을 해달라고 하면 결정을 한없이 미뤘고, 결국 느낌대로 결정해버리기 일쑤였다. 그의 절친한 친구 에른스트 한프슈텡글우 훗날 회고록에 이렇게 적었다. "그는 어찌나 종잡을 수 없는지 함께 일하는 사람들이 머리를 쥐어뜯었다." 이렇다 보니 관료들은 나랏일 수행은 뒷전이고 종일 서로 갈라져 싸우고 헐뜯기에 바빴고, 그날그날 히틀러의 기분 상태에 따라 어떻게든 그의 눈에 들거나 그의 눈을 피할 생각뿐이었다.
...

히틀러는 엄청나게 게을렀다. 그의 보좌관 프리츠 비데만에 따르면, 그는 베를린에 있을 때도 11시가 넘어서야 일어났고, 점심전까지 하는 일이라고는 신문에 실린 자기 기사를 읽는 것 정도가 고작이었다(디트리히가 꼬박꼬박기사스크랩을 가져다주었다). 그래도 사람들이 자꾸 자기에게 무언가를 하라고 하니까 베를린에 있기를 좋아하지 않았다. 기회만 되면 집무실을 떠나 오버잘츠베르크의 개인 별장에 갔고, 거기서는 당연히 일을 더 안했다. 그곳에서는 아예 오후 2시까지 자기방에서 나오지 않았고, 하는 일은 산책 아니면 새벽까지 영화 보기가 거의 전부였다.
...

자신의 무식함에 콤플렉스가 심했기에, 자기선입견에 맞지 않는 정보는 무시하거나, 다른 사람이 식견을 말할 때면 폭언을 퍼붓곤 했다. 누가 자기에게 반박하면 "호랑이처럼 격노했다"고 한다. "사실을 말해줘도 자기 마음에 안 들면 화부터 내고보는 사람에게 누가 사실을 말할 수 있겠는가?"라고 비데만은 개탄했다.
...

우리는 끔찍한 사건의 배후에는 뭔가 치밀한 고도의 기획이 있을 것이라고 짐작하는 경향이 있다. 그럴 만도 하다. '아니, 그렇게 엄청난 비극이, 무슨 천재 악당이 사주한 게 아니고서야 어떻게 벌어질 수 있겠는가?' 싶은 것이다. 그래서 천재 악당이 눈에 띄지만 않으면 별일 없겠구나, 하고 안심하기 쉽다.
그러나 역사는 이것이 오판임을 말해주고 있다. 그리고 이는 우리가 역사 속에서 거듭 저지르는 실수다. 역사상 최악으로 꼽히는 인재人災들은 대개 천재 악당의 소행이 아니다. 오히려 바보와 광인들이 줄지어 등장해 이랬다저랬다 아무렇게나 일을 벌인 결과다. 그리고 그 공범은 그들을 뜻대로 부릴 수 있으리라고 착각한, 자신감이 넘쳤던 사람들이다.

...

 

 

---------------------

 

 

연설을 잘했고 카리스마가 있었다며 은근히 히틀러를 독재를 할 만한 뛰어난 지도자였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종종(특히 남초) 보이는데 실제론 멍청하고 게으르고 과격했음

그러나 멍청한 사람인 걸 알아봤음에도 선거로 선출된 후 나라를 전례없이 엉망진창으로 망침 << 너무 익숙한 광경이고 ptsd 오는 내용이라 슼에 써봄

 

독재를 할 만한 지도자 같은 건 없고 그저 광인이 아무렇게나 휘두르는 권력을 막을 수 없었을 뿐임

히틀러는 12년 집권했지만 윤석열 정부가 3년 만에 끝난 건 우리나라의 엄청난 행운이자 피로 쌓아올린 민주주의의 결과였음

목록 스크랩 (0)
댓글 23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바이오던스🩷] 원조 겔 마스크 맛집의 역대급 신상✨ NEW 콜라겐 젤리 미스트 체험 이벤트 (100인) 523 03.05 29,421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4,956,157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11,904,089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12,947,929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은 정치 카테고리에] 20.04.29 35,235,141
공지 정치 [스퀘어게시판 정치 카테고리 추가 및 정치 제외 기능 추가] 25.07.22 1,064,271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82 21.08.23 8,508,560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68 20.09.29 7,426,736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600 20.05.17 8,635,592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4016 20.04.30 8,519,051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4,404,831
모든 공지 확인하기()
3013256 유머 내 고양이가 살찐걸 믿을수없어 만화 11:23 355
3013255 유머 왜 이주승한테만 이런 일이 11:22 446
3013254 유머 @난 이제 저 파트하면 이거밖에 생각 안 남 11:22 203
3013253 이슈 이란혁명수비대(IRGC)- 실질적인 이란 군부 11:22 157
3013252 유머 왕사남 쫑파티 건배사 ㅋㅋㅋㅋㅋ 8 11:21 687
3013251 유머 '쉬었음' 청년도 품는 오타니 1 11:21 513
3013250 이슈 야후꾸러기 추억의 게임 <마법의 성> 아시는 분;;;;;;;;.jpg 3 11:21 171
3013249 유머 자존심 상한 폴란드 12 11:19 1,103
3013248 이슈 티모시 샬라메 망언 조회수 4600만명 돌파 6 11:19 809
3013247 이슈 루이비통쇼 참석차 출국하는 필릭스.jpg 3 11:18 500
3013246 이슈 해든이 뿐만아니라, 아직도 계속 희생 되고있는 무고한 가냘픈 작은 생명들을 지키고자 한 뜻을 모아 실천하려고 합니다. 1 11:18 273
3013245 정보 건강은 ‘무조건’ 유전자 탓이 아닌 이유.jpg 4 11:16 1,155
3013244 이슈 [WBC] 의외의 상황이 펼쳐진 미국vs영국 경기 12 11:15 1,316
3013243 유머 미국인들이 이란인들을 응원했다는 이야기가 있음 3 11:15 824
3013242 이슈 국제 스포츠 대회 참가국 지도.jpg 8 11:13 597
3013241 이슈 피겨 허지유, 주니어 세계선수권 7위…시마다 4연패 2 11:13 259
3013240 유머 3번의 반전이 있는 드라마(ITZY 있지) 2 11:13 237
3013239 유머 카메라맨이 목숨 걸고 찍었다는 공룡들의 사냥 장면 10 11:10 905
3013238 유머 야구배트 든 나 vs 맨손 오타니 5 11:10 812
3013237 이슈 WBC 한국 8강진출시 유력 상대.jpg 33 11:08 2,3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