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경그룹이 제주항공(089590) 지분 약 9%를 담보로 추가 주식담보대출을 받았다. 이는 사실상 그룹이 보유한 제주항공 지분 대부분이 담보로 잡힌 상태다.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중부컨트리클럽(CC)과 애경산업(018250) 매각을 추진 중인 애경그룹은 제주항공만은 지켜 반등을 꾀할 계획이다. 하지만 제주항공 주가가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며 반대매매(마진콜)로 인해 애경그룹의 제주항공 지배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다.
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AK홀딩스(006840)는 지난 5월 28일 신한캐피탈로부터 500억 원의 주식담보대출을 받았다. 담보는 제주항공 지분 8.93%와 애경산업 지분 4.43%다. 이자율은 5.9%이며, 만기는 내년 5월 28일까지 1년이다. 담보 유지 비율은 120%로 설정됐다. 이번 계약으로 애경그룹은 제주항공 지분 거의 전부를 담보로 내놓게 됐다.

제주항공 주식담보대출로 AK홀딩스 등이 마련한 금액은 총 2608억 원이다. 이는 6월 2일 종가 기준 제주항공 시가총액 5330억 원의 절반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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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제주항공 주가 부진이다. 주식담보대출은 담보 유지 비율을 요구하는데 주가가 하락해 이를 하회하면 담보권자는 계약에 따라 추가 증거금을 요구한다. 증거금을 마련하지 못할 경우 반대매매가 불가피하다. 제주항공 주가는 연일 하락세다. 지난해 6월만 해도 1만 1000원대를 유지하던 주가는 이달 2일 6620원에 마감했다. 지난 4월 15일 6340원으로 52주 신저가를 기록한 후 이렇다 할 반등 움직임이 없다. 주가가 추가로 하락할 경우 반대매매 압박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IB 업계 관계자는 “현재는 애경그룹의 제주항공 지분율이 과반이 넘어 안정적으로 경영권을 확보 중이라고 할 수 있지만, 반대매매가 나올 경우 지배력이 약화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달부터 연말까지 애경그룹은 제주항공 주식담보대출 만기가 줄줄이 예정되어 있다. 현재 총 14건의 주식담보대출이 설정되어 있는데, 올해 안에 만기를 연장해야 하는 주식담보대출이 절반인 7건이다. 현재보다 주가가 2배 이상 높던 때 맺었던 계약이라 현재 주가 수준이 계속된다면 주식담보대출 일부를 상환하거나 추가 담보를 내놓아야 한다.
현재 애경그룹은 중부CC와 애경산업을 매물로 내놓았다. 중부CC는 더시에나그룹을 인수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하는 등 매각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애경산업은 가격 눈높이 차이로 좀처럼 속도가 나지 않는다는 평가다. 애경그룹은 양사 매각으로 8000억 원 정도의 현금을 마련해 그룹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제주항공을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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