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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정부, 노동자 안전·국민 생명 중요…직접 오는 게 맞다 생각"
"중대재해처벌법 적용도 검토"…특별근로감독 수준 대응 예고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6일 태안화력발전소 사고 희생자 고(故) 김충현 씨와 관련해 공공운수노조로부터 진상조사 요구안을 직접 전달받았다. 이는 이번 사고를 엄중하게 처리하겠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된 조치로 해석된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강 비서실장은 이날 오후 5시쯤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인근 전쟁기념관 앞에서 엄길용 공공운수노조 위원장으로부터 진상조사 요구안을 받았다. 이 자리에는 이태성 '태안화력 김충현 비정규직 노동자 사망사고 대책위' 위원장과 고 김용균 씨 어머니 김미숙 씨 등이 함께했다.
강 비서실장은 "중대재해처벌법이라든지 정부가 엄중히 처리해야 할 사안"이라며 "특별근로감독에 준하는 정도의 사업장 조치도 취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재명 정부는 노동자 안전과 국민 생명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후속 조치가 잘 될 수 있게 하겠다"고 했다.
또 강 비서실장은 "현장과 협력업체에 계신 분들도 큰 트라우마를 겪었을 것"이라며 "정부 차원의 심리적 지원도 아끼지 않겠다. 전달받은 요구안은 책임 있게 처리하겠다"고 강조했다.
엄 위원장은 "노동자가 일하다 죽지 않고 다치지 않는 세상을 꼭 만들어달라"며 "법과 제도를 보완해 주시고 집행할 수 있게 약속을 꼭 지켜달라"고 요청했다.
김미숙 씨도 "이번 대통령만은 믿을 수 있게 잘 부탁드린다"고 호소했고 강 비서실장은 "최선을 다하겠다. 이전 정부와 다르게 우리 정부에서만큼은 노동자가 눈물을 안 흘리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강 비서실장은 "대통령 비서실장이 서한을 받으러 온 것은 처음으로 알고 있다"며 "그만큼 의지가 강하다고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찰서장이 대신 받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대통령께서 '그렇게 해선 안 된다'며 직접 수령을 지시하셨다"고 전했다. 대통령실로 돌아가기 전 강 실장은 눈물을 훔치는 모습도 보였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후보 시절에도 태안화력발전소에서 하청업체 노동자가 사망한 사고에 대해 "일하다 죽는 나라, 더는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 2일 페이스북에 "김용균 군이 세상을 떠난 그 현장에서 같은 비극이 또 일어났다"며 "고인의 죽음이 또 하나의 경고로 끝나지 않도록 저 이재명 최선을 다하겠다"고 적었다.
한편 이번 사고의 희생자인 고 김충현 씨는 서부발전의 2차 하청업체 한국파워O&M 소속으로, 지난 2일 태안화력 내 한전KPS 사업소 기계공작실에서 기계에 끼여 숨진 채 발견됐다. 이는 2018년 고 김용균 씨 사망사고 이후 6년 만에 같은 발전소에서 다시 발생한 비극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