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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위 없이 첫걸음 뗀 李정부
인사 결재 행정처리에도 차질
與 "尹정권에서 일부러 방해"
5일 대통령실이 행정부처로 돌아갔던 '늘공'(직업 공무원) 177명이 돌아오며 업무 기반을 갖춰 가고 있지만 여전히 삐걱거리고 있다. 취임 첫날인 전날 이재명 대통령은 "아무도 없다. 필기도구도 제공하지 않고 컴퓨터·프린터도 없어서 황당무계하다"고 할 정도로 이전 정부의 인수인계에 불만을 내비쳤다.
이날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대통령실에서 근무했던 직원들이 대부분 업무에 복귀해 조금씩 일할 기반이 마련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정상화 속도를 높였으나 인수인계가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취임 첫날에 지명됐던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 위성락 국가안보실장, 황인권 경호처장, 강유정 대변인 인사 결재에만 하루가 걸렸다.
전날 이 대통령은 "결재 시스템도 없어서 지장을 찍으려 했는데 인주도 없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무엇보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파면으로 치러진 대선이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없이 임기를 시작해야 하는 상황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대통령실에선 첫 번째 보도자료부터 오류가 발생하며 수정본을 재배포하는 촌극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 대통령이 국정기획위원회 출범에 속도를 내는 이유이기도 하다. 12일부터 국정기획위원회가 출범하면 업무 현황을 점검하며 국정과제 청사진을 그릴 전망이다. 문재인 정부에선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60일간 활동하며 20대 국정 운영 전략과 100대 과제를 정리해 5개년 계획을 마련했다. 계획에 담겼던 소득주도성장, 문재인 케어 등은 상당 부분 현실이 됐다.
이재명 정부 국정기획위원회는 인재풀 역할도 할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과 내각을 꾸려야 하는 이 대통령으로선 국정기획위원회를 통해 업무 능력을 미리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국정기획자문위원회에서 활동했던 김연명(사회수석), 유은혜(사회부총리), 박범계(법무부 장관), 한정애(환경부 장관) 등을 중용했던 전례도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대통령실 상황에 대해 "새 정부 출범을 방해하는 범죄"라며 야권을 겨눴다.
이날 박찬대 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인수인계 직원도 두지 않고 사무실에 컴퓨터, 프린터, 필기도구조차 놓지 않은 것은 범죄 행위"라며 "민주당은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석열 정권이 의도적으로 방해했다는 취지다. 그는 "선거 전에 파견 공무원은 소속 부처로 돌아갔고 별정직 공무원은 '나 몰라라' 한 채 사표를 냈다"며 "새벽에 인수인계를 받으러 간 이재명 정부 직원들은 하염없이 한나절을 기다렸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