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회의 규정에 따르면 국무회의는 국가의 중요정책이 전 정부적 차원에서 충분히 심의될 수 있도록 운영해야 한다. 하지만 회의의 위상과 달리 국무회의는 충분한 심의는커녕, 22초에 안건 1개를 검토하는 수준으로 요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지난 1~9월에 열린 국무회의는 총 40회다. 주로 대통령이 주재하고, 해외순방 등 대통령이 부재할 경우에는 국무총리 주재로 진행된다. 40번의 국무회의 중 가장 논의 시간이 길었던 것은 6월 18일 열린 27회 국무회의였다. 이날은 29건의 안건을 다뤘으며, 대통령의 중앙아시아 순방에 대한 결과 보고가 이뤄졌다. 가장 짧았던 회의는 1월 5일 열린 임시국무회의로 11분 동안 진행됐다.
정부 법률안 등을 다루다 보니 회의마다 다뤄지는 안건 수도 천차만별이다. 4건을 다룬 2회 임시국무회의도 있지만, 6월 25일 열린 28회 국무회의에서는 무려 120건을 다뤘다. 국무총리가 주재한 이 회의에서는 법률안 57건, 대통령령안 61건, 일반안 1건, 부처보고 1건을 다뤘다.
국민의례로 시작한 후 국무총리는 회의 전날 발생한 화성 아리셀 화재에 대한 내용을 포함해 국가경쟁력 평가, 저출생 문제 등을 모두발언으로 했다. 9시에 시작한 회의는 안건 120건을 다루고 9시 44분에 마쳤다. 단순하게 계산했을 때 안건 하나에 22초가 걸린 셈이다. 모두발언과 국민의례를 감안하면 안건 하나를 다루는 데 10초는 걸렸을까 싶은 수준이다.
2024년 열린 국무회의를 살펴보니 평균 회의 시간은 40분, 평균 상정 안건은 44건이다. 주요 국가 정책을 위한 부처 간 논의와 심의가 제대로 이뤄졌다고 보기 어려운 수준이다. 이는 실제 회의록에서도 나타난다. 거의 모든 안건에 대한 토의 내용이 "이견 없음" 단 네 글자에 불과하다.
물론 국정운영과 관련한 수많은 안건을 모두 국무회의에서 꼼꼼히 다루는 것은 현실적 어려움이 있다. 이 때문에 국무회의에 제출된 의안은 반드시 차관회의 심의를 거치도록 하고 있다. 부처의 실효적 논의를 위한 보완책을 마련한 것이다. 하지만 차관회의 운영은 국무회의보다 더 심각한 수준이다.
지난 1월 5일 ~ 9월 26일 동안 열린 38번의 차관회의의 평균 회의 시간은 18분이다. 한 회의에서 다루는 평균 안건 수는 31건이다. 7월 11일에 열린 28차 차관회의에서는 불과 22분 동안 118건의 안건을 논의했다. 정부가 공개한 회의록에 따르면 차관회의 역시 토의 내용에 "이견 없음" 네 글자 외에는 찾아볼 수 없다.

https://www.ohmynews.com/NWS_Web/Series/series_premium_pg.aspx?CNTN_CD=A0003070757&SRS_CD=0000013464
https://x.com/jongmanideul/status/19304528369634796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