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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숱한 고비 넘어온 ‘흙수저 소년공’ 마침내 대통령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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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6.04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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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16/0002480488?sid=100

 

소년공 출신 변방장수, 21대 대통령 당선
표심 잡은 행정 역량·위기관리 리더십
20대 대선 패배후 정치보폭 넓혀 재도전
발목 잡던 사법리스크…“죽지 않는 생존력”


 

1978년 소년공 시절의 모습



소년공 출신 변방장수가 세 번의 도전 끝에 제21대 대통령에 취임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를 지내고 더불어민주당 당원들의 압도적인 지지로 당 대표를 연임했다. 정치권 비주류였던 그가 국민의 선택을 받아 대통령의 자리에 설 수 있었던 배경에는 행정가로서 보여준 ‘추진력’과 야당 대표를 지내며 발휘한 ‘위기관리 리더십’이 자리한다. 사법리스크를 비롯한 숱한 정치적 고비를 넘어온 ‘생존력’ 역시 이 대통령의 강점으로 꼽힌다.

4일 정치권에 따르면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세 번 이상 대권에 도전해 당선에 성공한 대통령은 이 대통령뿐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파면되면서 치러진 이번 대선에선 이 대통령의 ‘준비된 후보’라는 이미지가 주요하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2022년 20대 대선에서 0.73%포인트(p) 차이로 석패한 직후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 출마해 인천 계양을에서 당선됐고, 전당대회에도 도전해 당권을 잡았다. 공백기 없이 정치적 활동의 보폭을 더 크게 넓히면서 대권 재도전을 준비해 온 것이다.
 

1982년 대학 입학식에서 교복을 입고 어머니와 함께 찍은 사진



▶참혹했던 어린 시절…흙수저 소년공, 인권변호사로=이 대통령은 곡절이 많은 개인사로도 유명하다. 최근 펴낸 자전적 에세이 ‘결국 국민이 합니다’에는 어린 시절을 기록한 대목의 첫 문장을 ‘나의 어린 시절은 참혹했다’고 썼을 정도다.

이 대통령은 경북 안동군(현 안동시) 예안면 도촌리 지통마을에서 태어났다. 아버지 이경희·어머니 구호명 씨의 5남 2녀 중 다섯째로, 남매 중 두 누나는 어릴 적 세상을 떠났다. 국민학교(초등학교)가 집에서 멀어 왕복 12㎞ 산길을 걸어 다녀야 했고, 그러다 보니 결석이 많았다고 한다.

초등학교를 졸업한 1976년에 아버지를 따라 경기 성남으로 이주한 뒤에는 중학교 진학을 포기하고 6년간 소년 노동자로 생활했다. 시계공장에서 스프레이 작업을 하다가 후각이 상했고, 야구 글러브 공장에서는 프레스에 왼팔이 끼여 골절상을 당해 그 뒤로 구부러진 팔을 장애로 안고 살았다.

이 대통령은 이 처럼 다소 불우했던 어린시절이 곤경을 헤쳐 나가는 원동력이 됐고, 사회가 약자를 아끼고 보살피는 공동체가 돼야 한다는 신념을 키우게 됐다고 회고한다.

이 대통령은 또, 인생에서 가장 영향을 많이 준 인물로는 어머니를 꼽기도 했다. 어머니는 경기도 성남의 시장통 공중화장실을 청소하고 휴지를 팔아 번 돈으로 생계를 유지했고, 가족은 시장에서 버린 썩은 과일로 배를 채우며 살았다고 한다. 부친은 1986년 위암으로 일찍 세상을 떠났고, 모친은 그가 경기지사이던 2020년 3월 별세했다.

빈민가의 소년은 밑바닥 삶에서 탈출하겠다는 일념으로 공부해 인권변호사가 됐다. 이어 시민운동을 하다가 세상을 바꿀 힘이 필요하다며 정치권에 투신했고, 이후 시장, 도지사를 거쳐 대통령까지 이르렀다. 인권변호사 출신이라는 점이나 기성 엘리트 정치인과 차별화된 비주류 성향, 직선적 표현 방식과 승부사 기질 등을 두고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떠올리게 한다는 평가다.

사법고시에 합격한 후에는 스스로 ‘법조계에 파견된 노동자’로 살았다고 회고할 만큼 노동자 의식이 뚜렷했다. 1989년 성남에서 변호사 생활을 시작한 이 대통령은 철거민과 도시 빈민 노동자들을 돕는 노동·인권 변호사로 활동했다. 그러다 1995년 성남시민모임 창립 구성원으로 참여해 시민운동에 발을 들였다.

2003년 말 성남 구시가지 종합병원 두 곳이 동시에 폐업한 것을 계기로 벌인 공공의료기관 설립 운동에서 겪은 좌절은 또 한 번 인생의 전환점이 됐다. 이 대통령은 이를 계기로 ‘세상이 변하지 않으면 내가 세상을 바꾸겠다’며 정치인이 되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2010년 6월 3일 경기도 성남시장에 당선된 뒤 만세하는 모습



▶성남시장·경기지사로 추진력 ‘과시’…‘변방의 장수’에서 ‘전국구’ 발돋움=2005년 8월 열린우리당에 입당한 이 대통령은 2025년 성남시장 선거에서 고배를 마셨고, 자신의 첫 선거인 2006년 성남시장 선거에서 고배를 마셨고, 2008년 총선에서도 민주당 공천을 받았으나 낙선했다.

2010년 성남시장에 다시 도전해 당선되면서 행정가의 길을 걷기 시작한다. 이 대통령은 임기 시작 11일 만에 전국 지자체 중 최초로 모라토리엄(채무불이행)을 선언하는 등 파격적 시정 운영으로 주목 받았다. 2014년 재선에 성공하자 성남 3대 무상복지 정책으로 불리는 청년 배당·무상 교복·공공산후조리 지원 등의 사업을 추진했다. 당시 추진한 보편복지 정책들은 ‘기본 시리즈’라는 이 후보의 정책 브랜드로도 연결된다.

그러나 이 같은 행보는 박근혜 정부와의 대립으로 이어졌다. 2016년 정부가 지방재정 배분 방식을 변경하자 이 대통령은 보편복지 정책을 무력화하려는 시도라며 11일간 단식농성을 했다. 이런 활약으로 ‘변방의 장수’에서 ‘전국구 정치인’으로 유명해지기 시작했고 민주당 잠룡으로 거론되기 시작했다.

이 대통령은 2018년 지방선거에서 16년 만에 민주·진보 진영 경기도지사로 당선돼 명실상부한 대권주자로 체급을 올렸다. ‘기본 시리즈’를 무기로 자신만의 콘텐츠를 쌓았고, 2019년 계곡 불법 점유시설물 정비 과정의 추진력으로 ‘이재명’이라는 브랜드를 각인시켰다.

2021년 마침내 대선후보 경선에서 혈투 끝에 이낙연 후보를 물리치고 승리해 본선에 나설 수 있었으나, 경선 과정에서 이낙연 후보 측이 제기한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은 끝내 본선에서 발목을 잡았고 윤석열 후보에게 대권을 내줘야 했다. 당시 윤 후보와의 득표율 차이는 0.73%포인트로 역대 대선 사상 최소 득표율 격차였다.
 

2025년 1월 23일에 열린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신년 기자회견 모습



▶사법리스크·단식·피습…당 대표 연임 리더십 ‘주목’=이 대통령은 대선 패배 직후 당 총괄 선대위원장으로 2022년 6월 지방선거를 이끌었다. 통상 대선에서 패한 후보들이 당분간 ‘휴지기’를 가졌던 것과 대조적이다. 동시에 자신은 송영길 당시 민주당 대표가 서울시장 선거에 도전하고자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을 비우고 떠나자 그곳의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해 당선됐다.

2022년 8월 당 대표로 선출된 이 대통령은 2023년 9월 본회의에서 체포동의안이 가결돼 이 후보는 다시 한번 정치적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같은 달 27일 법원이 영장을 기각하며 다시 한번 벼랑 끝에서 살아남았다.

지난해 1월 2일에는 부산 가덕도신공항 부지 방문 도중 목에 칼을 찔리는 습격을 당했다. 동맥 손상을 피해 목숨을 건진 뒤 이끈 총선에서 야권의 압승을 견인하며 대권주자의 지위를 더욱 공고히 다졌다.

민주당을 171석을 가진 거대 야당으로 탈바꿈시키면서 이 대통령의 당 장악력은 더욱 강해졌다. 같은 해 8월 전당대회에서는 85.40%의 압도적인 득표율로 당 대표 연임에 성공했고, 당시 선출된 5개의 최고위원 자리 역시 모두 친명(친이재명)계 인사들이 차지했다. 올해 4월 윤 전 대통령 파면 직후 실시된 대선 후보 경선에선 89.77%의 득표율을 얻어 최종 후보로 선출되면서 ‘구대명’(90%의 지지를 받는 대통령 후보 이재명)이라는 신조어 남기기도 했다.

(중략)

강한 추진력에 기반한 행정역량도 이 대통령의 특장점이다. 민선 5·6기 성남시장과 7기 경기도지사를 지내면서 기록한 높은 공약이행률은 이 대통령이 추구하는 ‘실용주의’를 보여주는 지표다. 최창렬 용인대 특임교수는 “강한 추진력으로 성과를 내왔다는 것이 이 대통령의 대표적인 이미지”라며 “진보와 보수를 가리는 이념적인 문제가 아니라 실용주의적인 모습을 보여왔다”고 평가했다. 이 대통령은 대선 선거운동 기간이었던 지난 2일 경기도 성남주민교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경기도지사 시절에는 성남시 청년 배당을 경기도 청년기본소득으로 확대 시행했고,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도민을 지켜냈다”고 자평하기도 했다.

그러나 탄탄대로는 아니었다.

사법리스크의 시작은 경기도지사 후보로 출마했던 2018년 지방선거 과정 중 참석한 토론회에서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것이었다. 2심에서 당선무효형이 나오면서 지사직을 잃을 위기에 놓였던 이 대통령은 대법원이 전원합의체를 통해 사건을 무죄 취지로 뒤집으면서 고비를 넘겼다. 국회의원을 지내면서는 구속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검찰은 2023년 9월 이른바 백현동 개발특혜 사건·위증교사 사건·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을 묶어 이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고, 국회 본회의에서 체포동의안이 가결돼 이 대통령은 법원의 영장심사를 받았다. 법원이 구속영장 청구를 기각하면서 이 대통령은 다시 기사회생했다.

6·3 대선을 한 달여 앞두고는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공직선거법위반 사건이 대법원에서 뒤집혔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지난달 1일 이 사건을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했고, 서울고법은 다음날 곧장 같은달 15일을 첫 재판기일로 잡았다. 유죄 판결이 예정된 후보라는 이미지를 안고 선거를 치를 수밖에 없는 악재를 안게 된 것이다. 2심 재판을 거쳐 대법원의 판결을 다시 받는 과정이 대선 전에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결국 이 대통령 측의 기일 변경 신청을 법원이 받아들여 재판을 대선 이후로 미루면서 마지막 사법리스크를 넘었다. 양근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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