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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윤·친한·친김계 3강 구도 속 유승민·안철수 등 변수 부상
7~8월 전당대회 유력…“당원 중심 개혁노선 재정비 시급” 목소리도
6·3 대선에서 패배한 국민의힘은 대선 이후 책임 문제와 향후 당권을 놓고 치열한 격돌이 예상된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과 탄핵으로 인한 조기 대선 패배로 갈 길을 잃은 우파( 보수)정당을 재건할 개혁방안을 두고 계파별 진짜 승부가 펼쳐진다.
당장 국민의힘 주류 당권파인 ‘친윤계’와 비당권파인 ‘친한계’ 사이에 당권을 두고 분당 일보 직전까지 갈 정도로 치열한 투쟁 마당이 기다리고 있다. ‘윤한게임’ 사이에 대선을 통해 김문수 후보를 중심으로 형성된 ‘친김(친김문수)계’도 느슨하게 형성돼 있고 권토중래를 모색하던 유승민 전 원내대표도 움직이며 3강 1중의 당내 권력지형도가 형성될 수 있다는 정가 안팎의 분석이다.
당권이라 함은 당 대표와 원내대표다. 당권을 거머쥔 쪽은 지방선거 공천권 확보는 물론 이재명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며 우파 정당 재건 작업을 주도한다. 당권을 잃은 쪽은 여권의 사정 칼날을 피할 국회 권력까지 없는 맨몸으로 정치생명까지 위협당할 수 있다. 오는 전당대회의 당권의 향방이 당운이 걸린 셈이다.
당 대표를 선출하는 전대에 한동훈 전 대표와 김문수 대선후보가 출마할 것이냐가 초미의 관심이다. 친한·친윤·친김의 삼각구도 경쟁 속에 유승민 전 대표와 조경태 안철수 나경원 김태호 의원 등도 주요변수로 거론된다. 이번 대선에 열정적으로 뛴 안 의원을 김 후보가 지원할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당대회가 열린다면 유 전 원내대표까지 4파전이 예상된다.
친한계는 이번 대선 패배 원인으로 윤 전 대통령과 단절에 실패한 김 후보를 꼽으며 벼르고 있고, 이준석 한동훈 전 대표를 축출하기도 할 만큼 당내 다수파인 친윤계는 대표 후보로 내세울 후보감을 물색 중이다. 친윤계는 비교적 윤 전 대통령과 거리를 뒀던 나경원 의원은 물론 당 외 인사 영입 등 필사적인 당권 사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대선 패배를 책임지고 사퇴하고 곧 새로운 원내대표 선거도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당내 소식통의 전언이다.
하지만 아무리 당권투쟁이 치열해도 분당사태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앞선 당내 이탈 세력이 험지에서 풍찬노숙을 해오다 돌아온 바른정당 사례가 있고, 1구1인제의 소선거구제(국회 단체장 광역의원)에서 군소정당으로 발붙일 곳이 없다는 양당제 구조다. 분당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다만 희박하지만 여권의 회유 등에 의해 여당인 민주당으로 이적하는 의원들은 나올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 경우 100석이 무너져 개헌 저지선이 붕괴된다.
4일 개표가 완료된 결과, 이 대통령은 49.42%,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41.15%,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는 8.34%를 각각 기록했다. 이재명 후보와 김 후보의 격차는 8.27%포인차다. 민주노동당 권영국 후보는 0.98%, 무소속 송진호 후보는 0.10%였다.
야당 신세로 전락할 국민의힘 앞에 펼쳐질 미래는 크게 전당대회를 통한 당대표 선출, 김용태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유지 또는 새 비대위 체제 등 3개 시나리오다. 당원들이 가장 정정당당한 방안으로 희망하는 것은 전당대회다. 7·8월이 유력하다. 당원이 뽑은 당 대표를 통해 심기일전해 ‘개혁 노선’을 걸어야 한다는 당위성이다. 이 경우 전대는 김용태 비대위원장 체제로 준비한다.
김 후보가 당권 싸움에 직접 나설 수도 있다. 박 전 대통령 탄핵으로 2017년 5월 치러진 19대 대통령 선거에서 홍준표 당시 자유한국당 후보는 24.03%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득표율 41.08%)에게 패배했지만 같은 해 7월 전대에서 당 대표가 됐다.
한편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3일 방송 3사 출구조사 결과 김 대선 후보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에게 큰 격차로 밀린 데 대해 “두 번 탄핵 당한 당이였지만 상대가 이재명 후보라서 충분히 이길 수 있는 게임이었는데 아쉽게 되었다”고 말했다.
홍 전 시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같이 말하며 “박근혜 탄핵 때 해체되도록 방치하고 새롭게 다시 판을 짜야 했는데 기껏 살려 놓으니 온갖 잡동사니들이 3년간 분탕질만 치다가 또다시 이 꼴이 됐다”고 했다. 그는 “병든 숲은 건강한 나무만 이식하고 불태워야 한다. 계속 방치하면 그 산 전체가 병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