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 자이언츠 새 외인 알렉 감보아(28)가 지난 굴욕을 딛고 완벽투를 펼쳤다.
감보아는 3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전에 선발등판, 7회까지 2안타에 볼넷 하나, 무실점으로 쾌투했다.
프로야구 데뷔전이었던 5월 27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프로야구 역사상 9번째 3중도루(만루 상황에서 주자 3명 동시 도루 성공)의 굴욕을 당했던 그다. 당시 세트포지션 과정에서 주자들로부터 눈을 떼고 허리를 깊게 숙이는 이른바 '인사' 루틴의 약점이 적나라하게 파헤쳐진 순간이었다.
이날 경기에서는 세트 루틴을 완전히 뜯어고친 모습. 허리를 숙이는 준비 동작은 아예 없다. 무게 중심을 배꼽 앞으로 모았다가 나오는 정석에 가까운 모습. 1m85의 키는 큰 편은 아니지만, 허리를 뒤로 한껏 젖혔다가 약 2m 높이의 정점에서 내리꽂는 릴리스가 일품이다.
이날 감보아의 직구는 최고 155㎞, 평균 151㎞에 달했다. 분당 최고 2447회에 달하는 회전수, 최고 53㎝의 상하 무브먼트도 눈부셨다. 시종일관 밝고 자신감 넘치는 표정도 눈에 띄었다. 7회까지 총 24명의 타자를 상대했고, 투구수는 99개였다.
경기전 만난 사령탑은 "오늘 감보아의 투구수는 맥시멈 100개 정도 본다. 이제 로테이션은 정상적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이번주 주2회 등판한다"고 설명했다.
자신의 구위를 믿고 적극적으로 승부한 결과 6개의 삼진을 잡아내는 한편, 상대 타선을 압도하는 존재감을 뽐냈다. 제구가 완벽하지 않은 와중에도 작정하고 뿌린 직구에는 상대 배트가 밀리기 일쑤였다. 직구를 의식하다보니 변화구로 상대 스윙을 이끌어내는 효과도 좋았다. 김태형 롯데 감독이 바랐던 '1선발'다운 모습이었다.
부산=김영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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