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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3CK, 포항서 훈련 중 추락…정확한 사고 원인 규명 난항 전망

해군 포항기지에서 이착륙 훈련 중 추락한 P-3CK 해상 초계기가 재이륙하기 전 정비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2일 군 당국 등에 따르면 초계기는 사고 당일, 낮 12시쯤 제주국제공항에서 이륙 전 점검을 받은 뒤 포항에 오후 1시쯤에 도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같은날 오후 1시 43분께 첫 번째 이착륙 훈련을 시작했고 활주로에 착륙(터치다운)을 성공한 뒤 두 번째 훈련 중인 오후 1시 49분쯤 불의의 사고를 당했다.
당초 훈련 계획상은 세 차례까지였다.
포항에 도착한 후 재이륙하기 전까지는 주기(주차) 상태에 머물렀고 이 과정에서 별다른 정비 점검이 없었다는 것.
전·현직 조종사들은 이륙 전 점검이 제주에서 이뤄졌다고는 하나 재이륙 전에도 앞선 점검보다 항목 수는 줄어들지만 점검이 이뤄지는 것이 통상적이라고 설명한다.
이륙 전 점검은 크게 정비사들이 맡은 점검과 조종사들이 맡은 점검으로 나뉘며 정비사들은 주로 엔진과 조종 계통 장비 등에 세밀한 점검을 하고 조종사들은 외관상 육안으로 점검을 실시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 정확한 사고 원인을 분석하기 위해 민·관·군 합동조사위가 구성돼 있는데 앞서 블랙박스 중 조종실 음성 기록장치인(음성기록장치·CVR)은 있으나 디지털 비행자료 기록장치(비행기록장치·DFDR)이 없는 것으로 나타난 상태다.
비행기록장치는 항공기체 내 속도, 고도, 방위, 승강률, 항공기 자세, 풍향, 엔진 추력, 랜딩기어 작동상태, 공급 전원 등 세부적인 기계장비의 변동 사항을 포함하고 있어 사고 분석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지만 이번 사고 기체에선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한 사고 분석 전문가는 “수많은 비행사고 사례 영상을 접해봤지만 이번 사고 영상은 아주 이례적이다”며 “조종계열에 문제가 있더라도 이렇게 급격하게 우선회 해서 떨어지기가 어렵고 인위적인 조작이 아닌 이상 급격하게 떨어질 이유가 없다. 정확한 사고 원인 결과를 봐야하겠지만 사고 분석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행기록장치는 고가인데 구형 기종에는 장착률이 떨어지는 것으로 파악됐다.
현장 목격자 진술에서도 두어 바퀴 선회하다가 떨어졌다는 내용이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민가 피해를 줄이기 위한 의도도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발견 후 확보된 음성기록장치에 일부 손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나 민·관·군 합동조사위에서도 복구 조치를 시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P-3CK 기종은 현재 해군이 보유하고 있는 P-3 계열 기체 16대 중 한 대이며 1990년대 도입된 P-3C 8대, 2010년대 도입된 P-3CK 기종 8대다. P-3CK는 미국 중고기체를 개선 개량한 기종이다. 사고 기체는 제주에서 급유할 당시, 급유량이 충분했다는 것이 군 당국 설명이다.
군 관계자는 “P-3CK 기종에 대해 올해 말 창정비 시 블랙박스 강화 등 포함을 검토하겠다”며 “재이륙 전 정비는 없었다”라고 했다.
앞서 해군 포항기지 일대에서 이착륙 훈련 중이던 해군 P-3CK 대잠수함 초계기가 지난달 29일 오후 1시 49분께 포항 남구 야산에 추락해 조종사 등 탑승자 4명이 모두 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