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1200706.html
21대 대선에서 조직적인 댓글 조작 정황이 드러난 ‘리박스쿨’이 2022년부터 ‘스마트폰 사용법을 가르쳐준다’며 노인들을 모아놓고 댓글 공작 방식을 교육한 사실이 확인됐다. 적어도 2022년부터 ‘자손군’(댓글로 나라를 구하는 자유손가락 군대)을 모집했던 리박스쿨이 노인들까지 댓글 조작에 동원하려고 시도한 것이다.
한겨레가 2일 확인한 2022년 10월7일 리박스쿨의 ‘시니어를 위한 스마트폰 교육’ 영상을 보면, 월간지 기자 출신 강사 김아무개씨는 노인 수강생들을 대상으로 온라인 여론전이 중요한 이유와 네이버 기사 댓글의 구조, 공감을 많이 받은 ‘베스트 댓글’의 중요성 등을 설파했다.
김씨는 이어 “북한은 소셜미디어(SNS) 자체 계정 1000여개를 활용해 국내 정치에 개입해 선거 때 특정 정치 세력을 낙선시키고 그들이 원하는 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해 여론을 조작한다고 한다”며 “북한도 댓글 달기의 중요성을 아는데 우리만 모르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수강생들에게 네이버 앱을 열어보라고 주문한 김씨는 “기사의 추천 수가 많아질수록 네이버 상단에 노출될 확률이 높아진다.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는 기사처럼 사람들이 많이 읽어야 할 기사는 추천을 누르고, 좌편향됐거나 여당에게 유쾌하지 않은 기사는 추천을 누르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씨는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관련 기사 등을 사례로 들며 댓글 조작의 타깃층은 20~40대라고 했다. 그는 “5060 이상은 정치적 신념이나 가치관이 확고히 굳어진 경우가 많고 여론이나 댓글의 영향을 많이 받는 건 203040세대”라며 “예를 들어 전장연 기사에서 칭찬 댓글이 상위에 있는지 비판 댓글이 상위에 있는지에 따라 시민들의 생각이 바뀐다”고 말했다. 그는 “언론사 정책에 따라 기사 댓글을 최신순으로만 볼 수 있게 하거나 순 공감순으로도 볼 수 있게 한다. 순 공감순의 유무가 가장 중요하다”며 이렇게 말했다.
“네이버 뉴스 쭉 내리면 댓글 보이죠? 가장 중요한 건 ‘순 공감순’의 유무예요. 순 공감순이 없고 최신순만 있으면 우리가 500만명을 동원해서 댓글에 공감 500만개 눌러도 3분 지나면 찾을 수가 없어요.” 김씨는 노인들에게 네이버 로그인 뒤 ‘댓글 활동에 적합한 기사 선택하기’ 등 실습도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