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방경마장인 고치에서 현역시절을 보냈는데 전패기록을 가진 말
1998년 데뷔하여 은퇴에 이르는 2004년까지 113전 113패라는 대기록을 쓴 다른 의미로 전설적인 경주마. 본래라면 이런 성적을 기록하기도 전에 아예 은퇴시키는 게 일반적이나, 하루 우라라의 연패행진이 2000년대 초반 불황을 겪고 있던 일본인들에게 "연패함에도 포기하지 않고 계속 달리는 말"로 소개되어 국민적인 인기를 끌었기에 이렇게 긴 경주마 생명을 유지한 말

혈통 자체는 아버지는 마일부분의 제왕이라 불린 닛포테이오였고 외할아버지도 명마혈통, 혈통만 따지면 당대 어느 암말에도 뒤지지 않는 명마혈통(그런데 웬만한 경주마는 대부분 명마의 후손이긴 함)
혈통 자체는 삼류라고 말할 정도는 아니었으나, 400kg도 되지 않는 작은 몸에 겁도 많고 예민한데다 집중력도 떨어지는 등 열이면 열이 봐도 경주마로는 틀려먹은 암말이었다. 이와 함께 사육사의 증언들을 보면 유들유들한 면도 꽤 있었다고. 기자들이 오고 가도 쿨하게 먹을 걸 먹는다거나 조교할 땐 말을 안 듣고, 예민한 성격이기도 한데 정작 경기장에 오면 편안해했다 한다.
중앙 데뷔는 언감생심이고 지방 경마 중에서도 수준 미달이나 은퇴를 얼마 안 앞둔 말들이 뛰는 가장 수준이 떨어지는 곳인 고치에서 겨우 데뷔
그렇지만 우라라에게는 장점이 하나 있었는데 다른 경주마들보다 튼튼했음
물론 아무 기대를 하지 않은 만큼 훈련을 강하게 시키지 않고, 부담이 적은 짧은 거리(1000~1300m)의 경기만을 뛰었기 때문에 여러 경기를 소화시킬 수 있었다는 평가가 있음
* 하루우라라는 바로 우리다
예탁된 장소인 고치 경마장은 불황의 영향을 받아 존폐 위기에 놓인다. 2003년에는 흑자 전환을 하지 못하면 경마장이 폐쇄될 것이라는 최후 통첩이 들어온 상황이었다. 잃어버린 10년의 여파를 맞아 경제가 얼어붙은 이 시기에 지방 경마는 완전 암흑기 그 자체였으며 2000년대 초반 전후로 무려 7곳이나 폐업을 하였다. 매출이 안나와서 적자였었던 고치 경마장도 폐업을 목전에 두고 있었다. 이 때 경마 중계를 담당하던 장내 아나운서하시구치 코지(橋口浩二)가 연패행진을 쌓고 있으면서도 주눅 든 기색 없이 계속 달리는 하루 우라라에 주목(경주마들은 지면 굉장히 화내거나 분노함),'연승을 하는 말들이 주목을 받는다면 아예 연패만 하고 있는 하루 우라라도 이목을 끌지 않을까'라는 발상으로 반신반의하며 88연패 당시 지역 언론인 고치신문으로 보도자료를 돌렸는데, 이게 고치신문을 거쳐 마이니치 신문, 후지 테레비의 토쿠다네!를 통해 전국구 보도를 타면서 순식간에 스타로 등극한다.
하루 우라라는 져도 져도 굴하지 않고 꿋꿋하게 달리는 '패배자의 별'로 추앙받게 되었다. 자신의 예탁료를 출주 수당으로 채워나가는 모습이 정리해고의 위협 아래 간신히 자리를 붙잡고 있는 월급쟁이 직장인들에게 공감을 사게 된 것이다. 인기가 최고조에 달했을 때는 열심히 달리는 모습을 보고 삶의 의지를 되찾았다, 자살을 생각했지만 마음을 돌리게 되었다며 감사하다는 내용의 팬레터가 마방 앞으로 수북히 쌓여있었다.
편지중엔 직장에서 해고되서 자살하기 전에 그 우라라가 달리는 거 보러 왔다가 져도 저렇게 달린다 싶어서 희망 얻었다부터 모든 걸 잃었다고 생각했지만 너도 그렇게 달리고 있다는 걸 보고 나도 다시 달려야 겠다 생각했다는 내용이 주를 이뤘음

그 고이즈미총리가 팬이었음
"하루 우라라는 우리에게 지더라도 굴하지 말라는 희망을 준다."
고치까지 찾아온 팬들은 자신들이 건 1.8배의 마권이 휴지가 된 것에도 하루 우라라의 위닝(?)런을 보며 응원과 박수를 보냈다. 그전부터 하루 우라라의 마권을 사면서도 져도 좋다는 팬들이 많았던 만큼, 하루 우라라가 달리는 것을 직접 보았다는 사실만으로 만족한 것이다. 실제로 매출 면에서 고치 경마장의 사상 최초의 기록을 찍었다. 고치 경마장 암흑기 시절에는 연 매출이 50억엔, 연 방문 인원이 5만명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엄청난 대기록이다.
https://youtu.be/bHNjhHIiSLg
그러나 이렇게 유명해진 다음 휴우증도 따라왔으니....
우라라가 돈이 된다는 걸 알아채고 매입한 불량마주가 우라라이름을 팔아서 돈을 모으고 유기하고 잠적해버림
말 하나는 한달에 280만원 정도의 돈이 듬 (이것도 최소비용임)
이에 너무 경제적으로 힘들어진 예탁목장이 팬들에게 기부금이라도 모으려고 소식을 알리자마자 기부금은 물론 100여통의 팬레터까지 받게 되며. 이 때를 계기로 마사 팜에서는 하루 우라라의 모임이란 단체를 만들어 단체의 주기적인 지원 아래 하루 우라라를 직접 소유·관리할 수 있게 되었다. 하루 우라라의 모임 대표는 마사 팜의 목장주이자 사육사인 미야하라 유코(宮原優子)이며, 회칙에는 하루 우라라의 임종 후 사후 처리 시점에서 모임을 해산하고 회비 잉여금에 대해서는 목장의 다른 말의 여생에 지원한다는 내용이 명시되어 있다.

현재 하루우라라는 예탁목장에서 노후를 보내고 있음
재밌는 건 할머니라 부르면 화를 낸다고 함 (나 할머니 아냐)
처음 시작은 여론이 움직인 거였지만 그 후 어떤 말도 우라라같이 유지되지 못한 걸 보면 이 말도 시대와 함께 유명세를 떨친 말이라 봐야 할 듯
지금도 재기에 성공한 사람들은 우라라가 없었다면 현재의 나는 없다 할 정도라니까...
"사회가 승리만을 평가한다면 그건 다툼 아닌가요? 승자와 패자뿐인 전쟁이죠. 당사자가 전력을 다하고 진 것이라면 평가받아 마땅합니다. 성실히 달리지 않는 말도 있었지만, 하루 우라라는 언제나 열심히 달렸어요."
무네이시 다이, 하루 우라라의 트레이너